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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고양이 - 빵굽는 냄새가 솔솔 풍기는 작품

namu | 2016-06-01 06:11

 

 

 

이 웹툰은 뭐랄까.. 참 독특하다. 여주인공의 일상과 생각을 가만가만 들여보다가도,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인의 모습, 그리고 요리 레시피까지.. 일상툰과 동물툰 그리고 음식툰까지 모두 한데 합쳐놓았는데 너무 과한 것 같은 느낌도 들지 않고, 아주 적당한 기분 좋은 느낌이 들면서 마음속 깊숙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막연히 동경하는 혹은 책 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을 만든 작가 한혜연은 이화여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인터뷰를 보면 해부하는 것도 즐겼고, 미스터리 물에 관심이 있다니 이런 그녀의 조용조용한 성격. 어딘지 모르게 정리정돈이 잘 된 스토리의 진행과 그림체는 이런 그녀 존재 자체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듯 보인다. 따뜻하지만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드는 감정선.. 여성의 심리를 어떻게 이렇게 과장되지 않게 가만가만 잘 들여다보는 걸까. 그녀의 조용한 성격 때문일까 아니면 여대를 나온 탓일까. 아무튼 그녀는 독특하고, 그녀의 작품 또한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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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바라보는 자신의 주인. 한 여자의 이야기. 묘하게도 자신의 상황이 생각나며 공감이 되는 것은 왜일까.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처럼 일하다가 그녀는 해고되었다. 많은 사람이 이런 문제를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그녀가 하는 일은 작고 여기저기 흠이 나서 골라진 사과를 사 오는 것.. 고양이는 자신의 주인이 작은 사과를 사 오는 날은 아주 슬프거나 아주 화가 난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과 봉투를 다 헤집어놓고 목에 비닐봉지를 걸어놓은 삼치를 보자 여자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네 탓이 아닌데 소리 질러 미안하다며 꼭 안아준다. 그녀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얼마나 슬펐는지 작품 내에서 설명하지 않아도, 그녀가 위로받을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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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보니 이런 생각도 든다.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들 중에는 사람들을 만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으로 인해 자신 안에 쌓인 에너지를 남에게 나누어 주기 때문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꾸자꾸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내성적인 사람들 중에는 누군가를 만나고, 밖에 오래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새어 나가 꼭 혼자만의 충전시간이 필요해 겉으로 보기에 사람을 만나는 것을 기피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을 순 없지만, 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 중에도 이런 내성적이고, 고양이의 조용한 성격이 그 사람 자체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주변 대부분의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넘쳐 보이기도 하고.. 서로 에너지의 파장이 맞는 사람이 있듯이 동물도 그런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어떤 일은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고, 어떤 일은 사고 중추가 작용하기도 전에 무조건반사로 처리된다.’

 

언니에게 모카빵을 만들어서 싸가는 동생, 그리고 그 모카빵에 어린 두 자매의 추억.. 언니는 직장을 잃은 동생이 밥도 제대로 못 먹을까 봐 반찬들을 살뜰히 챙겨준다. 필자의 어린 동생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언니로서 잘해줄 수 있을 때 잘해줄걸.. 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은 너무 멀리 떨어져서 갈 수도, 볼 수도 없지만, 다시 만나게 되는 날 최선을 다해 사랑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가슴이 아려온다. 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못해준 게 너무 많아서 후회되나 보다.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잘해야 된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잘해줘도 후회. 못해줘도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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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아도 여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 매화 정성스레 적혀있는 빵굽는 레시피에서 독자들과 2차적인 느낌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듯한 작가의 섬세한 마음씨가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빵을 한번 구워봐야겠다는 독자들의 의견들이 간간이 보이기도 한다. 그녀의 고양이 한치, 두치, 꽁치.. 빵굽는 고양이들과 빵굽는 그녀.. 모니터 밖으로 빵굽는 냄새와 고양이가 기지개 켜는 소소하고 평화로운 풍경들이 머릿속을 맴도는 아주 기분 좋아지는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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