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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 리뷰/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34
[흔하고 널린]
포배 작가 | 리디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사랑을 하고 싶어서...'
-흔하고 널린 中
흔하고 널린 삶과 사람들 속, 오직 유일한 내 사람-
<흔하고 널린> 포배 작가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INTRO]
Q. 포배 작가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그림과 이야기와 최근에는 마들렌에 빠진 포배입니다. 인터뷰 요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About 포배]
Q. 이 인터뷰가 오픈되었을 때는 벌써 2025년이 한 달이나 지났겠군요! 새해 다짐 있으셨나요?
A. 다짐이라... 조수미 선생님께서 어렸을 적 로마에 도착한 첫 날 쓰셨던 다짐을 아실까요!
1983년 3월 28일, 외로운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늘 도도하고 자신만만할 것.
어떤 고난이 닥쳐도 꿋꿋이 이겨내며 약해지거나 울지 않을 것, 이라고 쓰셨습니다.
그 글을 보며 참 감명받았는데, 마침 그 시기에 저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저는 늘 도도할 자신도 없고 자신만만할 자신은 더 없으며, 고난이 닥치면 언제나 울고 약해지는 사람이랍니다…
그래서 저만의 다짐으로 바꿔 적었습니다.
2024년 3월 4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늘 상냥하고 친절할 것. 어떤 고난이 닥쳐도 꼭 다시 일어날 것.
넘 거창할까요? 하하하. 제 마음에 쏙 드는 다짐이라 올해도 그대로 가져갈 예정입니다.
Q. ‘포배’라는 필명은 어떻게 정하게 되셨나요?
A. 이 질문 종종 받는데요. 학창 시절 메일 주소를 만들려고 주변을 둘러보다
아무 생각 없이 공부하던 수학책 단원명을 따 만들었습니다.
‘포함과 배제’ 입니다. 이렇게 오래 쓰게 될 줄 몰랐네요. 저는 네이밍 센스가 참 부족한 사람입니다.
Q. <흔하고 널린>이란 작품을 그리신 계기가 이런 소재와 분위기의 GL물을 보고 싶은데 없어서 직접 그리셨다고… 천재신가요?
A. 목마른 소작농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피스물을 보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다 직접 만들게 되었는데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는지 아직도 가끔 얼떨떨 합니다.
선뜻 그려보라 등을 밀어주신 안시우 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안시우님! 덩달아 감사합니다.(꾸벅)
Q. 제일 처음 봤던 백합물(GL)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이후 GL장르를 좋아하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A. 살면서 처음으로 본 작품은 소설입니다. 봄쌀 작가님의 ‘악마는 신세를 입는다’로, 제게 큰 의미를 준 작품입니다.
웹툰으로는 쌈바 작가님의 '설레는 기분'을 처음 봤습니다. 둘 다 오래오래 좋아하고 아끼는 작품들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여성들의 섬세한 감정 교류와 연대감에 설레면서 장르에 푹 빠진 것 같습니다.
Q. <흔하고 널린>으로 GL장르의 작품을 처음 보게 됐습니다. 모든 편견을 깨부수고 빠져들어 보게 되어, 읽으면서도 깜짝 놀랐어요.
GL장르 입문작으로 망설임없이 추천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작가님은 GL의 매력이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A. 질문이 너무 재밌고 기쁘네요. 어떤 편견이 있었을지 오히려 궁금해집니다.
연재를 하며 품은 제 어두운 욕망들 중 하나가 무려 '처음 GL 작품을 보는 분들도 스며들 수 있게 하자!' 였답니다.
장르의 매력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그중에서 여성간의 사랑이 주는 감정의 나눔과 일상감을 유독 좋아하는 편입니다. 두근거리고… 너무 멋지지 않나요?!
△ 스며들다 폭발하고 하나 되는...
Q. 좋아하셨던 만화나 아직도 즐겨보는 작품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웹툰은 순끼 작가님의 ‘치즈인더 트랩’, 만화로는 야마시타 토모코 작가님의 ‘위국일기’,
타미풀 작가님의 ‘우리가 사귀어도 괜찮을까’ 라는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영화로는 인터스텔라,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책으로는 오베라는 남자,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등이 있습니다.
