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5.03.27
1. 작품 소개<br/><br/>“……나는 어느새 널 잃을까 두려워진 모양이야.”<br/><br/><br/>탈레반과 대치 중인 아프간 미 특수전 사령부 소속 블랙타이거 부대의 골칫거리 공주님, 제인 크루저 대위. 실전경험이 전무하여 인정받지 못하고 있던 그녀의 앞에 종군기자 케일런 윈터스가 나타난다. 10년 전엔 자신의 우상이었던 그가 동료들을 배신하고 홀로 살아남은 ‘히트맨’의 리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인은, 케일런이 군인이 아닌 기자로 다시 전장으로 돌아온 이유와 사막의 밤보다 더 짙은 그의 미소에 감춰진 비밀이 알고 싶어지는데…….<br/><br/><br/>“크루저 대위님.”<br/>“네.”<br/>“우리, 만난 적이 있던가요?”<br/>“아뇨.”<br/>“나를 알지 못한다면…….”<br/>서늘한 손이 제인의 턱 끝을 잡았다. 시선을 피하지 못하도록 그가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br/>“그런 눈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대위님.”<br/><br/><br/>2. 작가 소개<br/><br/>김신형<br/>필명, 하현달.<br/><br/>바람의 용<br/>청호(靑虎)<br/>스타와 여배우<br/>월광(月狂), 달에 미치다<br/>흑호(黑虎)<br/>류(流)<br/>블랙 레이디<br/>독재<br/>나미브 : 아무것도 없다<br/>아홉 번째 하늘<br/><br/><br/>3. 미리 보기<br/><br/>그곳에서 그를 ‘발견’했다.<br/>건물의 외벽에 기대어 콘크리트 벽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그를 본 순간 걸음이 멎었다.<br/>아무것도 없는 그곳을 바라보는 회한에 서린 눈빛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br/>짧은 검은 머리칼에 회색 눈동자. 잘 뻗은 콧날에 남자치곤 붉은 입술이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생각에 잠긴 남자를 보는 내내 제인도 눈을 감을 수 없었다.<br/>그의 주위로 보이지 않는 경계가 쳐져 있는 기분이었다.<br/>그 경계 안으로 한 발자국도 들일 수 없었다.<br/>리암과 엇비슷한 키의 남자가 서서히 벽에서 몸을 뗐다. 그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위압감이 제인을 짓눌렀다. 남자의 존재감은 그만큼 강했다. 이 정도로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남자를 제인은 한 사람 알고 있었다.<br/>한번 보았지만, 잊히지 않는 얼굴. 남자는 제인의 기억 속 그대로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다만 그때보다 조금 더 여유가 없는 날 선 얼굴이었다.<br/>그 기억 속의 남자의 옛 얼굴을 미처 떠올리기도 전에 그의 시선이 제인을 향했다.<br/>마치 지금껏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듯 무심한 그 시선 속에서 제인이 입술을 깨물었다.<br/>“안녕하세요?”<br/>아무렇지도 않게 남자가 제인에게 말을 걸었다.<br/>지금까지 그녀가 본 것이 마치 헛것이라도 된 것처럼 이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누그러지고 경계조차 사라졌다.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 남자의 입술에서 인사말이 나왔다. 그 웃음에서 위화감을 느꼈다.<br/>가면을 한 꺼풀 뒤집어쓴 것처럼 자신이 느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보이는 껍데기만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br/>“……이곳은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br/>이토록 분위기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것은 처음 겪은 제인의 말이 한참 뒤늦게야 나왔다. 이 부대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이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br/>어쩌면 그녀의 가장 큰 짐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br/>지금 제인과 남자가 서 있는 곳은 경계지역이었다. 보초, 혹은 순찰을 도는 군인들 외엔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었다.<br/>“잠깐 길을 잃어서.”<br/>넓긴 하지만, 길을 잃을 만큼 복잡한 곳은 아니었다.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었다. 남자의 손가락 사이에서 담배가 타들어가고 있었다.<br/>“케일런. 케일런 윈터스입니다.”<br/>담배가 툭 모래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불쑥 제인의 앞에 내밀어진 커다란 손은 분명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br/>“제인 크루저 대윕니다.”<br/>잔뜩 굳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제인이 내밀어진 그 손을 잡았다.<br/>온기 없는 남자의 서늘한 손이 일순간 더위를 잊게 했다.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있는 손가락과 손바닥 모두 딱딱한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br/>이 남자가 살아온 인생이 그리 평탄치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기 싫어도 깨달을 정도로.<br/>“저기…….”<br/>남자가 곤란한 듯 웃었다.<br/>그제야 제가 너무 오래 남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제인이 털어내듯 손을 놓았다.<br/>“그럼 이만.”<br/>무의식적으로 남자와 잡았던 그 서늘함이 손바닥에 남아 있는 것 같아 바지춤에 손을 문질렀다. 그러면서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하자 그가 조용히 제인을 불렀다.