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백광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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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백광현. 2
교보문고
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6.04.13
왕명을 받고 고관을 치료하러 집을 나서는 어의 백광현 앞에는 오늘도 많은 환자가 줄을 섰다. 하나같이 엄동설한에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해 병이 든 사람들이다. 갈 길이 바쁘지만 백광현은 이들을 모질게 뿌리치지 못하고 위중한 어린 환자를 치료한다. 백광현은 뒤늦게 영돈영부사 윤지완을 찾아가 부종으로 고생하는 그에게 탕약 대신 음식 처방을 내린다. 백광현과 반주(飯酒)를 나누던 윤지완은 소싯적 광현의 행적을 묻는다. 목장에서 일하던 백광현이 어떻게 어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일까? 제자이자 양자인 백흥령은 어떻게 만나게 된 것일까? 백광현은 자신의 옛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등장인물 인의(仁醫)의 삶을 살다간 어의, 백광현 조선왕조실록은 백광현이라는 실존 의원의 의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었음을 증언해준다. 더군다나 유학을 공부한 양반가 본부인의 자식이 아니면 출세를 꿈꿀 수도 없던 시절에 무려 종1품 숭록대부(왕의 종친이나 부마가 받던 벼슬)까지 올랐었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다. 즉, 백광현은 뛰어난 능력으로 출세한, 전형적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러나 세상이 백광현을 신의라고 일컬었던 까닭은 단지 그가 의술만 뛰어났기 때문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백광현이 활동했던 시기는 조선조 최악의 재해인 경신대기근(1670~1671), 뒤이어 희빈 장씨가 오라버니인 장희재와 함께 철권을 휘두르던 시절과도 겹친다. 조선의 모든 백성이 백광현을 신의라 불렀고 왕도 그것을 인정했던 이유는, 그가 모든 환자를 평등하게 대했으며 환자가 가진 재물이나 권력보다 병의 경중을 보고서 진료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의학 신동이라거나 법 없이도 살 만큼 선(善)으로 무장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단지, 의료 사고 후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 버리고 사라진 아버지 백의원을 실력과 명성으로 능가하려는 야심 때문에 의원이 되기를 꿈꾸었고, 다만 이를 위해 행했던 좋은 일들이 우연찮게 널리 알려졌을 뿐이다. 실수하거나 잘못한 것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그는 비겁하거나 비굴한 모습도 보이고, 겁도 잘 내며, 남이 안 보이는 곳에서 투덜거리는 경우도 많다. 그는 수퍼 히어로가 아니라, 우리 중 누구라도 될 수 있는 안티 히어로(Anti-Hero)다. 백광현의 멘토, 연전 선생 백광현에게 더 넓은 세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양반과 왕실에 줄을 이어주는 멘토, 연전 선생은 일본 무사 출신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이 만든 동남아시아의 식민지에서 용병으로 활약했던 거부(巨富)다. 전쟁 중 상관의 명을 받들어 죽마지우의 목을 벤 그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방황하던 중 서양 수도사의 권유로 죄를 고백하고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일에 일조할 것을 다짐한다. 자신의 애마를 고쳐준 백광현의 비범한 능력과 바른 심성을 알아보고 그에게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백광현이 조선을 위해 의술을 펼칠 수 있도록 큰 꿈을 불어넣어 준다. 그의 이름 ‘연전’은 일본인 해군이었던 후치다 미츠오(淵田美津雄)에서 가져온 것으로, 그는 진주만 기습을 지휘했지만 전쟁 후 미국인 전도사 제이콥 데샤델을 만나 회개하고 개종하여 기독교 성직자가 되었다. 우리나라를 방문해 일제의 만행을 사죄하기도 했다. 조선의 알파우먼, 진홍단 몰락해가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원하지 않는 혼인을 한 진홍단은, 시아버지가 사망한 뒤 무능한 남편을 대신하여 상단을 장악해 북벌 정책에 따라 기병을 양성하던 조선군에 말을 팔아 막대한 재물을 모은다. 백광현도 진홍단의 말들을 돌봐주는 목장 소속 마의로 활동하면서 의술의 기초를 익혔고, 마침내 사람을 치료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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