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집행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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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집행관
리디
작품소개
연재시작일: 1970.01.01
<7인의 집행관> 내가 나라면,<br> 나를 규정하는 모든 것을 잃고도,<br> 내가 내 근원에서 나온 나 자신이라면.<br> <br> 한국에서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 김보영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 베일을 벗다! <br> <br> 『7인의 집행관』은 한국 SF 팬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 김보영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9년에 교보문고 디키스토리에 일부 연재되었던 이후 오랜 퇴고를 거쳐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품으로, 장르 팬들이 목 빠지게 기다린 작품 중 하나로 화제가 되었다. 또한 이번 『7인의 집행관』은 <설국열차> 시나리오 초안 자문을 김보영 작가에게 맡겼던 인연으로 봉준호 감독이 직접 작품을 끝까지 다 읽고 추천사를 써준 점이 눈길을 끈다. <br> <br> 『7인의 집행관』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은 조직폭력배가 다른 조직을 손봐주러 가는 데에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갈 때부터 자신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음을, 다른 조직에 아버지가 자신을 팔았음을 알고 있다. 다른 조직의 장은 자기 동생을 죽였다는 이유로 주인공에게 복수를 꿈꿔왔다고 한다. 문득 주인공은 이 인연들이 현재의 세계에서만 비롯한 게 아닌 느낌을 받고, 세상의 법칙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세계와 차원을 넘나들며 진실을 찾고 거짓과 거짓이 맞부딪치는 장대한 싸움이 시작된다. <br> <br> 각각의 이야기만 본다면 『7인의 집행관』은 때론 조폭물이고, 때론 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환상문학이며, 때론 멸망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아포칼립스 문학처럼 보인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면에서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모두를 모은 『7인의 집행관』은 ‘나란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철학적 주제를 장르문학만이 가능한 장치들로 탐구한 작품이다. 자꾸자꾸 바뀌는 이야기의 배경 속에서 절박하게 울려퍼지는 단 하나의 진실 또는 거짓이 영혼을 울리는 걸작이라 하겠다.<br> <br> <<줄거리>><br> <br> 시시한 조직폭력배인 ‘나’는 아버지에게서 다른 조직을 손봐주라는 명령을 받는다. 평소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기에 ‘나’는 자신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음을, 다른 조직에 아버지가 자신을 팔았음을 알고 있다. 다른 조직의 장은 자기 동생을 죽였다는 이유로 내게 복수를 꿈꿔왔다고 한다. 문득 ‘나’는 그 아이를 죽였던 것이 이 세계가 아니라 어느 다른 세계의 전쟁에서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버지도, 이 다른 조직의 보스도, 그 동생도, 이 모든 인연들이 현재의 세계에서만 비롯한 게 아닌 느낌을 받고, 세상의 법칙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한다. <br> <br> <br> <<본문 중에서>><br> <br> 놈들의 시선이 부자연스럽다. 차가운 직관이 창처럼 머리를 수직으로 뚫고 지나갔다. 나는 이제 이 시계를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내 손에서 떠나보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 시계는 내게 아주 소중한 것이다.<br> “내가 살지 못하는 쪽에 걸어.”<br> 부자연스러운 시선이 웃음에 먹혔다. 킥킥거리는 소리가 번지더니 몇 놈들은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를 했다.<br> “뭡니까, 형님. 그라문 살든 죽든 시계는 못 돌려받잖습니까.”<br> “하긴 그렇군.”<br> 창이 더 높고 뚜렷하게 솟구친다. 나는 답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곳에 걸 수가 없다. 오늘 나는 마지막으로 이곳에 섰고 마지막으로 내 방에서 나왔다. 나는 살아서는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렇게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서로를 돌아본 놈들 역시 그 사실을 알며, 이 내기에 돈을 건 놈들도 알고 있다. 내가 어떻게 그들이 이 사실을 아는 걸까 궁금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내가 어떻게 ‘아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본문 중<br> <br> (그 내기가 아니야.)<br> 뒤엉킨 생각 저편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기괴한 남자의 환영이 질척한 암흑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내 악몽 속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남자였다. 내게서 어둡고 파멸적인 부분만 정제하여 분리해낸 사람 같다. 그가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br> (질 수 없는 내기를 했다.)<br> 뭐라고? 누구와? 언제?<br> (잊지 마라.)<br> 이런 젠장, 잊어버렸단 말이야. 잊어버렸어. 으허헝. 기억해야 했는데. 난 몰라.<br> (상관없다.)<br> 그의 말이 나를 가득 채웠다. 나는 그 말이 잊거나 잊지 말아야 하는 문제를 떠나, 내 뇌도 아니고 심장도 아니고 혼에 새겨진 말이라는 것을, 내 삶 전체가 그 말에서 시작되고 끝나리라는 괴상한 느낌을 받았다.<br> (네가 나라면.) - 본문 중<br> <br> “네게 바치겠다.”<br> 내가 입을 열었다. 여인과 주변 사람들 사이에도 당혹감이 퍼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당혹감이었다. 문득 내가 중대한 규칙을 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거부한 것이다.<br> 괴상한 기억이 머리를 스쳐갔다. 여러 심판관들이 나를 가운데 두고 판결을 내렸다. “그의 혀에는 독이 담겨 있다.” 그들 중 한 명이 말했다. “다시는 입을 열지 못하게 하십시오.” “저주받을 혀를 먼저 빼앗아야겠소.” -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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