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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동화 - 아는 동화를 추억해보자

namu | 2016-06-28 09:08

 

 

 

적어도 동화를 관심 없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유년시절의 일부분처럼 여겨지는 동화들.. 자라서 결혼을 하고 나면 아이 때문이라도 다시금 꼭 접하게 되는 것이 동화이며, 나이가 더 들어 손주들이 생긴다면, 옛날 옛적에 하며 이야기를 들려줘야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듣는 것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서 동화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오늘 리뷰할 이 작품 ‘아는 동화'는 말 그대로 우리가 아는 동화들을 만화로 그려낸 작품이다. 기억 속에 까맣게 잊고 지냈던 동화들도 있고, 우리가 알고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았던 동화들도 있다. 동화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고, 아이들을 매료시킬 판타지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를 푹 빠져들게 할 동화의 세계. 본편이 끝나고 짤막하게 들어있는 좀 더 현실적인 동화의 그 후 부스러기 이야기가 삽입되어있어 독자들에게 동화 외의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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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 편은 시련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동화의 내용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견우와 직녀 편에서는 원작에서 까마귀들이 오작교를 놓아주었는데 견우와 직녀가 밟고 가는 바람에 머리가 까진 까마귀는 독수리가 되었다는 식의 이야기가 빠져 있어 아쉽다. 견우와 직녀의 눈물 때문에 홍수가 나 오작교를 놔주었지만, 부스러기 이야기에서는 반대로 둘이 눈물을 너무 흘리지 않아 가뭄이 왔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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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 한 톨로 장가간 총각 - 황소를 얻은 것 까지는 그럭저럭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만, 황소를 자신의 집 소로 오해하여 아침에 잡아 국을 끓였다는 대감집 딸이 어떻게 보면 살림살이에 관심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청년이 정말 마음에 들어 어떻게서든 대감집 딸이 신세를 갚게 할 구실(?)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 거기에 황소를 잡아먹은 따님을 달라는 총각의 패기 또한 인상적이다. 인생은 모 아니면 도라는 명언을 직접 실천하고 산 보기 드문 청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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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를 골린 아이 - 기지 있는 한 청년의 이야기. 좁쌀 한 톨로 장가간 총각과 비슷해 보이지만, 오히려 이 사또를 골린 아이가 훨씬 더 총명하게 위기를 극복한다. 오히려 사또가 너무 대책이 없는 것 같아 보일 지경이다. 외국의 동화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전래동화는 신분이 낮은 사람이 센스만 있으면 원하는 것을 한 번에 얻게 된다는 다소 로또 맞은 것 같은 이야기가 교훈인가 싶은 생각까지 든다.

 

방귀쟁이 며느리 - 어릴 때 유행하던 최불암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방귀가 잦은 여성의 삶 이야기. 방귀로 밭을 간다는 이야기가 인상(?) 적이었다. 부스러기 이야기에서 방귀대장 뿡뿡이의 출연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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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샘물 - 과유불급에 관한 교훈을 주는 젊어지는 샘물에 관한 이야기. 욕심 많은 박 씨 영감이 아기로 변하자 부부가 데려와 키웠다는 대목은 부부가 보통 성인군자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우 색시 - 이 역시 신분 낮은 남자가 운 좋게 최진사 댁 딸을 얻게 되는 내용으로, 이쯤 되면 유독 전래 동화에 신분상승 - 한방을 노리는 것이 인생의 목표 인양 등장하는 것이 그 시대 최고의 덕목인 것 같이 느껴진다.

 

며느리 시험 - 이 역시 못 사는 집 처자가 며느리 시험을 보아 테스트를 통과하고 부잣집으로 시집을 간다는 내용. 오히려 노골적으로 지혜를 테스트하는 것이 이 동화의 목적이었으므로, 그녀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 문제의 빈틈을 이용하여 역발상을 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노인을 버리는 지게 - 고려장에 관한 이야기. 한국에서 존재하지도, 한 적도 없는 풍습이 고의적으로 우리나라에 뿌려졌다고 예전부터 논란이 된 적 있는 동화이다. 작품을 고를 때 조금은 신중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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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콩나무 - 음식 맛없기로 소문난 영국의 전래동화이다. 전투와 침략의 민족 앵글로 색슨족의 동화답게 사기, 절도, 주거침입, 살인을 합리화 시키고 갑자기 행복하게 살았다고 마무리를 한다.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전형적인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동화의 느낌이 강하다.

 

위의 작품들 이외에도 더 많은 동화가 기다리고 있으며, 어린 독자들은 내심 이 웹툰의 추가 연재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작품을 보면, 어린 독자들은 그저 재미있는 하나의 이야기로 볼 것이고 필자처럼 순수함을 잃은 어른들이라면 이 동화를 곱게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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