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9.11.22
김설빈<br/><br/>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대한 반발로 비혼주의자가 된 설빈.<br/>중학교 때 전학 온 지율은 설빈의 오랜 남자 사람 친구이다.<br/>판타지 소설 최상위 작가에, 근래 요리하는 작가로 방송계까지 접수한 지율.<br/>그러나 설빈에겐 자상하고, 편안한 친구일 뿐.<br/><br/>설빈은 오랜 소망 끝에 로맨스 소설 작가가 되고,<br/>로맨스를 가미한 판타지를 쓰고 싶던 지율은 설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br/>지율은 새로 산 집에 설빈의 작업실을 내어 주고,<br/>설빈은 그가 소설을 쓰는 걸 도와주는데.<br/><br/>손바닥에 닿던 그의 뜨거운 손바닥, 뺨을 쓸던 엄지의 간지러운 감촉.<br/>〈늘 예뻤지만 오늘은 더 예쁘다.〉<br/>늘 듣던 소리인데, 오랜 기간 보아 온 익숙하기 그지없는 지율인데. 그땐 왜 그리 낯설게 느껴지던지. 심장은 왜 그리 세차게 뛰던지. 왜 친구가 아닌 남자처럼 느껴지던지.<br/>그 순간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꿈틀대며 지율에게 반응하고 있었다.<br/>“뭐야? 이 불손한 감정은?”<br/><br/>한지율<br/>“어째, 넌 아직까지 그리 철벽이니. 우리가 같이한 세월이 몇 년인데.”<br/>둘의 나이 스물아홉 살. 이젠 정신적인 사랑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br/>널 안고 싶어.<br/>키스하고 싶어.<br/>널 완전히 소유하고 싶어.<br/><br/>미리보기<br/><br/>“네가 남자로 보여.”<br/>생각지도 않은 말이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왔다. 망했다.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고 말았다. 취한 것도 아닌데.<br/>“나, 이러면 안 되지?”<br/>그의 얼굴에서 세상을 녹일 듯했던 달달한 웃음기가 슬로 모션처럼 천천히 빠져나갔다. 이에 설빈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최악의 상황이 떠올랐다.<br/>“왜 안 돼?”<br/>“내가 너무 음험…… 하니까?”<br/>“나보다 더하려고.”<br/>은은한 조명이 만들어 낸 음영이 그의 얼굴에 드리워져 더욱 조각상 같았다. 미소가 빠진 그의 얼굴이 생각보다 남성다워 놀랐다.<br/>“…….”<br/>두뇌가 멈춘 것처럼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해야 할 말도, 해야 할 행동도. 혀도, 몸도 굳은 채 꼼짝하지 못하고 지율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br/>지율이 손을 뻗쳐 설빈의 뺨을 감싼 후 엄지로 뺨을 살살 문질렀다. 그저 뺨을 문지르는 것일 뿐인 작은 행동이 왜 그리 농염한지. 그의 엄지는 곧 설빈의 입술을 문질렀다.<br/>“그럼, 키스해도 되는 거지?”<br/>평소보다 낮고 느린, 그러나 상대를 옭아매는 목소리로 지율이 물었다.<br/>“응?”<br/>재차 묻는 그의 목소리는 조급하지도, 그렇다고 위협적이지도 않았지만, 설빈은 어느새 고개를 끄떡이고 있었다.<br/>눈빛이 몽롱하게 풀리면서 왠지 오랜 기간 동안 그와 키스하기를 갈망해 왔다는 듯한 착각이 일어났다. 아니, 어쩌면 착각이 아닐 수도 있다. 무의식 깊숙이 눌러 놓았던 열망이 튀어나온 것일 수도.<br/>“응.”<br/>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율의 입술이 설빈의 입술을 덥석 머금었다. 입술 선을 따라 혀로 느릿하게 핥은 뒤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천천히 빨아 당겼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별미를 정성 들여 맛보는 느낌이랄까?<br/>고작 그뿐인데 입술에 닿는 타인의 혀와 입술이 말할 수 없는 욕망의 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br/>설빈은 소파 등받이에 등을 붙인 후 고개를 젖혔다. 그러고는 지율의 뒤통수에 손가락을 넣어 헤집으며 끌어안았다.<br/>입술 위로 느껴지는 그의 뜨거운 혀, 푸딩처럼 탱글탱글하고 도톰한 입술의 감촉은 달콤하면서도 관능적이었다. 그러면서도 한없이 중독적이라 집요하게 탐하고 싶으면서도 갈증을 일으켰다.<br/>설빈은 지율이 한 것처럼 혀로 그의 입술을 그리고, 그의 입술을 가볍게 빨아들여 오물거렸다.<br/>“하아.”<br/>어느 순간 설빈이 입술을 열었다. 서로의 숨결이 섞이는가 싶더니 지율의 혀가 부드럽게 밀고 들어왔다. 여전히 부드러운, 그러나 뭔가 악착같은 혀가 설빈의 혀를 얽었다. 잇몸을 훑고 혀를 헤집는 그의 혀가 어찌나 탐욕적인지 온몸에 불이 붙듯 뜨거워졌다.<br/>설빈은 한 손으론 그의 뒤통수를, 또 한 손으로는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가슴을 내밀어 몸을 밀착시켰다. 그러자 그의 손이 설빈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서로의 숨을 샅샅이 들이마시다 부족한 산소로 인해 머리가 멍해질 때쯤 둘의 입술이 떨어졌다.<br/>“하아, 하악.”<br/>전력 질주를 한 것처럼 가쁜 숨이 흘러넘쳤다. 그러나 둘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었다. 그 상태로 지율이 제 이마를 설빈의 이마 위에 마주 댔다.<br/>“네 음험함은 어디까지야?”<br/>