위 작품들은 꼭 주기적으로 다시 봅니다.
Q. 요즘은 웹툰 작가를 육성하는 기관도 다양해졌고 커리큘럼도 많아졌습니다.
작가님께서 수업을 진행해볼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내용의 수업을 해보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을까요?
A. 수업!! 상상도 못해본 일입니다.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자면, 저는 주변을 관찰하는 법을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최근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무엇인가를 오래 관찰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작가로서 이 습관을 가지게 된다면 참 다양한 곳에 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이 고해상도로 변한다는 말 아실까요? 제가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생각보다 우리 주변은 자세히 보면 재밌는 것들이 참 많지 않나요!!
Q. 작업하실 때 자주 보는 매체나 틀어두는 음악이 있으신가요?
A. 언제나 뭔가를 들으며 작업합니다.
콘티를 작업할 때는 해당 이야기 분위기와 어울리는 곡 하나를 선정하여 들으면서 리듬을 맞추고,
그림 작업에 들어갈 때는 팟캐스트를 듣거나 라디오를 듣습니다. 꼭 사람 소리를 찾는 것 같습니다.
△ 어떤 소리들이 흘렀을까요?
[About <흔하고 널린>]
Q. 첫 장편 작품이라고 알고 있어요. 처음 정식 연재가 결정났을 때 어떠셨어요?
A. 처음 연락을 받고서는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달달달 떨면서 건물 밖 계단에 앉아 제 첫 담당 피디님이셨던 박 피디님과 통화를 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내가? 흔널이?? 진짜? 왜?? 정말??' 하고 당황했었습니다.
지금도 컨택해주신 박 피디님께 감사한 마음이 가득입니다. 건강하시지요? 잘 지내시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Q. 작품을 그려야겠다는 결심 이후 전체 작품 구상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A. 제가 보고 싶은 부분을 드문드문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현이 씨가 넘어지는 아람 씨를 받아 안아주는 마지막 장면, 공항에서 외로워 우는 장면,
아람 씨가 술김에 고요하게 진심을 전하는 장면. 현이 씨가 사랑을 깨닫고 두려워하는 장면,
아람 씨가 희람 씨를 세게 때리면서 관계가 박살나는 장면,
마침내 탈모 선고를 받는 아람 씨 장면(제가 정말 사랑하는 씬이랍니다) 등등이 그렇습니다.
이후에는 흘러가는대로 따라간 느낌에 가깝습니다.
1화를 그리고나니 아람 씨가 더욱 더 뚜렷해졌고 2화를 그리고나니 현이 씨가 선명해졌습니다.
저는 두 사람의 삶을 관찰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따라갔습니다.
△ 좋아하는 장면들이 너무 많지만...
Q. 제목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만한 사랑 이야기가 흔하고 널렸으면 나는 사랑 안 해봤다’라는 반응이 대다수더라고요.
작품을 끝까지 보고 나니 <흔하고 널린>이란 제목은 ‘흔하고 널린 삶 속에서 특별한 서로를 만난 사랑 이야기’의 줄임말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처음 제목을 정하게 되신 계기나 독자들에게 제목으로 전하고픈 바가 있으셨나요?
A. 사실 처음 제목을 지을 당시 저는 이게 정말 누구에게나 있을 흔하고 널린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제목을 짓는데 5초도 걸리지 않았던 것이 똑똑히... 기억납니다.😊
내가 느끼는 사랑은 크게 의미 있고, 소중하고, 어쩌면 평생에 걸쳐 떠오르게 될지도 모를 만큼 특별한 것인데
사실은 이 모든 게 모두에게 일어나는 흔하게 널린 사건 이라는 것이 참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은 정말 흔하고 널렸으니까요.
이 오묘한 모순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보고 회피도 해보고 속도 터져보고
이해할 수 없어 멀어지다 다시 가까워지는 그런 흔해 빠진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그런거요.
