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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의 억-소리나는 연봉 이면에 숨겨진 그늘

잠뿌리 | 2016-10-12 08:55


웹툰 작가의 억-소리나는 연봉 이면에 숨겨진 그늘


최근 1년 사이 올라온 언론 매체의 웹툰 관련 기사를 쭉 보면 웹툰 산업은 1천억원대, 웹툰 플랫폼은 100억원대 수익을 올리고 웹툰 작가들이 평균 고료 4000만원을 번다면서 웹툰으로 돈을 엄청 잘 버는 걸로 포장하고 있다. 

일부 웹툰 작가들이 방송에 진출하면서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웹툰으로 돈 얼마나 벌어요?’라는 질문이고, 거기에 연봉 몇 억씩 받는다는 답변을 함으로써 억소리라는 수입이라며 연일 화제다. 

웹툰 작가 수입이 대기업 연봉이라던데요?’ 라는 말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유도하는 건 이제 웹툰 작가가 게스트로 등장한 예능 프로그램의 뻔한 레퍼토리가 됐다. 

방송에 출현하는 웹툰 작가는 상위 1%, 억대 연봉을 받는 작가는 그보다 더 적은데도 불구하고 웹툰 작가 수입이 높다는 긍정적인 보도만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재 작가 최고 수입이 얼마고, S~A급 작가는 월에 몇 천을 버느니 어쩌느니는 뉴스 기사에서 지겹게 다루니 그건 넘어가고 

방송에서 나오지 않고 기사로 잘 다루지 않은 웹툰 작가 수입의 이면과 환경에 대한 알아볼 시간을 갖자. 

보통, 웹툰은 주간 연재로 일주일에 한편씩 올라온다. 10일 마감을 선택한 작가는 10일 내에 마감을 해서 10일에 한번 씩 연재를 하는 것으로 전자는 월 4회 연재. 후자는 월 3회 연재다. 

웹툰 작가의 수입은 엄밀히 말하자면 월급제라기 보다는, 회당 고료비로 한달에 4회 마감을 지킨다는 가정 하에 대형 포털/거대 유료 플랫폼 기준으로 회당 50만원으로 기본 고료 200을 보장 받고 있다 

기본 고료 200은 해당 작품의 유료 연재분 수익이 200만원이 넘든, 넘지 않든 간에 최소한의 고료를 보장해서 준다는 것으로 장르 소설로 치면 보장 부수에 해당한다.  

보장 부수란 몇 부를 발행해 몇 부가 팔리던 간에 정해진 부수의 고료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200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 금액의 이면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방송, 뉴스, 기사 등 언론에서 외면하고 있는 웹툰 작가의 어두운 그늘이다.  

웹툰 연재는 플랫폼에 따라 일주일/열흘 마감 중 택일할 수 있지만, 어지간해선 일주일에 1. , 주간 연재로 작업을 해야 한다. 

그 일주일 동안 작업, 휴식 스케줄은 작가 본인이 자유롭게 짤 수 있고 주어진 기간 내에 마감만 치면 그만이지만 그 마감 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이 원고 한 편 완성해야 하는데 많은 작가들이 혼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주일 내에 아이디어를 짜고 그림을 그리고 채색까지 다 마친 후 편집부에 보내야 한다.  

일주일 내내 작업에 매달려야 원고를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 어려울뿐더러. 주간 연재에 공휴일의 개념이 없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명절이 오든 법적 공휴일이 오든 말든 원고를 하고 마감을 지켜야 한다. 

조금이라도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어시스턴트 고용이 필수지만, 기본 고료로는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기에 모자라서 궁여지책으로 채색만 도와주는 컬러 어시스턴트만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마감 지각 시스템은 엄격해서 1년 전 모 플랫폼에서 마감 지각 4분 늦었다고 휴재 처리시킨 사건이 생기기도 했다. 

플랫폼의 제재만 엄격한 게 아니라, 독자들의 정시 업데이트 체크도 엄격해서 밤 12시 되기 전에 딱 다음날 연재분이 올라와야지. 다음날로 넘어가 연재가 몇 시간이라도 지연되면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대형 포털에서 연재되는 모 인기 웹툰은 수년 전 작가가 부친상을 당해 휴재를 했다가 독자들의 악플을 받기까지 했다. 

작품의 순수한 재미와 완성도를 떠나서, 웹툰의 가치가 별점과 랭킹으로 매겨지는 현 시점에, 지각 연재와 휴재는 상상 이상의 패널티를 안겨준다 

작가가 병이 생기거나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해 휴재를 하는 동안 랭킹이 급락한다. 

일부 작가 지망생은 데뷔를 꿈꾸면서 자신이 저 자리에 있으면 지각, 휴재 하는 일 없이 잘할 수 있고, 그런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작가에게 있으니 작가가 알아서 피곤한 일 안 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지망생이 데뷔해 작가가 되어 단 1년 만에 혼자 원고하면서 마감 지키기 빡세다고 말하는 걸 봤을 때는 고사성어인 역지사지가 떠올랐다. 

연재하던 작품을 완결하고 나서,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준비하는 동안 들어가는 시간은 결코 짧은 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수입이 전혀 없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연재가 없는 기간 동안 웹툰으로서의 유일한 수입은 유료 연재분의 2차 수익인데, 이 부분은 기본 고료와 등가교환되어 수익 배분이 낮은 경우가 많아서 작품에 따라 전혀 수익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결정적으로 새로 준비한 신작이 반드시 된다는 보장도, 원고 완성의 기약도 할 수 없으니 웹툰 작가를 평생직장으로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작가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돼서 4대 보험 적용이 안 되고 퇴직금, 실업 급여 같은 것도 일체 없는 직종이다. 월차, 반차, 휴가의 개념도 없고 쉬면 쉬는 만큼 고료가 삭감된다. 

결국 일주일에 1편 연재하는 주간 연재는 마감이 빠듯한데 기본 고료는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기에 부족한 금액이라 작가 혼자 일주일 내내 원고에 매달려 모든 작업을 해야 하며 명절, 공휴일도 없고 경조사조차 지키기 어려운 하드한 스케줄인 데다가, 작품 완결과 신작 준비 사이의 무수입 기간. 그리고 차기작 등판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을 포함하고 개인 사업자라 4대 보험/퇴직금/실업 급여 같은 정부 보조금을 전혀 받지 못해서 환경이 열악하다  

물론, 웹툰계에 생겨난 이래로 웹툰 작가와 작품의 수가 많아지고 웹툰 플랫폼이 흥해서 웹툰 컨텐츠가 많은 발전을 이루었으며 잡지 연재 시대보다 나아진 건 엄연히 사실이지만.. 웹툰 시장이 마냥 블루 오션인 것도 아니고. 모든 작가들이 다 잘 먹고 잘 사는 지상낙원인 것은 아니다. 

연간 수입 수억원을 떠들어 대는 인기 웹툰 작가들조차도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거쳐 오면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고, 지금 현재는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압박감과 싸워야 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웹툰계가 지금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선 웹툰 작가의 작업 환경개선과 복지증진이 필요한데, 일부 인기 작가들의 수입적인 측면에서 웹툰의 성공 사례만 조명하면서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논의를 하지 않는 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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