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향 가득한 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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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향 가득한 집 1
YES 24
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6.02.15
1. 작품 소개<br/><br/>“네 기억이 날 잊어버려도 네 몸은 날 기억할 거야. 네 몸에 날 새겨 넣을 거니까.”<br/><br/><br/>국향 가득한 집에서 남매라는 이름으로 묶여 살아온 세월은 발랄한 그녀 오수연의 ‘오빠’가 유학을 떠나기 전날 밤 함께했던 시간을 기점으로 무너져버린다. 오빠가 떠난 지 12년 후, 신화증권 직원으로 일하고 있던 수연의 앞에 신임 애널리스트로 그녀의 오빠 석지환이 나타나고 수연은 오빠가 아닌 남자로 그를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지환은 자신의 모든 것인 수연을 다시는 놓아주지 않으리라는 의지를 피력하지만 수연은 선뜻 그의 손을 잡을 수가 없는데……. <br/><br/><br/>“무서워. 하지만 이젠 후회하지 않을 거야. 어떤 일이 일어나도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br/>“무서워하지 마. 벌이라면 이미 충분히 받았으니까.”<br/>“우, 우리…… 다시 벌 받겠지?”<br/>“동생으로 보아온 여자를 안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처음부터 내 거였던 여자를 이제야 되찾는 거다.”<br/><br/><br/>2. 작가 소개<br/><br/>이선미<br/><br/>1971년 대구 출생. <br/>성숙한 사람들의 사랑, 철부지들의 사랑, 자기애, 집착 등 사랑의 다양한 측면을 그리고 싶어하는 작가.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담아내는 로맨스소설을 쓰는 것이 목적이라고.<br/><br/>▣ 출간작<br/><br/>아라사의 서우여<br/>석빙화<br/>광란의 귀공자<br/>10일간의 계약<br/>커피프린스 1호점<br/>하록과 배태랑<br/>달의 시 外<br/><br/><br/>3. 미리 보기<br/><br/>“전년도 신규 사업이라…… 여기 있네.”<br/>지환은 금방 파일을 찾고서는 수연을 향해 내밀었다. 수연은 잠시 파일과 지환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파일을 받기 위해선 지환의 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모빌랙의 간격을 1미터나 벌려놓았는데도 엄청 좁게 보였다. 그 사이로 들어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 좁은 공간에 지환과 있게 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단 몇 초라도 말이다.<br/>“가져갈 거야, 말 거야?”<br/>지환이 짜증스러운 투로 재촉했다. 수연은 더 망설이며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빠른 걸음으로 모빌랙 사이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지환의 손에서 파일을 잽싸게 가로채고는 휙 몸을 돌렸다. 그때 지환의 팔이 덮치듯 수연의 몸을 휘감아 끌어안았다.<br/>“꺅!”<br/>놀란 수연이 비명을 질렀다. 곧 상황을 알아차리고 있는 힘껏 몸을 틀었다. 하지만 뒤에서 꽉 부둥켜안은 지환의 팔은 족쇄처럼 더 강하게 수연을 옭아맬 뿐이다. 지환의 팔에 묶인 수연은 자신의 가슴 앞에서 교차된 지환의 팔을 밀어내려고 애를 썼다. 그래도 풀리지 않아 화를 내며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때렸다.<br/>“왜 이래! 이거 안 놔! 빨리 놔!”<br/>“쉿!”<br/>수연은 갑자기 입이 틀어막혔다.<br/>“으읍!”<br/>그 순간 발소리가 났다. 누군가 서고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공포와 불안이 겹친 수연은 발버둥치는 걸 멈추고 숨을 죽였다. 