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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 소녀 더 와일즈에서 볼 수 있는 장편 웹툰의 고질적인 문제점

잠뿌리 | 2016-11-10 09:29

소녀 더 와일즈는 2011년에 HUN 작가가 스토리를 맡고 제나 작가가 그림을 맡아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61029일에 전 260화로 완결이 났다 

무려 5년 동안 250편 넘게 연재되다가 완결된 작품으로 본래 네이버 일요 웹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1위 자리를 내어주고 순위권이 하락되었고 언젠가부터 별점 테러를 받다가 완결을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별점 테러도 괜히 벌어진 것은 아니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재되면서 생긴 문제들이 하나 둘씩 쌓여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본래 소녀 더 와일즈는 와일즈 리그라고 해서 작중 주요 무대인 와일즈 고등학교의 교내 리그로 여학생들이 출전해 격투를 하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작품 초반부까지는 이 와일즈 리그에 온전히 집중을 했고 제나 작가의 작화와 액션 연출이 기대 이상으로 나와서 여성 작가는 액션 묘사에 취약하다는 편견을 깨트릴 만한 근거가 한국 웹툰에서도 제시되어 웹툰 역사를 새로 쓸 만 했다. (그 편견을 일본 만화에서 깬 것은 아라카와 히로무 작가의 강철의 연금술사다) 

하지만 작중 와일즈 리그가 끝난 이후에 벌어지는 일상과 로맨스가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바닥이 너무 빨리 드러나 나날이 갈수록 재미와 완성도가 떨어졌고 끝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끝나서 오욕만을 남겼다. 

본작은 장편 연재물로서 생기는 문제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 패턴의 정형화, 늘어지는 전개, 캐릭터 인력 낭비, 메인 스토리의 실종과 장르 이탈을 지적할 수 있다. 

본작의 스토리는 한 가지 패턴이 계속 반복된다. 악역이 등장해 주인공에게 시비를 걸면 여캐들이 구하러 와주고, 악역이 여캐를 깔보고 허세부리다가 여캐랑 싸워서 탈탈 털리는 전개가 끝없이 계속 된다. 다람쥐 쳇바퀴나 뫼비우스의 띠 같은 느낌이랄까 

늘어지는 전개는 작중에 캐릭터들이 어떤 대치 상황에 놓였을 때 속 시원하게 싸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싸울 듯 말 듯 분위기만 잡아 놓고 계속 시간을 끌어 몇 달 동안 연재된 분량이 배경과 상황이 똑같아 아무런 진전이 없는데 그게 정형화 된 패턴과 안 좋은 의미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스토리의 재미와 완성도를 대폭 떨어트리고 거기서 독자들의 반발이 시작된 것이다. 

드래곤볼 애니메이션으로 치면, 나메크 행성편에서 Z전사들이 프리더 군단한테 탈탈 털리다 못해 우주관광 당하고 있는데 그놈의 손오공은 맨날 도착할 듯 말 듯 가오만 잡다가 다음 이 시간에~’로 넘어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필자가 고등학생 때 SBS에서 드래곤볼 Z를 방영해줬는데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손오공이 나메크성으로 떠났다가 도착하는데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  

캐릭터는 오랫동안 연재한 만큼 그 수가 매우 많은데 그중에서 제대로 밥값 하는 캐릭터는 극히 한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그냥 한 가지 이슈나 이벤트에 쓰고 버리는 패로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거나 배경 인물로 전락해서 인력 낭비가 심하다 

심지어 본래 레귤러 멤버이자 메인 히로인 트로이카의 한 축을 이루었던 이문영이 진작 히로인 후보에서 탈락해 주연에서 조연으로 격하된 걸 보면 말 다한 셈이다. 

메인 스토리의 실종과 장르 이탈은 작중에서 핵심적인 설정이었던 와일즈 리그가 끝남과 동시에 찾아왔다. 

와일즈 리그는 단순히 격투 대회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송재구의 성장과 대회에 출전한 여러 캐릭터들의 꿈과 고민을 그리면서 캐릭터와 스토리의 밀도를 높였는데.. 그게 끝난 뒤에는 싸우는 소녀란 설정이 부각되지 못하고 격투 액션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해서 본작이 가진 고유한 스타일을 잃어 버렸다. 

재구의 러브 스토리에 중점을 두어 액션물에서 로맨스물로 장르 이탈을 하게 되면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연애물이 됐다. 

근데, 그렇다고 해도 기본 캐릭터와 캐릭터 간의 관계가 있으니 연애물로서의 준비물은 충분히 갖췄으니 그대로 잘 만들었다면 평가가 달라졌겠지만, 현실은 제대로 된 로맨스를 보여주지 못한 채로 둔감한 것도 이쯤되면 범죄 수준인 주인공의 찌질한 행보가 어그로를 끌어서 독자들이 분노를 터트려 반발을 넘어서 원망과 저주를 가할 정도가 됐다. (오죽하면 연재분 댓글란에 주인공 재구를 죽이고 끝내자는 말이 빗발쳤을까) 

거기다 작품 전체를 통틀어 그렇게나 재구한테 헌신적이었던 최달달을 의도적으로 떨어트리고, 신분 차이로 재구와 접점이 별로 없는데 메인 히로인으로서 약속된 승리의 커플링을 보장 받고 푸쉬 받는 퀸을 보면 작위적인 설정의 문제도 보여서 로맨스가 온전히 완성되지 못했다. 

결국 완결까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해서 장편 연재물의 문제점만 잔뜩 보여주고 끝났다. 장편 연재물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보여주고 그렇게 되면 안 된다는 반면교사적인 의미만이 남게 됐다.

와일즈 리그의 끝과 함께 본편을 마무리지었다면 작품의 이름이 후대의 한국 웹툰사에 남을 만 할 텐데. 한국 웹툰사에 한 획을 그을 본격 소녀 격투 만화가, 격투 액션물로서 심화되지 못하고 갈 길을 잃어 방황하다 이토록 초라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다.

인명재천이란 옛말이 있어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는 뜻으로, 목숨의 길고 짧음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이걸 본작에 대입해서 보면 스토리 작가적 역량에 어긋난 무리한 장편 연재로 인기 연장의 꿈을 꾸다가 폭망한 것으로서, 지금 장편 연재를 하는 작가들은 언젠가 한 번은 자기 작품을 돌아보면서 생각의 시간을 가질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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