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야 2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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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 2 (완결)
YES 24
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7.02.24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도지운은 원인 불명의 손 떨림과 불안 증세로 인해 약에 빠져있다. <br/>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주를 하루 앞둔 날, 여느 때처럼 약을 구하기 위해 '검은 골목'으로 향한 그는 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때마침 은밀한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박경주가 그를 발견하고 제 집으로 데리고 간다. <br/><br/> -본문 중-<br/><br/> <br/>"그래서 날 여기에 데리고 왔나 보네. 약을 더 사게 하려고."<br/>예민하면서도 날카로운 기운이 어린 말투가 그와 제법 어울린다고, 경주는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눈에 보기에도 전혀 순순하지 않을 것 같았다. 도와준 게 고마워 지금껏 애써 갖추고 있던 예의를 전부 내던진 모습이 훨씬 그다워 보였다. <br/>"집에 약은 많은데, 애석하게도 네가 원하는 미르는 없어."<br/>"당신 참 독특한 의사네. 검은 골목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해주면 그 대가로 말을 짧게 하나 보지? 아까부터 거슬려서 말이야."<br/>"왕진비를 제법 비싸게 받아서 그 정도로는 대가로 어림도 없는데. 반말이 대수야? 너도 이미 내게 하고 있잖아. 잘 봐줘야 스물인 네가."<br/>"나와 거래해."<br/>"자꾸 거래, 거래하는데 되게 거슬리거든? 그리고 너 나이도 어린데, 약 끊을 생각은 안 해?"<br/>"자꾸 너, 너 하는데 나도 좀 거슬리거든. 그렇게 막 불릴 정도로 어린 나이 아니고, 약 끊을 생각도 없어. 당신은 의사잖아. 환자를 충실히 돌볼 의무가 있는.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을 골랐거든, 내 주치의로. 의사는 환자를 못 골라도 환자는 의사를 고를 수 있으니까."<br/>경주는 지운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말을 그저 내버려 두었다. 억지를 받아줄 생각은 없었지만 두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른인 체하는 딱딱한 말투가 흥미롭기도 했고, 낮은 목소리가 제법 듣기 좋기도 했다. <br/>"그래서 내 차트에 올려달라고?"<br/>지운이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br/>"괜찮겠어, 나 돌팔인데도?"<br/>그가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br/>머리 하나는 더 큰 장신과 떡 벌어진 어깨, 그리고 서늘해 보이는 눈매를 보니 처음과는 어쩐지 조금 다른 사내다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같았다. 뚫어져라 집요하게 저를 바라보는 까만 눈동자를 마주하던 경주가 생각을 털어냈다. 그래봐야 부잣집 도련님의 같잖은 비즈니스다.<br/>"좋아. 차트 인. 약은 내 마음대로 처방해. 돈은 선불로."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도지운은 원인 불명의 손 떨림과 불안 증세로 인해 약에 빠져있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주를 하루 앞둔 날, 여느 때처럼 약을 구하기 위해 '검은 골목'으로 향한 그는 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때마침 은밀한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박경주가 그를 발견하고 제 집으로 데리고 간다. -본문 중- "그래서 날 여기에 데리고 왔나 보네. 약을 더 사게 하려고."예민하면서도 날카로운 기운이 어린 말투가 그와 제법 어울린다고, 경주는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눈에 보기에도 전혀 순순하지 않을 것 같았다. 도와준 게 고마워 지금껏 애써 갖추고 있던 예의를 전부 내던진 모습이 훨씬 그다워 보였다. "집에 약은 많은데, 애석하게도 네가 원하는 미르는 없어.""당신 참 독특한 의사네. 검은 골목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해주면 그 대가로 말을 짧게 하나 보지? 아까부터 거슬려서 말이야.""왕진비를 제법 비싸게 받아서 그 정도로는 대가로 어림도 없는데. 반말이 대수야? 너도 이미 내게 하고 있잖아. 잘 봐줘야 스물인 네가.""나와 거래해.""자꾸 거래, 거래하는데 되게 거슬리거든? 그리고 너 나이도 어린데, 약 끊을 생각은 안 해?""자꾸 너, 너 하는데 나도 좀 거슬리거든. 그렇게 막 불릴 정도로 어린 나이 아니고, 약 끊을 생각도 없어. 당신은 의사잖아. 환자를 충실히 돌볼 의무가 있는.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을 골랐거든, 내 주치의로. 의사는 환자를 못 골라도 환자는 의사를 고를 수 있으니까."경주는 지운이 제멋대로 지껄이는 말을 그저 내버려 두었다. 억지를 받아줄 생각은 없었지만 두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른인 체하는 딱딱한 말투가 흥미롭기도 했고, 낮은 목소리가 제법 듣기 좋기도 했다. "그래서 내 차트에 올려달라고?"지운이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괜찮겠어, 나 돌팔인데도?"그가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장신과 떡 벌어진 어깨, 그리고 서늘해 보이는 눈매를 보니 처음과는 어쩐지 조금 다른 사내다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같았다. 뚫어져라 집요하게 저를 바라보는 까만 눈동자를 마주하던 경주가 생각을 털어냈다. 그래봐야 부잣집 도련님의 같잖은 비즈니스다."좋아. 차트 인. 약은 내 마음대로 처방해. 돈은 선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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