높은 곳의 파일을 찾는지 사다리를 끌고 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서,<br/>“읏차.”<br/>하고 힘쓰는 목소리가 들렸다. 숨을 죽이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으려니 작은 소리도 쉽게 감지되었다. 파일박스가 바닥에 내려앉는 소리, 서류를 넘기는 소리, 중얼중얼 읽는 소리. 수연은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어째서 지환의 손을 뿌리치고 당당히 나가버리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로지 지환과 같이 있는 모습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br/>그때 수연의 입을 막고 있던 지환의 손이 움직였다. 지환의 손가락이 수연의 입술을 더듬었다. 수연은 흠칫 놀라서 지환의 손목을 붙잡고는 잡아떼려 했다. 그러자 귓가에 뜨거운 입김이 닿았다.<br/>“쉬.”<br/>지환의 그 낮은 속삭임이 새어나갔는지 서류 넘기던 소리가 뚝 멈췄다. 수연은 들킨 건가 생각하고 잔뜩 긴장해서 움츠러들었다. 숨을 멈춘 채 삼 초쯤 흘렀다. 서고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심장은 콩알만큼 졸아들었다.<br/>잠시 후 다시 서류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연은 눈을 감으며 멈추었던 숨을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안도한 것은 그 순간뿐이었다. 지환의 숨결이 민감한 피부를 자극하며 다가온 것이다. 수연은 두려움 때문에 옴짝달싹도 하지 못했다.<br/>이러면 안 돼. 다신 이러면 안 돼. 이젠 열다섯 살이 아니잖아. 제발 정신 차려, 오수연.<br/>수연은 멈춰버린 근육을 어떻게든 움직여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때 지환의 체취가 파도처럼 수연을 덮쳤다. 그 체취는 욕정이 깃든 남자의 향기일 뿐 더 이상 오빠의 그것이 아니다. 몽롱하도록 취하게 하는 지환의 마법에 걸린 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수연의 허리를 감고 있던 지환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무기력하게 끌려간 등이 자연스럽게 지환의 가슴에 밀착되었다. 따뜻한 물에 잠긴 것처럼 나른하게 풀어져 단단하고 따스한 지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자신의 엉덩이에 지환의 탄탄한 허벅지가 닿는 걸 느꼈다. 그 느낌이 말할 수 없이 자극적이어서 음탕한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br/>“으음…….”<br/>폭우가 쏟아지던 그날 밤, 열다섯 소녀로 돌아간 것처럼 무방비하고 혼란스러웠다. 감각을 일깨우는 지환의 손길에 몸을 내맡기는 것 이외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른하고 몽롱해진 수연은 눈을 감은 채 지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러자 지환의 숨결이 뜨겁게 목덜미를 태우며 다가왔다. 수연은 홀린 것처럼 머리를 기울여 드라큘라에게 바쳐진 미녀처럼 하얀 목덜미를 내주었다. 달아오른 지환의 입술이 뽀얗게 드러난 수연의 목에 입맞춤을 했다.<br/>“하아…….”<br/>수연은 자신의 허리를 감고 있는 지환의 팔을 꼭 움켜잡는 것으로 쾌감을 전달했다. 수연의 반응을 느낀 지환의 입술은 더욱 탐욕스럽게 매끄러운 피부를 핥았다. 축축한 타액을 흘리며 턱을 타고 올라서 상기된 뺨을 빨아 당겼다. 지환이 탐욕을 불태울수록 수연의 몸은 흐물흐물해졌다. 등이 깊이 휘고 머리가 젖혀지고 허리가 흔들렸다. 지환은 허물어지려는 수연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받치고서 수연의 입술을 찾았다. 욕망의 의지가 담긴 손가락에 턱을 붙잡혀 뒤로 당겨졌다. 그리고 키스를 당했다. 도발적으로 벌어진 수연의 입술에 키스가 퍼부어졌다. 지환은 흠칫흠칫 떨며 순간순간 달아나려는 수연의 턱을 꽉 움켜쥐고선 세게 입술을 빨았다.<br/>수연은 당혹스럽도록 강하고 단호한 지환의 키스에 압도되어버렸다. 