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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물고기들의 습격, 희망이 있을까?, '조의영역'

김미림 | 2018-11-16 18:02

네이버 웹툰 '조의영역'은 '마음의소리'로 유명한 조석작가의 작품으로 현재 2부가 연재중이다.

조석작가는 드라마로도 제작된 코믹일상웹툰 마음의소리를 오랜 시간 연재하였고, 마음의소리가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대표작품이지만, 사실 이러한 일상웹툰 외에 '문유', 'N의 등대'와 같은 장르적인 작품으로도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작가이다.



조의 영역은 일종의 재난스릴러로, 더 이상 인류가 물의 주인이 아닌 세상이 배경이다.

언젠가 부터 나타난 거대물고기, 그 크기는 10미터, 혹은 20미터, 어떤 이들은 100미터가 되는 거대 물고기를 봤다고도 하는데 그 거대물고기들은 자신보다 작은 물고기, 더 나아가 인간까지도 먹이로 삼는 위협적인 존재들이다. 



1부의 내용은 이런 변종 거대 물고기의 등장과 끊임없이 쏟아지는 비로 인해 육지로 점점 다가오는 물고기들의 습격, 그리고 이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인간과 그 위기속에서 엿보이는 인간 본성에 내재된 이기성 표출이 주된 이야기이다. 

사실 1부의 내용은 이미 2012년에 연재됐던 것으로 2017년 5년만에 재연재를 하게 된건데  등장인물들의 스토리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보다는 거대 물고기로 인한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게 주된 내용으로, 이는 조의 영역 자체가 이미 단편으로 제작되었던 작품이기 때문에 단편에 알맞은 짧은 호흡이 1부에서 보여지는 것이라 생각된다.

 


1부는 여의도를 배경으로 주요사건이 펼쳐지는데, 계속된 우기로 인해 한강의 수위가 높아지며 거대 물고기가 인간을 위협하기 시작했고, 여의도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닌 물고기가 지배하는 공간이 되어버린다.

여의도는 인간사회에서도 밀려난 노숙자들이 모여 사는 잊혀진 공간으로, 1부의 주요 등장인물인 노란머리 일진 '신이태'가 물고기에 잡아먹힐 뻔 하고 운 좋게 살아남은 뒤 속하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신이태'는 이 상황에 대해 무언가 아는 듯 한 '흰머리교수'를 만나게 되는데 얼마 뒤 태풍이 몰려오며 한강물의 수위가 급속히 늘어나게 되고, 그를 따라 여의도를 탈출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1부가 거대물고기의 등장과 그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인간상과 세상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2부는 다양한 비밀을 품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또 물고기의 특징에 따른 묘사와 다양한 물고기 종류의 등장, 변종 물고기와 많은 떡밥들이 던져지며 과연 이 이야기에 희망이 있을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2부 이야기의 시작은 영종도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시작된다.

인간들은 인류 최대 위기의 상황에서 서로 돕기는 커녕 서로 먼저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먹고 살기 위해 자연스레 죽은 거대 물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거대물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마치 치매에 걸린듯 기억을 잃고 이상하게 변해가고 그런 세상에서 물고기보다 무서운건 사람이다.



2부의 주요 등장인물은 다리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소년 '문소원', 2부 도입 부분에 생존자들을 구해 사람들을 끌고 다니지만 무언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골프선수', 그리고 일식요리사 출신 '프란시스권', 고등학생 '미한'과 '강한나' 등으로 이들은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다가도 또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함께하며 여러 위기를 헤쳐나간다.



조의영역에서 작가는 환경오염이나 지구온난화 등의 이유가 아닌 진화로 인해 물고기들이 거대화되고 어인화 된다고 설정하는데 그 진화의 과정이 너무 빠르고 순식간이라 조금 무리가 있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조석작가의 작화 역시 다소 섬세하지 않다보니 심각한 재난 스릴러물을 그려내기엔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헐리우드 재난영화를 볼 때 그러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확률과 사실성을 근거로 생각하며 보지 않듯이, 그저 '재난'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기에 조의영역 역시 그러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작품이라 생각한다.



조석작가는 작품속에서 다양한 물고기의 특징을 파악해 각종 위기상황을 연출하는데, 예를 들어 2부의 초반에 영종도 아파트단지 사람들은 죽은 볼락의 고기를 나누어 먹게된다. 그런데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갑자기 죽은 볼락의 배에서 불룩하게 무언가 튀어나오더니 수천마리의 새끼물고기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게 되는데 이는 볼락의 특성과 관련있는 설정 중 하나이다.

볼락은 본래 겨울에 교미한 암컷의 체내에서 알이 수정되고 1개월후쯤 수천마리의 치어를 낳고 제철인 3,4월이 되면 지방이 풍부해진다고 하는데,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가는 죽은 볼락의 배에서 튀어나온 새끼물고기들에 의해 인간이 공격을 받자 이를 목격한 경비아저씨가 그 새끼 물고기들을 없애기 위해 불을 붙여 큰불이 일어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중반부엔 돌고래가 등장하는데, 지능이 높은 돌고래는 물에 빠진 사람을 그냥 잡아먹지 않고 자신들의 장난감으로 갖고 놀다가 잡아먹는다는 설정이 나오기도 한다. 



조의영역은 지옥도 이보다 더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끝없는 절망만이 존재하는 재난상황을 그리는 작품으로, 작품을 읽는 독자들 역시 이렇게 희망이 없을 바엔 차라리 다 죽이고 끝나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과연 인간에게 끝없는 고구마 끝에 사이다 한방이 나타날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작품이다.

매주 조의 영역을 볼때마다 징그러운 변종 물고기들의 모습과 그에 비해 너무 나약한 인간의 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오지만 그 끝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알 수가 없어 멈출 수가 없다.  

조의영역은 조석작가의 끝없는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물고기란 색다른 소재를 이용해 그려지는 재난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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