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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걷는 소녀 - 잔잔한 파도 곁에 핀 동백꽃

자동고양이 | 2016-08-19 19:40

 

 

 

  누구에게나 이별은 다가올 수 있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들, 지극히도 행복한 순간을 살아왔던 그들에게 있어서 이별이란 단순히 헤어짐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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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디>라고 불리는 그녀는 꿈 같은 결혼 생활 후 이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화를 내라고 이야기하거나, 그 남자를 대신 욕해주거나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같이 술을 마시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대상마저 없다. 그저 고요한, 그녀의 이혼은 누구 하나 들어주는 이 없이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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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방황한다. 어디로 가야할지를 몰라서 보이는대로 달리기도 하며, 예약 없이 호텔에 머무르기도 한다. 그 어느 하나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요란하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더 먹먹한 감정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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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가운데 차분하고 채도가 낮은, 마치 수채화를 보는 것과 같은 고아라 작가의 그림체와 차분하니 읊조리는 나레이션을 듣는 것 같은 한나우 작가의 캐미스트리는 이 웹툰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구성해준다. 누군가를 이별한 후 새롭게 태어나는 모습을 요란하지 않게 그려낸 것은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푸릇푸릇한, 열정적인 청소년이 아닌 사회를 겪고 한 김 빠져 차분해진 성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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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가운데, 그녀는 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녀와는 달리 역동적인, 그러면서도 요란하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그녀에겐 생소한 이미지다. 그럼에도 그들은 너무나 즐겁게 웃는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 그녀는 여기에서 처음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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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우연히 근처의 가게 동백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서핑을 하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제멋대로인데다 왁자지껄한, 그러나 결코 무례하지는 않은 이들을 보며 그녀는 고요했던 감정의 가운데에서 서핑이라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숙박을 구한다는 벽보에 나비가 이끌리듯 그곳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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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화려하지 않다. 이 이야기 역시 지나치게 버라이어티하거나 역동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매력적인 것은 그런 차분함, 잔잔함이 되레 매력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파도를 준비하는 유수풀처럼 유유자적하게 일렁이는 그 가운데에는 서정도 있고 감성도 있다. 어쩌면 당연한, 요란하지 않은 풍경 속에서 그녀가 변해가는 과정은 파도가 들썩이는 순간 소리내 웃는 서퍼들의 것처럼 쨍하고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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