받아들이는 것 이외 다른 건 생각할 수가 없도록 강요하는 키스였다. 입술을 열고서 소유욕을 주장하며 찾아드는 지환의 혀를 맞아들였다. 키스는 폭풍처럼 격렬하고 깊어졌다. 수연의 가슴은 흥분된 쾌감에 부풀어 올랐고 자신도 모르게 지환의 아랫도리를 자극했다. 본능적으로 흔들리는 수연의 엉덩이가 지환의 긴장한 부위를 문질러댔다. 지환은 거친 숨을 토해내며 손을 미끄러뜨렸다. 수연의 턱에서 목을 타고 내려온 손이 거침없이 수연의 가슴을 움켜쥐었다.<br/>“흣!”<br/>지환은 쾌감의 신음이 흘러나오는 수연의 입술을 막고 키스했다. 두 눈을 꼭 감은 채 홀린 듯 응하는 수연의 몸짓이 지환을 극도의 흥분으로 몰고 갔다. 지환은 거칠고 부드러운 키스를 반복하며 수연의 하얀 블라우스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얇은 브래지어에 감싸인 풍만한 가슴을 손에 넣었다. 꽃잎처럼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에 욕망이 더욱 솟구쳤다. 참지 못한 지환은 거친 동작으로 수연의 하체를 바짝 끌어당겼다.<br/>환각 같은 지환의 체취와 황홀한 쾌감에 취한 수연은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적거렸다. 지환의 입술에 입술을 맡기고 지환의 손에 가슴을 점령당한 채 본능이 시키는 대로 지환의 남성에 자신의 엉덩이를 음란하게 비벼댔다. 피하기는커녕 압박해드는 느낌을 쫓아 더욱 자극했다. 좁은 치마가 끌어 올려지고 스타킹에 감싸인 허벅지에 불덩이 같은 손이 닿았다. 점점 더 중앙으로 파고드는 그 뜨거운 불길에 수연은 반사적으로 몸을 뺐다. 하지만 수연이 달아나려고 엉덩이를 뒤로 뺄 때마다 지환은 더 미칠 듯 타오를 뿐이었다.<br/>지환은 둘의 거칠어진 호흡 때문에 입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소리가 새어나가 이 공간에 들어와 있는 누군가가 눈치를 챌 것이기 때문이다. 지환의 그 생각이 수연에게 전달되었는지 갑자기 수연이 눈을 번쩍 떴다. 크게 떠진 수연의 눈에는 욕망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지환이 확신을 가지기도 전에 욕망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대신 충격과 이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법이 풀린 것을 느낀 지환은 이 순간을 연장하고 싶은 욕구로 다급히 손을 움직였다. <br/>수연의 눈이 커졌다. 지환의 손이 매끄러운 허벅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수연의 팬티 중앙에 닿은 것이다. 상황을 깨닫고 충격에 휩싸인 수연은 후닥닥 지환의 손을 밀어냈다. 동시에 뚜벅뚜벅 발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수연은 흠칫 놀라 숨을 멈추고 긴장했다.<br/>“흠흠, 여기가 무슨 호텔인가. 민망해서 더는 못 있겠네. 저 나갑니다. 그럼, 계속 수고들 하시죠.”<br/>그리고 문이 닫혔다. 수연은 그대로 굳어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랐다. 수연은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생각하니 너무 끔찍해서 구토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너무 역겨워서 몸이 덜덜 떨렸다.<br/>“미, 미쳤어? 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어떻게, 어떻게 오빠가 나한테 이럴 수…….”<br/>“다시 네 오빠가 되는 거냐? 이미 그럴 수 없잖아.”<br/>수연의 기분을 알아챈 지환의 진지하고 단호한 목소리가 이어졌다.<br/>“내 걸 찾으려고 왔어. 잊지는 않았겠지? 네가 누구 건지…….”<br/>휙 몸을 돌린 수연은 지환의 얼굴이 돌아가도록 뺨을 때렸다. 붉게 물들어 가는 지환의 뺨을 보는 수연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br/>“다시 내 몸에 손대면 죽여버릴 거야!”<br/>수연은 부들부들 떨며 쏘아붙이고는 그대로 서고를 뛰쳐나왔다. 자신의 행동을 믿을 수가 없었다. 