김설빈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대한 반발로 비혼주의자가 된 설빈.중학교 때 전학 온 지율은 설빈의 오랜 남자 사람 친구이다.판타지 소설 최상위 작가에, 근래 요리하는 작가로 방송계까지 접수한 지율.그러나 설빈에겐 자상하고, 편안한 친구일 뿐.설빈은 오랜 소망 끝에 로맨스 소설 작가가 되고,로맨스를 가미한 판타지를 쓰고 싶던 지율은 설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지율은 새로 산 집에 설빈의 작업실을 내어 주고,설빈은 그가 소설을 쓰는 걸 도와주는데.손바닥에 닿던 그의 뜨거운 손바닥, 뺨을 쓸던 엄지의 간지러운 감촉.〈늘 예뻤지만 오늘은 더 예쁘다.〉늘 듣던 소리인데, 오랜 기간 보아 온 익숙하기 그지없는 지율인데. 그땐 왜 그리 낯설게 느껴지던지. 심장은 왜 그리 세차게 뛰던지. 왜 친구가 아닌 남자처럼 느껴지던지.그 순간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꿈틀대며 지율에게 반응하고 있었다.“뭐야? 이 불손한 감정은?”한지율“어째, 넌 아직까지 그리 철벽이니. 우리가 같이한 세월이 몇 년인데.”둘의 나이 스물아홉 살. 이젠 정신적인 사랑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널 안고 싶어.키스하고 싶어.널 완전히 소유하고 싶어.미리보기“네가 남자로 보여.”생각지도 않은 말이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왔다. 망했다.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고 말았다. 취한 것도 아닌데.“나, 이러면 안 되지?”그의 얼굴에서 세상을 녹일 듯했던 달달한 웃음기가 슬로 모션처럼 천천히 빠져나갔다. 이에 설빈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최악의 상황이 떠올랐다.“왜 안 돼?”“내가 너무 음험…… 하니까?”“나보다 더하려고.”은은한 조명이 만들어 낸 음영이 그의 얼굴에 드리워져 더욱 조각상 같았다. 미소가 빠진 그의 얼굴이 생각보다 남성다워 놀랐다.“…….”두뇌가 멈춘 것처럼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해야 할 말도, 해야 할 행동도. 혀도, 몸도 굳은 채 꼼짝하지 못하고 지율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지율이 손을 뻗쳐 설빈의 뺨을 감싼 후 엄지로 뺨을 살살 문질렀다. 그저 뺨을 문지르는 것일 뿐인 작은 행동이 왜 그리 농염한지. 그의 엄지는 곧 설빈의 입술을 문질렀다.“그럼, 키스해도 되는 거지?”평소보다 낮고 느린, 그러나 상대를 옭아매는 목소리로 지율이 물었다.“응?”재차 묻는 그의 목소리는 조급하지도, 그렇다고 위협적이지도 않았지만, 설빈은 어느새 고개를 끄떡이고 있었다.눈빛이 몽롱하게 풀리면서 왠지 오랜 기간 동안 그와 키스하기를 갈망해 왔다는 듯한 착각이 일어났다. 아니, 어쩌면 착각이 아닐 수도 있다. 무의식 깊숙이 눌러 놓았던 열망이 튀어나온 것일 수도.“응.”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율의 입술이 설빈의 입술을 덥석 머금었다. 입술 선을 따라 혀로 느릿하게 핥은 뒤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천천히 빨아 당겼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별미를 정성 들여 맛보는 느낌이랄까?고작 그뿐인데 입술에 닿는 타인의 혀와 입술이 말할 수 없는 욕망의 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설빈은 소파 등받이에 등을 붙인 후 고개를 젖혔다. 그러고는 지율의 뒤통수에 손가락을 넣어 헤집으며 끌어안았다.입술 위로 느껴지는 그의 뜨거운 혀, 푸딩처럼 탱글탱글하고 도톰한 입술의 감촉은 달콤하면서도 관능적이었다. 그러면서도 한없이 중독적이라 집요하게 탐하고 싶으면서도 갈증을 일으켰다.설빈은 지율이 한 것처럼 혀로 그의 입술을 그리고, 그의 입술을 가볍게 빨아들여 오물거렸다.“하아.”어느 순간 설빈이 입술을 열었다. 서로의 숨결이 섞이는가 싶더니 지율의 혀가 부드럽게 밀고 들어왔다. 여전히 부드러운, 그러나 뭔가 악착같은 혀가 설빈의 혀를 얽었다. 잇몸을 훑고 혀를 헤집는 그의 혀가 어찌나 탐욕적인지 온몸에 불이 붙듯 뜨거워졌다.설빈은 한 손으론 그의 뒤통수를, 또 한 손으로는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가슴을 내밀어 몸을 밀착시켰다. 그러자 그의 손이 설빈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서로의 숨을 샅샅이 들이마시다 부족한 산소로 인해 머리가 멍해질 때쯤 둘의 입술이 떨어졌다.“하아, 하악.”전력 질주를 한 것처럼 가쁜 숨이 흘러넘쳤다. 그러나 둘의 입술은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었다. 그 상태로 지율이 제 이마를 설빈의 이마 위에 마주 댔다.“네 음험함은 어디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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