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마스크걸 - 누구도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누구도 외모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외모 지상주의를 다루는 작품은 대부분 신데렐라 식 스토리를 차용하여 써먹는다. 아주 못생기거나 볼품없는 인물이
자신의 노력이나 재능으로 주변의 잘생긴 사람들의 인정을 받거나 사랑을 받는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작가들은 이런 스토리를 통해 못생긴 사람들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자위질을 하는 데 꼴보기 싫으니까
제발 그런 눈가리고 아웅은 자제해 줬으면 한다.
못생긴 사람이 어째서 잘생긴 사람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가. 외모지상주의를 비꼰다면서 그 프레임에 갇힌채
오로지 잘생긴 이들의 간택만을 바라는 구도는 비판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
문제는 외모지상주의 그 자체다.
시선
영화와 소설, 만화는 전부 독자가 컷이나 묘사에 시선을 주도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독자는 제한적인 묘사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고, 제작자가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독자의 해석은 달라진다.
[마스크 걸]은 이 중 시선에 집중한다. 주인공 김모미는 우월한 육체를 이용해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 걸이란 이름으로
아프리카에서 별풍선을 받아 먹는다. 또한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김모미의 몸을 보고 한 번 씩 돌아보거나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시선은 김모미의 얼굴을 본 순간 다르게 변한다.
몸을 바라보는 시선과 얼굴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괴리가 생기는 것이다.
몸만 바라보며 침을 삼키던 시선이 얼굴에 대한 혐오로 바뀌면서 [마스크 걸]의 사회 비판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미화는 없다. 모순.
하지만 이 작품은 지나치게 김모미를 감싸고 돌지 않는다. 작품의 핵심 주제가 외모지상주의인 만큼
등장인물들은 결코 외모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주인공 김모미는 상사의 도덕적인 결함을 알고도 잘생겼다라는 이유만으로 사모하며
자신의 몸을 이용해 아프리카 방송을 하며 이득을 취한다.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인 김모미 역시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작품은 이런 등장인물들의 위선과 모순을 꼬집는다. 도덕적인척 하던 상사는 불륜남이고,
외모는 보지 않는다며 당당해지자고 말하는 친구는 사람들의 시선을 미친듯이 신경쓴다.
소심하고 외모에 자신없던 어떤 인물은 김모미의 애청자이면서 김모미를 창녀라고 매도한다.
작품은 독자들에게 이들이 모두 똑같은 사람이란 것을 철저하게 강조한다.
자극적
하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자극적인 방향으로 스토리가 나간게 아닌가 싶다.
살인부터, 시체 유기까지 너무나 물흐르듯 진행되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진행된다.
주제 강조와는 별개의 자극이 작품의 몰입도를 조금 해친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자신은 그런것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하는 모든 이들의 모순을 꼬집는 작품이다.
다만 후반부 전개가 개인적으로 너무 자극적이었던거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