흥분한 수연은 허겁지겁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입술을 박박 문질렀다. 그것도 모자라 손가락을 집어넣어 몇 번이나 입을 헹구었지만 자책감은 가시질 않았다. 지환이 뭘 원하는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스스로의 감정조차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미친 게 아니면 정말로 지독한 주술에라도 걸린 게 틀림없었다.<br/>이건 미친 짓이다! 1. 작품 소개“네 기억이 날 잊어버려도 네 몸은 날 기억할 거야. 네 몸에 날 새겨 넣을 거니까.”국향 가득한 집에서 남매라는 이름으로 묶여 살아온 세월은 발랄한 그녀 오수연의 ‘오빠’가 유학을 떠나기 전날 밤 함께했던 시간을 기점으로 무너져버린다. 오빠가 떠난 지 12년 후, 신화증권 직원으로 일하고 있던 수연의 앞에 신임 애널리스트로 그녀의 오빠 석지환이 나타나고 수연은 오빠가 아닌 남자로 그를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지환은 자신의 모든 것인 수연을 다시는 놓아주지 않으리라는 의지를 피력하지만 수연은 선뜻 그의 손을 잡을 수가 없는데……. “무서워. 하지만 이젠 후회하지 않을 거야. 어떤 일이 일어나도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무서워하지 마. 벌이라면 이미 충분히 받았으니까.”“우, 우리…… 다시 벌 받겠지?”“동생으로 보아온 여자를 안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처음부터 내 거였던 여자를 이제야 되찾는 거다.”2. 작가 소개이선미1971년 대구 출생. 성숙한 사람들의 사랑, 철부지들의 사랑, 자기애, 집착 등 사랑의 다양한 측면을 그리고 싶어하는 작가.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담아내는 로맨스소설을 쓰는 것이 목적이라고.▣ 출간작아라사의 서우여석빙화광란의 귀공자10일간의 계약커피프린스 1호점하록과 배태랑달의 시 外3. 미리 보기“전년도 신규 사업이라…… 여기 있네.”지환은 금방 파일을 찾고서는 수연을 향해 내밀었다. 수연은 잠시 파일과 지환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파일을 받기 위해선 지환의 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모빌랙의 간격을 1미터나 벌려놓았는데도 엄청 좁게 보였다. 그 사이로 들어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그 좁은 공간에 지환과 있게 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단 몇 초라도 말이다.“가져갈 거야, 말 거야?”지환이 짜증스러운 투로 재촉했다. 수연은 더 망설이며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빠른 걸음으로 모빌랙 사이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지환의 손에서 파일을 잽싸게 가로채고는 휙 몸을 돌렸다. 그때 지환의 팔이 덮치듯 수연의 몸을 휘감아 끌어안았다.“꺅!”놀란 수연이 비명을 질렀다. 곧 상황을 알아차리고 있는 힘껏 몸을 틀었다. 하지만 뒤에서 꽉 부둥켜안은 지환의 팔은 족쇄처럼 더 강하게 수연을 옭아맬 뿐이다. 지환의 팔에 묶인 수연은 자신의 가슴 앞에서 교차된 지환의 팔을 밀어내려고 애를 썼다. 그래도 풀리지 않아 화를 내며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때렸다.“왜 이래! 이거 안 놔! 빨리 놔!”“쉿!”수연은 갑자기 입이 틀어막혔다.“으읍!”그 순간 발소리가 났다. 누군가 서고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공포와 불안이 겹친 수연은 발버둥치는 걸 멈추고 숨을 죽였다. 높은 곳의 파일을 찾는지 사다리를 끌고 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서,“읏차.”하고 힘쓰는 목소리가 들렸다. 숨을 죽이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으려니 작은 소리도 쉽게 감지되었다. 파일박스가 바닥에 내려앉는 소리, 서류를 넘기는 소리, 중얼중얼 읽는 소리. 