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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칼럼] 웹툰의 조기종결 문제, 그리고 해법

잠뿌리 | 2016-11-15 00:37

지금이야 대형 포털 웹툰 플랫폼이 웹툰 작가와 작가 지망생한테 꿈의 직장이자 이상향이겠지만, 웹툰 시장이 개척된 지 얼마 안 된 초창기 때는 인류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척박한 땅으로서 수많은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일궈야 했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소위 말하는 공무원 철밥통 만화라고 해서 연재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가 점점 떨어지는 연재 정체 내지 노쇠 현상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버엔딩 스토리마냥 연재를 지속하는 작품이 많았지만.. 네이버 웹툰과 더불어 대형 포털 웹툰 플랫폼의 쌍두마차인 다음 웹툰은 전혀 달랐다.

다음 웹툰의 경우 초창기 시절에는 짧으면 8화 이내. 평타라도 치면 12. 조금 인기가 있다 싶으면 24화로 완결되는 작품이 많았다.

처음부터 짧은 분량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일단 도전과 실험 정신에 입각해 시작을 했다가 반응이 영 시원치 않으면 조기 종결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 다음 웹툰은 초창기 때처럼 조기 종결하는 작품이 거의 없어졌지만, 후발 주자인 비포탈 웹툰에서 발표하는 신작 중에서는 짧게는 12화 이내, 길어도 30화를 넘기지 못한 채 조기 종결하는 작품이 종종 보인다.

정식 연재로 작가 데뷔하는 것보다, 데뷔한 후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게 더 힘든 법이고. 그걸 반증하는 것 중 하나가 작품의 조기 종결이다.

작품이 조기 종결되는 것은 웹툰 플랫폼의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인 결정이다.

연재되는 모든 작품이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현실은 실패하는 작품이 성공하는 작품보다 더 많으며,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빠르게 작품을 마무리 짓고 넘어가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게 실리적으로 보면 맞다.

웹툰 플랫폼으로선 앞으로 뜰 가망이 없고, 적자가 생기는 작품을 작품 공급의 순환을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도 분명 문제점이 있다.

웹툰 시장이 기존의 출판 만화 시장과 다른 것 중에 하나가 작품 수가 워낙 많아서 공급 과잉을 이룰 정도인데 그게 가능한 건 진입 장벽이 낮아서 그런 것이다.

진입 장벽 낮은 게 어딘가 좀 삐뚤어지게 적용되어 네이버 파..왕 공모전처럼 말도 안 되는 기획 때문에 웹툰 전반의 질적 하락이 우려되는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작품 선정의 벽이 낮기 때문에 연재의 기회를 얻고 데뷔하여 작가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대성한 작가들이 많다는 이점도 있다. (다음의 강풀 작가, 네이버의 조석 작가, 이말년 작가, 주호민 작가, 귀귀 작가. 레진 코믹스의 레바 작가 등등)

출판 만화의 관점에서 보면 용납하지 못할 작화 수준이라고 해도 스토리의 재미가 있고 작가의 센스가 좋아서 작화 밀도가 낮은 것을 초월하여 예상 이외의 수작이 나올 수 있는 게 21세기 만화계가 맞이한 지금의 웹툰 시장이다.

그런데 작품의 조기 종결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상업적 수익과 반응에만 작품의 가치를 두고 있고, 반응 좋으면 한도 끝도 없이 연재를 지속시키면서 반응 안 좋으면 빛의 속도로 완결시키고 있어서 작품을 넘어서 웹툰 자체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뭔가 제대로 보여준 것 하나 없고, 본편 스토리의 전부는 고사하고 절반은커녕 게임 트레일러마냥 예고편만 보여준 채 끝난 게 한 두 작품이 아니라서, 작가와 작품 둘 다 낭비가 심한 것 같이 보일 정도다.

초기 기획보다 빠른 완결에 앞서 작가, 독자, 편집부가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을 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의 장르 소설 출판 경험상 완결을 짓는 건 글을 시작하는 것보다 어려운 작업이고 하물며 의도치 않은 빠른 완결은 십중팔구 유종의 미를 거두기 어렵기 마련이다.

어떤 작품이 흥행을 할지, 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가도, 편집자도 알 수가 없다.

그게 워낙 예측불허한 일이기 때문에 일단 연재를 시작하고 경과를 지켜보는 게 일반적인 순서이긴 하나, 작품의 조기 종결 문제로 인한 웹툰의 가치 손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 가치 손실이 완결 보장으로 인한 플랫폼의 물질적인 손실과 대치하고 있긴 해도, 그 두 가지 손실 사이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플랫폼이 사업체로서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건 분명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품 연재를 무슨 주식투자 손절하는 것처럼 다루는 건 좋다고 보기 어렵다.

시즌제가 조기 종결 문제의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즌제는 처음부터 완결 범위를 정해 놓고 작업을 진행하되 반응이 좋으면 다음 시즌으로 이어지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해당 시즌에서 종결을 짓는 것이라서 비교적 깔끔하게 끝낼 수 있다.

최소한 작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음 화에서 완결하란 통보를 받을 일이나, 독자로서 즐겨 보던 작품이 갑작스레 완결 공지가 뜨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

작품의 연재 지속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웹툰 플랫폼 차원에서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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