Q. <흔하고 널린>이란 작품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1화의 인물 소개와 첫 만남의 이야기에서 빠져들었거든요.
아람과 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성격적 디테일이 굉장히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해주었어요. 인물에 대한 구상은 얼마나 걸렸나요?
A. 아람 씨와 현이 씨는 뿅 태어났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아람 씨의 얼굴을 처음 그려냈을 때 (정말 오글거리고 웃기는 말이지만은) 이 사람은 이런 일들을 겪었겠다 싶었고,
반대의 성향의 사람을 상상하자 현이 씨가 태어났습니다.
두 사람이라면 (오글거리고 웃기는 말인 거 저도 정말 알지만) 이런 습관과 이런 말투가 있을 것 같다고 느낀 것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희람 씨를 이해하기 위해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행동할까 싶어 글을 적다 보면 저 멀리서 '아닌데!'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퍼뜩 들립니다.
덕분에 언젠가 날을 잡고 하루종일 아침부터 밤까지 희람 씨에 대해서만 고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아직도 잘 이해 가지 않는 면모가 많습니다. 참 복잡하고 어렵고 다정한 사람입니다.
△ 복.어.다 희람 😏
Q. 인물들의 성격은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발전한 부분이 많았을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절대 흔들리지 않는 큰 줄기를 정해 놓고 진행하셨나요?
A. 이야기가 들어가기 전부터 아람 씨와 현이 씨의 특징을 명확히 느꼈던 것 같습니다.
큰 사건들은 모두 ’이 사람이라면 이렇게 행동했을 거야‘ 를 기반으로 이어갔습니다.
아람 씨는 잘 넘어지지만 반드시 일어나는 용감한 사람, 현이 씨는 고요하고 새벽 같은 상냥한 사람.
이 두 키워드가 작품 전체를 끌고 갔다고 생각합니다.
Q. 캐릭터들 디자인 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들이 있었나요?
A. 외형 디자인은 작은 놈과 큰 놈, 태양 같은 분위기와 새벽 같은 분위기 등 대조되는 점을 위주로 찾았습니다.
특히 아람 씨의 홍조를 그리며 많이 즐거웠답니다.
선화 작업에서 품이 배로 들어가는 일이지만 그 볼만큼은 그리며 내내 행복했습니다.
현이 씨는 잘생기게 그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길쭉한 미인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 홍조미인과 길쭉미인
Q. 소설 같은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부드러운 그림체만큼 매 화 스크립트가 마음에 콕콕 박히더라고요.
44화에 ‘늑골이 떨리게 외롭다’라는 문장은 한참이나 들여다봤던 것 같아요. 이러한 대사들은 어떤 경험에서 나오는 걸까요?
A. 제가 경험한 것들도 있고, 상황을 묘사하고 싶어 그때그때 떠올린 것들도 많습니다.
말씀 주신 ’늑골이 떨리게 외롭다‘ 는 부끄럽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나온 말입니다.
언젠가 슬픈 일이 있었을 때 사람이 크게 울면 몸속의 늑골과 장기가 떨리는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이 바탕이었습니다.
평소 걸어가다 떠오르는 문장이 있으면 꼭 메모장에 적어두고 후에 작품에 사용합니다.
덕분에 제 핸드폰 속 메모장은 아주 엉망진창 이랍니다...
△ 보는 독자들 늑골도 함께 떨었던...
Q. 웹툰에서 흑백인 작품을 자주 접하긴 쉽지 않죠.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면도 있는 거 같습니다.
부분적으로 색을 넣으신 장면들이 있던데, 아람과 현이를 한가지 색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색으로 표현하고 싶으세요?
A. 아람 씨는 태양 같은 노란색. 현이 씨는 새벽같은 따듯한 푸른색입니다.
이야기 전체가 겨울을 배경으로 진행되지만 따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작품을 완결내고 나니 미숙했던 부분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아쉽지만 또 그게 연재의 묘미겠지요!
Q. 작품 후기에 아침 해 같은 아람씨의 탄생 이후 완전 다른 방향에 있는 사람으로 떠오른 게 현이씨라 하셨죠.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두 사람은 어딘가 닮아간다는 생각도 들고, 어쩌면 원래 조금은 닮아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현이가 아람에게 물들어 가는 걸까요? 아람이 현이를 몽글몽글하게 짜내는 걸까요? (…둘 다 같은 말일까요?)
