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니스 | 2016-11-14 01:48

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니스NICE 장 지 원


칼카나마가 정말 작정하고 그린 것 같다. 지난 '심과 안의 리가 뉴스' 편에서 시사뉴스만으로 패러디를 가득 채웠던 그가 이번에는 단 하나의 영상으로 이번 편 전체를 소화해냈다. 무려 지난 3일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다. 박 대통령이 시종일관 울먹이듯 읽어내린, '대국민 담와'부터 '내가 이러려고 ㅇㅇㅇ을 했나 자괴괌 들어'라는 웃지 못할 유행어까지 만들어낸 바로 그 담화 말이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이를 칼카나마는 어떻게 '대 리가 담화'로 재구성했을까? 라리가 11라운드를 한 경기씩 되짚으며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깨알 같은 멘트와 얼굴표정에 주목해보자. 참고로 칼카나마의 작화와 빼닮은 박 대통령의 표정을 찾아내 캡처하느라 조금 애썼다. 알아달라.

※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밖에서는 민중총궐기가 한창이다. 나는 고향에 홀로 남아 이렇게 글이나 따로 쓴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대 리가 담화'의 첫 번째 등장인물은 에스파뇰의 키케 플로레스 감독이다. 이기지 못하는 축구로 11경기 중 6차례나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바에 대해 하는 말로 풀이된다. 이 때 자막으로는 "공직자·선의의 도움 준 기업인의 송구"이 바뀌어 "구단주·선의의 승점 준 팀들에 송구"가 됐다.

저 자막은 대통령의 이 말을 줄인 것이다. "저와 함께 헌신적으로 뛰어주셨던 정부의 공직자들과 현장의 많은 분 그리고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간 뉴스로 밝혀진 정황, 대통령을 향했던 공직자들의 맹목적인 충성 그리고 반강제적으로 '삥'을 뜯겼으면서도 이면으로는 이권을 얻고자 했던 내용으로 보건대 저 문장에서 대통령이 언급한 이들의 "도움"이 과연 "선의善意"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다음으로 연대 앞에 선 이는 라스 팔마스의 왼쪽 윙어 호나탄 비에라다. 그는 발렌시아와 맞붙은 시즌 첫 경기에서 득점한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왔지만 지난달 30일 셀타 비고 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데 이어 이번 에이바르 전에서 페널티킥 골도 맛봤다. 어둠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탈 채비를 마친 호나탄 비에라"저도 수사에 임하고 필요하면 특검 수용"을 "저도 득점에 임하고 필요하면 PK 수용"으로 바꿔 말했다.

저 자막의 원천이 된 박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 과연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는 언제 시작될까?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이어서는 지난 여름 바르셀로나에서 말라가로 이적한 산드로 라미레즈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가 "역전 도와줄 사람 마땅찮아 도움 받아"온 인물은 1997년생 신예 미드필더 하비에르 온티베로스다. 이렇게 그의 도움(어시스트)과 산드로의 동점골로 말라가는 분위기를 반전시켜 역전승까지 만들어냈다.

산드로가 온티베로스의 도움을 받아 동점골을 뽑아내는 동안 박 대통령은 "개인사 도와줄 사람 마땅찮"다는 이유로 국정 전반에서 최순실에게 의지해 골은커녕 헛발질만 반복했다. 대국민 담화 전문에서 따온 해당 내용의 문장은 이렇다.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씨로부터 도움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습니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그 이유 아닌 이유를 박 대통령은 이렇게 밝혔다.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습니다." (...) 대통령의 남매(박지만, 박근령)가 그간 벌여온 "불미스러운 일"들을 생각하면 연을 끊은 까닭을 알 법도 하다. 그런데 그래놓고 옆에 낀 자가 무당이었다는 것이 큰 에러였다.