<br/>“크루저 대위님.”<br/>“네.”<br/>“우리, 만난 적이 있던가요?”<br/>“아뇨.”<br/>따지고 보면 남자는 자신을 만난 적이 없었다. 남자를 봤던 것은 어린 날의 그녀뿐이었다.<br/>세상에 다시없을 친절하고 친근한 눈으로 천천히 다가온 그가 제인의 앞에 섰다. 그를 보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 올려다봐야 했다. 제인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잿빛 눈을 응시했다.<br/>남자는 여전히 친절한 가면을 뒤집어쓰고 그녀를 탐색하듯 훑고 있었다. 웃고 있는 얼굴에서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br/>“……적인가.”<br/>저도 모르게 제인이 먼저 말을 내뱉었다. 그녀의 한마디에 케일런의 눈동자가 잠깐 흔들렸다. <br/>스스로 내뱉어놓고 나서야 깨닫고 말았다.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그것은 필요 이상의 적대감이란 것을.<br/>“왜 여기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겁니까?”<br/>리암은 누누이 제인에게 머릿속에 들어 있는 말을 걸러서 내뱉으라고 충고했었다. 곧이곧대로 하고 싶은 말은 기어이 하기에, 여기서 제인을 불편하게 여기고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놈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지금도 그럴지도 몰랐다. 리암의 말대로 참았어야 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동시에 묻고 싶었다.<br/>누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냐고.<br/>군복을 입고 있어야 될 사람이 어째서 민간인 신분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냐고.<br/>“내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br/>케일런이 실소를 머금고 제인에게 되물었다.<br/>손바닥을 내밀어 그의 얼굴을 한번 훑으면 그 친절한 가면이 사라질 것 같았다. 가면 뒤의 이 남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남자가 맞을까.<br/>그가 대답 없는 제인에게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만 시선을 주고 있었기에 갑자기 다가오자 제인이 뒤로 물러섰다.<br/>“이런.”<br/>어깨를 으쓱하며 해를 입힐 의사가 없다는 듯 두 손바닥을 위로 향하는 케일런을 제인이 경계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br/>“뭡니까?”<br/>“저야말로 묻고 싶은 질문입니다, 대위님.”<br/>싸늘하게 식어 있는 얼굴을 마주했다. 그녀의 앞에서 불필요한 가면을 벗어던진 그의 얼굴은 권태로웠고, 또한 위험했다.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이 이상으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br/>그가 다시 그녀가 물러난 만큼 한 발자국 다가왔다.<br/>“나를 알지 못한다면…….”<br/>서늘한 손이 제인의 턱 끝을 잡았다. 시선을 피하지 못하도록 그가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br/>“그런 눈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대위님.”
1. 작품 소개“……나는 어느새 널 잃을까 두려워진 모양이야.”탈레반과 대치 중인 아프간 미 특수전 사령부 소속 블랙타이거 부대의 골칫거리 공주님, 제인 크루저 대위. 실전경험이 전무하여 인정받지 못하고 있던 그녀의 앞에 종군기자 케일런 윈터스가 나타난다. 10년 전엔 자신의 우상이었던 그가 동료들을 배신하고 홀로 살아남은 ‘히트맨’의 리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인은, 케일런이 군인이 아닌 기자로 다시 전장으로 돌아온 이유와 사막의 밤보다 더 짙은 그의 미소에 감춰진 비밀이 알고 싶어지는데…….“크루저 대위님.”“네.”“우리, 만난 적이 있던가요?”“아뇨.”“나를 알지 못한다면…….”서늘한 손이 제인의 턱 끝을 잡았다. 시선을 피하지 못하도록 그가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그런 눈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대위님.”2. 작가 소개김신형필명, 하현달.바람의 용청호(靑虎)스타와 여배우월광(月狂), 달에 미치다흑호(黑虎)류(流)블랙 레이디독재나미브 : 아무것도 없다아홉 번째 하늘3. 미리 보기그곳에서 그를 ‘발견’했다.건물의 외벽에 기대어 콘크리트 벽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그를 본 순간 걸음이 멎었다.아무것도 없는 그곳을 바라보는 회한에 서린 눈빛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짧은 검은 머리칼에 회색 눈동자. 잘 뻗은 콧날에 남자치곤 붉은 입술이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생각에 잠긴 남자를 보는 내내 제인도 눈을 감을 수 없었다.그의 주위로 보이지 않는 경계가 쳐져 있는 기분이었다.그 경계 안으로 한 발자국도 들일 수 없었다.리암과 엇비슷한 키의 남자가 서서히 벽에서 몸을 뗐다. 그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위압감이 제인을 짓눌렀다. 남자의 존재감은 그만큼 강했다. 이 정도로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남자를 제인은 한 사람 알고 있었다.한번 보았지만, 잊히지 않는 얼굴. 남자는 제인의 기억 속 그대로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다만 그때보다 조금 더 여유가 없는 날 선 얼굴이었다.그 기억 속의 남자의 옛 얼굴을 미처 떠올리기도 전에 그의 시선이 제인을 향했다.마치 지금껏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듯 무심한 그 시선 속에서 제인이 입술을 깨물었다.“안녕하세요?”아무렇지도 않게 남자가 제인에게 말을 걸었다.지금까지 그녀가 본 것이 마치 헛것이라도 된 것처럼 이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누그러지고 경계조차 사라졌다.