A. 처음의 둘은 참 다른 사람입니다! 돌진하는 아람 씨에 비해 현이 씨는 느리게 흘러들어오는 사랑을 시작합니다.
출근길에 모르는 사이로 만나고, 퇴근길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이 씨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었다는 사실에 감탄합니다.
이후 개인 공간인 집에서 아람 씨의 고백을 듣고 조금은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넘어지는 일은 결국 막을 수 없고 막을 수 없는 일들은 언제나 무서우니까요.
하지만 그 뒤에도 아람 씨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서워도, 넘어져도 괜찮음을 보여줍니다.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요.
그걸 보고 배운 현이 씨가 후에 눈물이 나올 만큼 무서워도 냉큼 뛰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면 닮는다고들 하던가요? 아람 씨가 현이 씨를, 그런 현이 씨가 아람 씨를 변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닮아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 현이의 로맨스
Q. 아람의 플러팅 기술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저 정도 플러팅이면 동성이고 이성이고 사람 아닌 것들도 다 꼬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팟캐스트 방송인 ‘웹투니스타’에서 다룬 <흔하고 널린> 후기 방송을 보니,
초반부 직진 아람에 대해서 테트리스 게임에 빨간색 작대기만 나오는 것 같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주 그냥 연애박사 아람씨인데, 이런 연애기술은 작가님의 기술인가요? …연애 박사님 이신가요?
A. 크하하... 아람 씨는 참... 저와 다른... 사람이랍니다...😅
저는 연애를 할 때 언제나 바보 멍청이가 되기 때문에 아람 씨가 조금 부러워지네요.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저렇게 잘 알 수 있다니 그건 만화이기 때문에 가능한게 아닐까요.
아니면 다가가는 속도가 마침 현이 씨와 딱 잘 맞아 떨어지게 된 행운의 연속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부럽습니다 아람 씨.
△ 저걸 어떻게 참어.
Q. 앞서 스크립트에 대한 질문이 있었지만, 비언어적 표현 또한 두드러지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텍스트가 아닌 방법의 표현들이 와닿으려면 그만큼 연출력이 강력하게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액션물이나 장르물에서도 연출이 부각되지만, 단순히 컷이나 앵글을 배치하고 구성하는 것만으로는
비언어적인 표현이 독자에게 와닿기 쉽지 않죠.
콘티를 그리실 때 이런 부분을 염두하고 작업하신 편이었나요?
A.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는 콘티 작업이 가장 감정적 품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아직도 어려운 부분입니다만, 저는 대사 말고도 사람의 눈과 행동과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
많은 말을 전한다고 믿고 그걸 참 좋아합니다. 가끔은 단어보다 더 직관적이고 소리보다 더 시끄럽지 않나 싶습니다.
작업 내내 두루뭉술하게 느껴온 그 모든 것들을 캔버스 위에 재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정말 많이 즐거워했습니다.
△ 아람의 설렘이 고스란히 느껴지죠.
Q. 현이랑 아람이는 실존인물이죠?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나요?
A. 대한민국 포배시 포포구 배포동에 살고 있습니다.
주로 아침에 4759호선을 타고 출근해서 18129호선으로 갈아타기 때문에
출근 시간 배배역 환승구간을 찾으시면 종종 보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Q. 가장 좋아하는 대사와 좋아하는 장면을 뽑아 주세요!
A.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4화와 44화에서 나오는, '이게 나의 로맨스였다' 입니다.
현이 씨와 아람 씨가 각자 사랑을 향해 냅다 뛰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인데요. 진심을 다해 뛰는 순간들은 언제나 벅차게 느껴집니다.
△ 아람의 로맨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현이 씨가 43화에서 병원에 나와 승아에게 전화로 소리치는 씬입니다.
사실 만화 내내 고요하고 조용했던 현이 씨의 첫 비명이라 크게 마음을 울렸던 것 같습니다.