수연은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어째서 지환의 손을 뿌리치고 당당히 나가버리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로지 지환과 같이 있는 모습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그때 수연의 입을 막고 있던 지환의 손이 움직였다. 지환의 손가락이 수연의 입술을 더듬었다. 수연은 흠칫 놀라서 지환의 손목을 붙잡고는 잡아떼려 했다. 그러자 귓가에 뜨거운 입김이 닿았다.“쉬.”지환의 그 낮은 속삭임이 새어나갔는지 서류 넘기던 소리가 뚝 멈췄다. 수연은 들킨 건가 생각하고 잔뜩 긴장해서 움츠러들었다. 숨을 멈춘 채 삼 초쯤 흘렀다. 서고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고 심장은 콩알만큼 졸아들었다.잠시 후 다시 서류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연은 눈을 감으며 멈추었던 숨을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안도한 것은 그 순간뿐이었다. 지환의 숨결이 민감한 피부를 자극하며 다가온 것이다. 수연은 두려움 때문에 옴짝달싹도 하지 못했다.이러면 안 돼. 다신 이러면 안 돼. 이젠 열다섯 살이 아니잖아. 제발 정신 차려, 오수연.수연은 멈춰버린 근육을 어떻게든 움직여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때 지환의 체취가 파도처럼 수연을 덮쳤다. 그 체취는 욕정이 깃든 남자의 향기일 뿐 더 이상 오빠의 그것이 아니다. 몽롱하도록 취하게 하는 지환의 마법에 걸린 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수연의 허리를 감고 있던 지환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무기력하게 끌려간 등이 자연스럽게 지환의 가슴에 밀착되었다. 따뜻한 물에 잠긴 것처럼 나른하게 풀어져 단단하고 따스한 지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 자신의 엉덩이에 지환의 탄탄한 허벅지가 닿는 걸 느꼈다. 그 느낌이 말할 수 없이 자극적이어서 음탕한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으음…….”폭우가 쏟아지던 그날 밤, 열다섯 소녀로 돌아간 것처럼 무방비하고 혼란스러웠다. 감각을 일깨우는 지환의 손길에 몸을 내맡기는 것 이외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른하고 몽롱해진 수연은 눈을 감은 채 지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러자 지환의 숨결이 뜨겁게 목덜미를 태우며 다가왔다. 수연은 홀린 것처럼 머리를 기울여 드라큘라에게 바쳐진 미녀처럼 하얀 목덜미를 내주었다. 달아오른 지환의 입술이 뽀얗게 드러난 수연의 목에 입맞춤을 했다.“하아…….”수연은 자신의 허리를 감고 있는 지환의 팔을 꼭 움켜잡는 것으로 쾌감을 전달했다. 수연의 반응을 느낀 지환의 입술은 더욱 탐욕스럽게 매끄러운 피부를 핥았다. 축축한 타액을 흘리며 턱을 타고 올라서 상기된 뺨을 빨아 당겼다. 지환이 탐욕을 불태울수록 수연의 몸은 흐물흐물해졌다. 등이 깊이 휘고 머리가 젖혀지고 허리가 흔들렸다. 지환은 허물어지려는 수연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받치고서 수연의 입술을 찾았다. 욕망의 의지가 담긴 손가락에 턱을 붙잡혀 뒤로 당겨졌다. 그리고 키스를 당했다. 도발적으로 벌어진 수연의 입술에 키스가 퍼부어졌다. 지환은 흠칫흠칫 떨며 순간순간 달아나려는 수연의 턱을 꽉 움켜쥐고선 세게 입술을 빨았다.수연은 당혹스럽도록 강하고 단호한 지환의 키스에 압도되어버렸다. 받아들이는 것 이외 다른 건 생각할 수가 없도록 강요하는 키스였다. 입술을 열고서 소유욕을 주장하며 찾아드는 지환의 혀를 맞아들였다. 키스는 폭풍처럼 격렬하고 깊어졌다. 수연의 가슴은 흥분된 쾌감에 부풀어 올랐고 자신도 모르게 지환의 아랫도리를 자극했다. 본능적으로 흔들리는 수연의 엉덩이가 지환의 긴장한 부위를 문질러댔다. 지환은 거친 숨을 토해내며 손을 미끄러뜨렸다. 수연의 턱에서 목을 타고 내려온 손이 거침없이 수연의 가슴을 움켜쥐었다.“흣!”지환은 쾌감의 신음이 흘러나오는 수연의 입술을 막고 키스했다. 