이 문제적인 내용과 자막을 레알 마드리드는 긍정적인 형태로 가져가 적용했다. "챔스 비기고 온 후 실점 행진도 끊고 지내"는 중이라고 말하는 이는 가레스 베일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3일 펼쳐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레기아 바르샤바에 3-3 깜짝 무승부를 허용한 뒤 사흘 뒤에는 레가네스를 상대로 3-0 완승, 오랜만의 무실점 승리로 마무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레스 베일은 최근 연이은 활약으로 '원조 우리형' 호날두의 부진을 틈타 '차기 우리형'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뒤이어 박 대통령은 본인이 최순실에게 의지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고 그 결과를 국민들 앞에서 되새겼다. 물론 그런 얘기들에 썩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 철저히 개인의 감정에 치우친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입니다.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박 대통령 대신 등장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표정이 섬뜩하다. 안타깝게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또한 그렇다. 현재 그들이 보이고 있는 기복에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강인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가 최근 무너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로스토프를 상대로 거둔 1-0 승리 이후 현재까지 매 경기 실점을 반복하는 중이다. 라리가로만 범위를 좁히면 지난달 2일 발렌시아와의 2-0 승리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무실점 경기가 없다. 더군다나 12일 현재 최근 5경기 성적은 3승 2패이며, 그중 2패는 모두 무득점 패배(vs 세비야 0-1, vs 레알 소시에다드 0-2)다.

참고로 대국민 담화 중 해당 자막이 흘러나오는 대목에서 유행어(!?) "내가 이러려고..."가 나온다. 4:35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이쯤에서 위에 이미 말했던 문장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가 축약된 자막이 이어서 등장한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는 선수나 감독이 아닌 심판이 대신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칼카나마의 웹툰을 보면 거의 매 편마다 라리가의 심판을 까는 것이 정례화돼 있다 싶기까지 하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심은 페널티라인 밖에서 일어났던 반칙을 보고는 페널티킥을 선언해버렸고 이는 결국 원정팀의 결승골로 연결됐다. 해당 장면을 보고 싶다면 이 링크로 들어가보자. (→ 오사수나 vs 알라베스 H/L) 문제의 장면은 0:55 때 나온다. 생각해보면 위의 두 짤에서 공통점이 엿보인다. 둘 다 선을 넘어서 판단하면 안 된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듭니다.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저기서 "이러려고"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언어영역 문제를 풀듯 수식관계를 따지자면 '국민들 마음을 달래려고'일 테다. 물론, 아버지가 통치했던 그 때와 지금과는 시대가 달라졌으니 적잖이 당황했을 수밖에.

저 자막은 현재 인터넷상에서 짤 생성기까지 나왔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대중들이 자괴감이나 난처함을 말할 때, 또는 그와 비슷한 상황을 돌려서 깔 때 애용된다. 발렌시아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의 "이러려고"는 '못 이기려고' 또는 '빈곤한 득점력을 지켜보려고' 정도가 아닐까.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한편 다음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는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골키퍼 프제미스와프 티톤이다. 티톤은 데포르티보가 1-0으로 앞서던 80분 그라나다의 다비드 바랄이 엔드라인 끝에서 찔러준 컷백을 잡으려다 놓치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골은 티톤의 자책골로 기록됐고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끝났다. 티톤으로서는 막아내고자 했던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얻어 가슴이 찢어졌을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했던 말에서 따온 자막이 토씨 하나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쓰였다. 전문은 이렇다.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입니다." "정반대의 결과" 이전의 목적이 정말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였는지는 수사가 진행되고 나면 밝혀질 일이다. 이미 저게 아니라는 걸 알 사람들은 다 알지만.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칼카나마의 설명에 따르면 "매번 2% 부족했던" 마누 트리게로스연일 맹활약을 펼치며 "사이비 미들·운, 결코 사실 아냐"를 증명해내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말했을 뿐 아직 증명하지는 못했다.

이쯤에서 대국민 담화 영상은 갑자기 카메라 각도를 바꿔 대각선에서의 클로즈업이 들어간다. 사실 해당 장면이 나올 때 박 대통령이 말한 내용은 이것이었다. "다시 한 번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습니다." 마치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결정적인 대사를 할 때 사용되는 카메라 무빙 같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자막 "사이비 종교·굿, 결코 사실 아냐"가 도드라지며 의도했던 감성 코드는 박살나고 말았다.