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 남자의 입술에서 인사말이 나왔다. 그 웃음에서 위화감을 느꼈다.가면을 한 꺼풀 뒤집어쓴 것처럼 자신이 느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보이는 껍데기만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이곳은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이토록 분위기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것은 처음 겪은 제인의 말이 한참 뒤늦게야 나왔다. 이 부대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이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어쩌면 그녀의 가장 큰 짐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지금 제인과 남자가 서 있는 곳은 경계지역이었다. 보초, 혹은 순찰을 도는 군인들 외엔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었다.“잠깐 길을 잃어서.”넓긴 하지만, 길을 잃을 만큼 복잡한 곳은 아니었다.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었다. 남자의 손가락 사이에서 담배가 타들어가고 있었다.“케일런. 케일런 윈터스입니다.”담배가 툭 모래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불쑥 제인의 앞에 내밀어진 커다란 손은 분명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제인 크루저 대윕니다.”잔뜩 굳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제인이 내밀어진 그 손을 잡았다.온기 없는 남자의 서늘한 손이 일순간 더위를 잊게 했다.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 있는 손가락과 손바닥 모두 딱딱한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이 남자가 살아온 인생이 그리 평탄치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기 싫어도 깨달을 정도로.“저기…….”남자가 곤란한 듯 웃었다.그제야 제가 너무 오래 남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제인이 털어내듯 손을 놓았다.“그럼 이만.”무의식적으로 남자와 잡았던 그 서늘함이 손바닥에 남아 있는 것 같아 바지춤에 손을 문질렀다. 그러면서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하자 그가 조용히 제인을 불렀다.“크루저 대위님.”“네.”“우리, 만난 적이 있던가요?”“아뇨.”따지고 보면 남자는 자신을 만난 적이 없었다. 남자를 봤던 것은 어린 날의 그녀뿐이었다.세상에 다시없을 친절하고 친근한 눈으로 천천히 다가온 그가 제인의 앞에 섰다. 그를 보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 올려다봐야 했다. 제인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잿빛 눈을 응시했다.남자는 여전히 친절한 가면을 뒤집어쓰고 그녀를 탐색하듯 훑고 있었다. 웃고 있는 얼굴에서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적인가.”저도 모르게 제인이 먼저 말을 내뱉었다. 그녀의 한마디에 케일런의 눈동자가 잠깐 흔들렸다. 스스로 내뱉어놓고 나서야 깨닫고 말았다.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그것은 필요 이상의 적대감이란 것을.“왜 여기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겁니까?”리암은 누누이 제인에게 머릿속에 들어 있는 말을 걸러서 내뱉으라고 충고했었다. 곧이곧대로 하고 싶은 말은 기어이 하기에, 여기서 제인을 불편하게 여기고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놈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지금도 그럴지도 몰랐다. 리암의 말대로 참았어야 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동시에 묻고 싶었다.누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냐고.군복을 입고 있어야 될 사람이 어째서 민간인 신분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냐고.“내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케일런이 실소를 머금고 제인에게 되물었다.손바닥을 내밀어 그의 얼굴을 한번 훑으면 그 친절한 가면이 사라질 것 같았다. 가면 뒤의 이 남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그 남자가 맞을까.그가 대답 없는 제인에게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만 시선을 주고 있었기에 갑자기 다가오자 제인이 뒤로 물러섰다.“이런.”어깨를 으쓱하며 해를 입힐 의사가 없다는 듯 두 손바닥을 위로 향하는 케일런을 제인이 경계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뭡니까?”“저야말로 묻고 싶은 질문입니다, 대위님.”싸늘하게 식어 있는 얼굴을 마주했다. 그녀의 앞에서 불필요한 가면을 벗어던진 그의 얼굴은 권태로웠고, 또한 위험했다.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이 이상으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그가 다시 그녀가 물러난 만큼 한 발자국 다가왔다.“나를 알지 못한다면…….”서늘한 손이 제인의 턱 끝을 잡았다. 시선을 피하지 못하도록 그가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그런 눈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대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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