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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부활, 그들이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동고양이 | 2016-06-25 21:54

 

 

  요즘 웹툰은 그야말로 하나의 문화콘텐츠이다. 하지만 웹툰의 시작은 만화이며, 그렇다면 만화의 시작은 무엇인가. 바로 만화의 시작은 종이로 만들어진 책이 먼저였다. 지금의 새로운 세대들이야 만화를 스마트 기기로 보는 것이 더 익숙하다마는 누구나 책에 대한 추억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기에 현재 웹툰에 앞서 만화를 그렸던 인물들, 소위 말하는 거장이라 부르는 사람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만화와 웹툰의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진 지금, 자신이 해왔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웹툰에 새롭게 도전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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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 허영만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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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만 작가의 스토리는 탄탄함, 그 자체다. 때로는 세밀함 그 자체로 그려내는 풍경은 만화적 표현이 아닌 사실화를 보는 것처럼 인물이 비뚜름이 없으며, 그 속에 담긴 스토리 역시 한 권의 지식 서적을 읽는 것처럼 뼈대가 바르다. 특히 실존 인물 징기스칸에 대해 다룬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그 정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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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작가들이 농담처럼 말하는 부분이 만화가들은 전쟁씬이나 군중씬을 그리는 것을 가장 버거워한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십,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제각각의 특성으로 그려야하니 오죽할까. 하지만 허영만 작가는 다르다. 내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보일 정도로 꼼꼼하게, 정성들여 그려낸 인물의 풍경과 특징은 보는 사람들에게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이다. 정확함을 가장 중요로 해야 하는 역사 인물에 대한 이야기. 그것에 허영만 작가, 거장 이외에 적합한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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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림수사대 / 이충호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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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호 작가의 그림은 깊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채색법과 개성을 자랑하는 이충호 작가의 그림은 소위 말하는 깊이가 있고, 특징이 있는 그림체다. 이전의 작품들이 비교적 가볍고, 판타지에 어울리는 그림체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무거움이 물씬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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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술이라는 얼핏 보면 무겁고, 복잡할 수도 있는 주제임에도 그가 무리 없이 다루는 이유는 그야말로 쌓여있는 내공의 덕이라고 볼 수 있다. 지극히도 심플한 컬러만을 이용해 극대화의 효과를 뽑아내는 것. 그것은 신생 작가들은 감히 따라할 수 없는 아우라와 비슷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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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톡스 / 황미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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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처음 웹툰에서 이 작품을 보았을 때는 그야말로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아마도 이 웹툰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반응일 것이다. 왜 이렇게 촌스럽냐는 것.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의 웹툰은 전부 형형색색 화려한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40대 여자가 인터넷 게임 속에서 만난 20대 남자를 사랑하는 것. 어찌 보면 다시 클리셰적인 신파물일지도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황미나 작가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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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대부분은 이 웹툰의 처음에 적응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 편 한 편, 읽다보면 어느새 절절하게 함께 공감하고 마음 아파하는 자신이 있다. 순정만화계의 대모이자 동시에 뿌리라고 불렸던 황미나 작가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이런 곳에서 빛을 발한다. 지나치게 과잉된 웹툰계에서 이런 순정만화를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른 사람은 그릴 수 없는, 너무나도 황미나스러운 웹툰은 웹툰임에도 만화처럼 서정적이고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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