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 보는 웹툰 추천 - 팀 겟네임
찾는 사람은 많지만 생각보다 그리는 사람이 없는 스릴러 웹툰을 묵묵히 그려나가는 이들이 웹툰 판에는 존재하니, 팀 겟네임 되시겠다. 2007년 [교수 인형]으로 데뷔한 이래 온갖 종류의 스릴러를 만들어내며 매니아 층을 만들어낸 이들은 웹툰 이야기를 할 때 한 번쯤 언급을 하고 넘어가야 할 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데뷔한 지가 벌써 10년이 다 되가는 중견 작가들이니 그에 대한 축하의 의미도 곁들였다고 해두자.
몇가지 덧붙이자면 팀 겟네임은 아루아니와 김칸비로 이루어진 2인조 팀이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팀 겟네임의 스릴러는 스릴러보단 슬래셔 무비랑 비슷하다.
1. 교수인형
교수인형은 목 매달린 인형을 말한다.
우리가 가진 마지막 기억은 어디인가? 같은 날짜에 기억이 끊겨있는 주인공들이 누군가의 편지를 받아 모이게 된다. 팀 겟네임의 데뷔작이자 유일한 다음 웹툰 연재작 교수인형은 ‘평범한’ 이들이 사건에 휘말린다는 평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독특한 과거 설정과 캐릭터로 인기를 끌어모았다. 초창기 팀 겟네임의 그림체와 미묘하게 아쉬운 전개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작품으로, 팀 겟네임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한 번 쯤은 봐둬야 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 우월한 하루
싸이코와 싸이코의 대결, 그리고 그 사이에 홀로 끼어있는 평범한 주인공의 구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살인자와 살인자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야 많고 많지만, 그 사이에 휘말린 피해자의 입장을 그린 작품은 참으로 드물다. 평범하게 살던 주인공이 어느 날 살인자들의 대결에 휘말려 치는 발버둥을 그린 [우월한 하루]는 치밀한 두뇌 싸움보다는 눈치와 완력의 싸움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자칫하면 흐트러질 수 있는 밸런스를 주인공의 활약으로 메꿔나가고 힘이 강한 킬러가 힘만 쓰는 무식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니라 두뇌를 굴리며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등, 지루하게 작품이 진행되지 않도록 전개에 신경쓰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지나치게 잔인한 감이 있지만, 소시민 어드벤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보는 게 어떨까?
3. 후레자식
아버지의 살인을 돕고, 방조하던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반항하여 '후레자식'이 되어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이름부터 후레자식이라, 작품 이름을 언급하면서 작가 욕을 마음껏 할 수 있다니 이런 로망과도 같은 작품이 튀어 나올지 누가 알았겠는가. 외쳐보자면 김칸비의 [후레자식]! 작가한테 욕을 하며 빠져나올 구멍이 있단 점에서 이 작품은 칭송받아야 마땅하다.
사실 [후레자식]은 김칸비가 스토리만 맡은 작품이라 팀 겟네임의 작품이라고 말하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많다. 하지만 김칸비가 곧 팀 겟네임의 리더고 팀 겟네임이 곧 김칸비인데 상관이야 어디있고 신경 쓸 이 누가 있으리. 개인적으로 빚 때문에 술집에서 일하게 되는 여자 주인공의 모습은 영 맘에 드는 장면이 아니었지만, 살인마 아버지와 그를 저지하려는 아들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스릴러는 신선한 구도라고 말하고 싶다.
아직 완결은 나지 않았지만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후레자식]! 김칸비 작가의 [후레자식]! 한번 봐두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