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0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79 '대 리가 담화'

끝으로는 리오넬 메시가 '대 리가 담화' 앞에 섰다. 박 대통령의 표정처럼 메시의 그것 또한 결연하다. 바르셀로나의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이 아무리 부상 또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그들에게는 MSN(메시-수아레즈-네이마르)이 있다. 이 가공할 공격진의 힘으로 세비야를 꺾은 바르사가 굳은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컷이라 보면 될 것 같다.

한편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의 막바지에 다른 쪽으로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안보가 매우 큰 위기에 직면해 있고 우리 경제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외의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되어서는 안 됩니다."라며 "더 큰 국정혼란과 공백 상태를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속히 회복해야만 합니다."로 담화를 마무리해나갔다. 그렇다. '나는 안 나가겠다'다. 

담화를 마치고 며칠 뒤인 지난 6일 청와대에서는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대통령 하야 있을 수 없다... 차라리 탄핵하라"며 오히려 으름장을 놨고, 12일 광화문 광장에는 100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칼카나마는 이 9분 남짓한 대국민 담화에서 지난 라리가의 10경기에서 적용할 만한 부분들을 찾아냈고 또 매끄럽게 풀어냈다. 여기에 얼굴표정이나 자막에서 매우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컷들에 몰입감을 높였다. '대 리가 담화' 편은 칼카나마의 촌철살인 같은 예리함과 꼼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웹툰이 아니었나 싶다.

그 덕에 나도 시사 이슈를 리뷰하듯이 웹툰을 리뷰한 듯하다. 당분간은 이러한 패러디와 이러한 리뷰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 전체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HkLUj5YsADA 

-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 전문 https://goo.gl/TaZMRu 


웹툰가이드 PICK
웹툰가이드 인기글

뉴스 전체

74.「와싯의 파스타툰 306」(상) 꽤 깊이 들어간 혀
니스 | 2017-06-01
웹툰의 망상 이야기 : 웹툰 IP 통합 크로스 오버류 게임은 어떨까?
잠뿌리 | 2017-05-31
[기획기사] 중국시장 진출 3 - 과연 텐센트가 답일까?
강태진 | 2017-05-30
73.「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405」(하) 갈 것인가 잔류의 길
니스 | 2017-05-30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웹툰, 중국에서 텐센트와 콰이칸 통해 서비스된다
관리자 | 2017-05-30
[기획기사] 중국시장 진출 2 - 불법 복제와 2차 판권
강태진 | 2017-05-29
[기획기사] 중국시장 진출 1 - 중국 콘텐츠 공룡 텐센트와 웹툰
강태진 | 2017-05-29
[기획기사] 웹툰 글로벌 시장진출의 문제점 - 언어의 장벽 #2
강태진 | 2017-05-29
[기획기사] 웹툰 글로벌 시장진출의 문제점 - 언어의 장벽 #1
강태진 | 2017-05-26
72.「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405」(상) I am Groot
니스 | 2017-05-25
色툰 별점평가 (야한데 야하지 않아-레진코믹스vs투믹스)
EditorAnne | 2017-05-24
웹툰과 VR의 결합, 과연 4차 산업 혁명이 될 수 있을까?
잠뿌리 | 2017-05-24
[와이랩] 와이랩, 무적핑크 작가를 주축으로 한 독립레이블 ‘핑크잼’ 설립
관리자 | 2017-05-24
[탑코] 탑툰, 국내 회원가입자 1400만 명 돌파
관리자 | 2017-05-23
웹툰의 장르/소재 이야기: 차원이동 판타지
잠뿌리 | 2017-05-23
[북큐브] 제1회 북큐브 로맨스/BL 웹툰 공모전
관리자 | 2017-05-22
[배틀코믹스] 배틀코믹스, 넥슨과 함께 '던전앤파이터' 공모전 개최
관리자 | 2017-05-22
웹툰의 망상 이야기 : 웹툰 소재의 예능 프로그램은 어떨까?
잠뿌리 | 2017-05-22
스스로의 정상성(normality)을 결정하는 삶에 대하여 <내 ID는 강남미인>
홍난지 | 2017-05-19
한국 웹툰 피규어. 키덜트 대상의 웹툰 피규어 제작 프로젝트는 언제든 환영이야!
잠뿌리 | 2017-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