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9.03.29
“여기서 더 가면 섹스 파트너밖에 안 돼. 그런 지저분한 관계는 여자가 더 손해일텐데.”<br/>“상관…… 없다면요?”<br/><br/>그녀의 말을 이해 못 했다는 듯, 승건은 눈썹을 꿈틀거렸다.<br/><br/>“그런 지저분한 관계, 제가 상관없다면 하실 건가요?”<br/><br/>승건은 난감하다는 듯, 묘한 웃음을 흘렸다.<br/><br/>“좋아하니까요. 이사님을.”<br/><br/>벌써 두 번째 고백이었다. <br/>골목길에서 했던 고백보다 더 긴장되고, 더 간절했다.<br/><br/>“좋아하는 사람의 섹스 파트너를 자처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br/><br/>“제가 좋아하니까…… 상관없어요.<br/><br/><br/>그러다 저를 좋아해주신다면…… <br/>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기꺼이.”<br/><br/><br/>[본편미리보기]<br/> <br/><br/>“거기 서서, 가운 벗어봐.”<br/><br/>웃음기가 싹 빠진 명령형 어조. 거기다 처음으로 듣는 그의 반말.<br/>그제서야 그와 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br/><br/>“불이라도 끄고…….”<br/><br/>가운의 끈을 단단하게 쥔 채 말을 흐리자, 승건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br/><br/>“그럼 벗으라고 한 의미가 없는데?”<br/><br/>그는 와인 잔을 든 손을 뻗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냥 벗으라는 뜻이었다.<br/>수빈은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았다.<br/>그녀는 대낮처럼 밝은 방의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었다.<br/>여기서 옷을 벗으라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겠다는 뜻이었다.<br/>그의 의도를 알아채자 수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얼굴을 붉혔다.<br/><br/>“왜. 부끄러워?”<br/>“……네.”<br/>“그게 부끄러우면 섹스는 어떻게 하려고.”<br/>“…….”<br/>“후회, 안 한다고 하지 않았나?”<br/><br/>모든 것은 그녀의 선택이었다. <br/>그는 수도 없이 의견을 물었고, 이 방도 자신의 발로 걸어왔다. <br/>부끄럽고, 긴장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곳에 온 목적을 잊지 않았다. <br/>자신이 먼저 제안한 밤이었고, 스스로의 의지였다. <br/>그를 거부한다는 결론 따위는 전혀 없었다.<br/><br/>“안 해요, 후회.”<br/><br/>그녀는 마치 자신에게 말하는 듯한 대답을 하며, 가운의 끈을 잡아당겼다.<br/><br/>*<br/><br/>“침대 위에서 튕기는 거, 매력 없어. 그러니까 둘 중에 하나는 말해야 할 거야. 꺼져. 혹은……”<br/>“…….”<br/>“쑤셔주세요.”<br/><br/>늘 교양있어 보이는 승건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천박한 말이었다. 그런 음탕한 말을 제 입으로 내뱉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br/>하지만 꺼져, 라는 말은 결코 하고 싶지 않았다. <br/>수빈은 그를 올려다보다, 스르륵 눈을 감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br/><br/>“……쑤, 쑤셔주세요.”<br/><br/>수치스러움과 부끄러움에 몸에 불타는 것 같았다. <br/>하지만 그가 움직이는 동시에 수빈은 생각을 고쳐먹었다.<br/>지금 이 순간만큼은, 몸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여기서 더 가면 섹스 파트너밖에 안 돼. 그런 지저분한 관계는 여자가 더 손해일텐데.”“상관…… 없다면요?”그녀의 말을 이해 못 했다는 듯, 승건은 눈썹을 꿈틀거렸다.“그런 지저분한 관계, 제가 상관없다면 하실 건가요?”승건은 난감하다는 듯, 묘한 웃음을 흘렸다.“좋아하니까요. 이사님을.”벌써 두 번째 고백이었다. 골목길에서 했던 고백보다 더 긴장되고, 더 간절했다.“좋아하는 사람의 섹스 파트너를 자처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제가 좋아하니까…… 상관없어요.그러다 저를 좋아해주신다면……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기꺼이.”[본편미리보기] “거기 서서, 가운 벗어봐.”웃음기가 싹 빠진 명령형 어조. 거기다 처음으로 듣는 그의 반말.그제서야 그와 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피부로 와닿기 시작했다.“불이라도 끄고…….”가운의 끈을 단단하게 쥔 채 말을 흐리자, 승건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그럼 벗으라고 한 의미가 없는데?”그는 와인 잔을 든 손을 뻗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냥 벗으라는 뜻이었다.수빈은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았다.그녀는 대낮처럼 밝은 방의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었다.여기서 옷을 벗으라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겠다는 뜻이었다.그의 의도를 알아채자 수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얼굴을 붉혔다.“왜. 부끄러워?”“……네.”“그게 부끄러우면 섹스는 어떻게 하려고.”“…….”“후회, 안 한다고 하지 않았나?”모든 것은 그녀의 선택이었다. 그는 수도 없이 의견을 물었고, 이 방도 자신의 발로 걸어왔다. 부끄럽고, 긴장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곳에 온 목적을 잊지 않았다. 자신이 먼저 제안한 밤이었고, 스스로의 의지였다. 그를 거부한다는 결론 따위는 전혀 없었다.“안 해요, 후회.”그녀는 마치 자신에게 말하는 듯한 대답을 하며, 가운의 끈을 잡아당겼다.*“침대 위에서 튕기는 거, 매력 없어. 그러니까 둘 중에 하나는 말해야 할 거야. 꺼져. 혹은……”“…….”“쑤셔주세요.”늘 교양있어 보이는 승건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천박한 말이었다. 그런 음탕한 말을 제 입으로 내뱉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하지만 꺼져, 라는 말은 결코 하고 싶지 않았다. 수빈은 그를 올려다보다, 스르륵 눈을 감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쑤, 쑤셔주세요.”수치스러움과 부끄러움에 몸에 불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움직이는 동시에 수빈은 생각을 고쳐먹었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몸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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