두 눈을 꼭 감은 채 홀린 듯 응하는 수연의 몸짓이 지환을 극도의 흥분으로 몰고 갔다. 지환은 거칠고 부드러운 키스를 반복하며 수연의 하얀 블라우스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얇은 브래지어에 감싸인 풍만한 가슴을 손에 넣었다. 꽃잎처럼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에 욕망이 더욱 솟구쳤다. 참지 못한 지환은 거친 동작으로 수연의 하체를 바짝 끌어당겼다.환각 같은 지환의 체취와 황홀한 쾌감에 취한 수연은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적거렸다. 지환의 입술에 입술을 맡기고 지환의 손에 가슴을 점령당한 채 본능이 시키는 대로 지환의 남성에 자신의 엉덩이를 음란하게 비벼댔다. 피하기는커녕 압박해드는 느낌을 쫓아 더욱 자극했다. 좁은 치마가 끌어 올려지고 스타킹에 감싸인 허벅지에 불덩이 같은 손이 닿았다. 점점 더 중앙으로 파고드는 그 뜨거운 불길에 수연은 반사적으로 몸을 뺐다. 하지만 수연이 달아나려고 엉덩이를 뒤로 뺄 때마다 지환은 더 미칠 듯 타오를 뿐이었다.지환은 둘의 거칠어진 호흡 때문에 입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소리가 새어나가 이 공간에 들어와 있는 누군가가 눈치를 챌 것이기 때문이다. 지환의 그 생각이 수연에게 전달되었는지 갑자기 수연이 눈을 번쩍 떴다. 크게 떠진 수연의 눈에는 욕망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지환이 확신을 가지기도 전에 욕망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대신 충격과 이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법이 풀린 것을 느낀 지환은 이 순간을 연장하고 싶은 욕구로 다급히 손을 움직였다. 수연의 눈이 커졌다. 지환의 손이 매끄러운 허벅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수연의 팬티 중앙에 닿은 것이다. 상황을 깨닫고 충격에 휩싸인 수연은 후닥닥 지환의 손을 밀어냈다. 동시에 뚜벅뚜벅 발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수연은 흠칫 놀라 숨을 멈추고 긴장했다.“흠흠, 여기가 무슨 호텔인가. 민망해서 더는 못 있겠네. 저 나갑니다. 그럼, 계속 수고들 하시죠.”그리고 문이 닫혔다. 수연은 그대로 굳어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랐다. 수연은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생각하니 너무 끔찍해서 구토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너무 역겨워서 몸이 덜덜 떨렸다.“미, 미쳤어? 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어떻게, 어떻게 오빠가 나한테 이럴 수…….”“다시 네 오빠가 되는 거냐? 이미 그럴 수 없잖아.”수연의 기분을 알아챈 지환의 진지하고 단호한 목소리가 이어졌다.“내 걸 찾으려고 왔어. 잊지는 않았겠지? 네가 누구 건지…….”휙 몸을 돌린 수연은 지환의 얼굴이 돌아가도록 뺨을 때렸다. 붉게 물들어 가는 지환의 뺨을 보는 수연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다시 내 몸에 손대면 죽여버릴 거야!”수연은 부들부들 떨며 쏘아붙이고는 그대로 서고를 뛰쳐나왔다. 자신의 행동을 믿을 수가 없었다. 흥분한 수연은 허겁지겁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입술을 박박 문질렀다. 그것도 모자라 손가락을 집어넣어 몇 번이나 입을 헹구었지만 자책감은 가시질 않았다. 지환이 뭘 원하는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스스로의 감정조차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미친 게 아니면 정말로 지독한 주술에라도 걸린 게 틀림없었다.이건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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