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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말하지 못한 얘기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자동고양이 | 2016-08-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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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소녀가 있다. <딸기>. 그것은 그녀의 이름이다. 하지만 그녀는 딸기라는 과일이 작은 악마 같다는 이유로 혐오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입고 있는 것, 그것은 연한 분홍색에 노란색 점이 콕콕 박힌 딸기 무늬의 티셔츠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 옷을 싫어한다. 그렇다면 왜 싫어하는 옷을 입고 있는가. 싫은 자신에게는 싫은 옷이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에. 그것이 그녀가 평하는 자신에 대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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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머무르는 세계는 모호하다.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은, 보고 있노라면 메르헨 같지만 어딘지 오싹한 느낌이 드는 분위기의 풍경은 동화라고 하기에는 무겁고, 동시에 스산하다. 그리고 그 세계 속에 그녀가 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소녀 <딸기>. 하지만 그녀는 두려워하지도 않고, 이곳을 바꾸겠다며 열정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그저 인형처럼 무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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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런 그녀의 곁에 있는 것은 마치 안개처럼 희미한 <그림자>다. 성별조차 모호한 이의 존재는 다정한 존재처럼, 상냥한 친구처럼 대하곤 하지만 그의 정체 역시 알 수 없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채셔캣처럼 연기 같은 존재. 하지만 그럼에도그는 상냥하고 다정하며, 그녀를 챙겨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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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자신이 착한 아이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마지막 남은 아이이기 때문에. 그래서 스스로를 나쁜 아이로 말한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아니, 되레 좋다고 말한다. 그것은 이야기 속 마지막 남은 주인공이 됐기 때문에, 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주인공이 해야 하는 일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딸기>와 <그림자>는 모호한 세계 속으로 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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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 세계는 분명히 기괴하게 어그러져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같은 인간부터 시작해서 온통 모호하기 그지없는 풍경 속에서 그녀는 처음의 차분함을 잃고 두려움을 느끼거나, 겁을 먹지만 어느 순간에는 미소를 그린다. 보고 있노라면 이상한 나라 원더랜드에 떨어진 앨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이 웹툰은 쯔꾸르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몽환적인 분위기, 그리고 숨겨둔 것이 많을 듯한 분위기로 보는 이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딸기>,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그림자>. 과연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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