△ 사랑이다, 사랑이야 (흐뭇)
Q. 연재 중 가장 공들인 장면과 뜻하지 않게 오래 작업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 가장 오래 작업했던 회차는 외전 8화가 아닐까요. 파일을 한번... 날렸기 때문에 절반 이상을 새로 그려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공들였던 회차는 46화인 마지막화입니다.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본 적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많은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덜어내고 채우는 과정에서 많이 헤맸습니다.
마침내 완성하여 납고를 하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면서 웃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해냈다..! 의 기분이었습니다.
△ 모두들 위로받기를
Q.<흔하고 널린> 연재 중 그리면서 가장 즐거웠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A. 참 오랜 시간 동안 흔널을 그려왔기에 딱 하나를 꼽아내기 어렵네요. 너무 많습니다.
첫 팬아트와 첫 팬래터를 받은 순간, 퇴근 후 카페에서 콘티를 붙잡고 끙끙거리며 울던 순간,
한여름 그 더운 새벽에 안시우 씨네 댁에서 난닝구와 빨간 반바지만 입고서 열정적으로 흔널에 대해 이야기했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또 연재가 결정되고서 이 소식을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던 작가님께 알려드렸던 순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진심을 다해 응원해 주셨던 그 말들에 제가 얼마나 힘을 받았는지 모르실 겁니다. 잘 지내시기를 언제까지고 응원하겠습니다.
[Outro]
Q. 간단하게 나마 차기작 계획이나, 구상 중인 이야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차기작이 나오기까지 아마 조금 오래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분간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고 다듬으며 현생을 살아갈 것 같아요.
그래도... 뭔가를 또 그린다면 너무 다른 두 사람이 피 터지게 싸우며 맞춰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습니다.
학생물, 판타지물 등 여러 가지 시도해보고 싶지만 용기가 나질 않는군요...😅
Q. 앞으로 다양한 작품으로 만나고픈 작가님인데요, 언젠가 베테랑 작가가 된다면 꼭 도전해 보고싶은 장르라던가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A. 영상화가 가능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지만... 제가 쓴 이야기가 실체화되어 움직이는 게 너무 궁금합니다.
먼 훗날이 되더라도 꼭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Q. 긴 인터뷰에 답해 주시느라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애정 넘치는 댓글과 질문들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 기억에 남는 것들이나 대답하지 못하고 넘어가서 아쉬웠던 질문 있으세요?
A. 댓글과 질문들은 제가 그리는 원동력의 80% 이상이기 때문에 사실 거의 모든 글들을 기억합니다.
그중 기억에 오래 남으면서 미처 답드리지 못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아람 씨는 어떻게 그렇게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요?' 라는 질문인데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저 역시도 확신을 내리지 못해 미처 답을 드리지 못했었습니다만...
답변을 쓰는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 아람의 용감한 사랑
그러게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무엇이 아람 씨를 또 냉큼 뛸 수 있게 만들었을까요, 수없이 넘어지면서도요.
가끔 참을 수 없이 외로워질 때 무엇이 아람 씨를 다시 세상으로 나가게 했는지,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떤 이유에서 또다시 튀어나오는지요.
이 질문이 아마 제 다음 이야기에 꼭 반영되지 않을까요?
제게 귀한 물음을 던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작품으로 이 질문의 답을 드리고 싶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
Q. 마지막으로 <흔하고 널린>을 사랑해 주신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마음껏 부탁드립니다.
A.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냥 제가 보고 싶었던 이야기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세상에 던져놨는데,
독자님들께서 각자의 의미를 찾아주시는 과정을 보는 게 이렇게나 즐거운 일이 될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제 제게 흔널은 하나의 작품활동 그 이상의 의미가 되었어요.
가끔 스스로가 똥파리양말꼬랑지처럼 느껴질 때 '아냐. 난 흔널을 그려냈어!' 하고 고개를 든답니다.
모든 독자님들께, 응원해 주시고 즐겨주시고 느낀 점을 공유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저 역시 독자님들의 모든 흔하고 널린 일상을 응원하겠습니다. 또 봐요!
사랑합니다.💖
긴 인터뷰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