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82 '탄식만 나오는 핵심정리 리가뉴스'
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12.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Jornada 382 '탄식만 나오는 핵심정리 리가뉴스'
니스NICE 장 지 원
지난 패원짤 11편에서 한 누리꾼의 댓글을 받았다. 내용인즉슨 "이제 축구툰인지 시사툰인지 (...)"였다. 그러던 와중에 칼카나마는 '근심과 혜안의 리가 뉴스' 편에 이어 다시 한 번 시사적인 내용만을 다루며 우리 앞에 섰다. 제목은 '탄식만 나오는 핵심정리 리가뉴스'다. 지지난 주 있었던 라리가 13라운드의 10경기가 한 컷별로 정리된 칼카나마의 리가뉴스를 만나보자.
에이바르 대 레알 베티스의 경기에서는 17분만에 퇴장을 당하며 패배의 원흉이 된 크리스티아노 피치니가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칼카나마는 피치니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로 빙의시켰다. 이정현 대표는 현 상황과 관련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으나 지금까지 매우 잘 버티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충신이다. 그런 그가 지난달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야당의 압박에 대해 "나는 배신자가 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문제는 이 때 이정현 대표가 쓴 비유에 있었다. 그는 발언을 이어가며 "예수 팔아먹는 유다가 돼달라,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가 돼달라 이런 얘기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즉 이정현 자신은 유다 또는 베드로, 박근혜 대통령은 예수로 곧장 연결되는 것이다. 이정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얼마나 극진히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음으로 뉴스에 탄 이는 말라가의 새로운 스타, 1997년생 신예 하비에르 온티베로스다. 젊은 선수이니만큼 패러디도 어느 청소년의 코멘트를 따와 결합됐다. 지난달 26일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을 다룬 기사에서 촛불 모양 가면을 쓴 여고생 두 명이 등장했다. 촛불 가면도 멋졌지만 이들의 코멘트가 더욱 재기발랄했다. "내 모의고사 시험지보다 나라 상황이 더 안 좋아서" 집회에 참여했다는 것. "꺼지지 않는 촛불을 의미하고자"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촛불 모양 그대로인 가면을 쓰고 나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보며 알 수 있듯, 역시 한국인은 풍자와 해학의 민족이다.
동점골로 연결될 수 있었던 페널티킥 기회를 날려버린 스포르팅 히혼의 두헤 콥이 위쪽 컷 속에서처럼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모습은 지난달 22일에 있었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기자회견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날 김무성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으로 인해 초래된 보수의 위기가 보수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나부터 책임지고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보수의 썩는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인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는 것. 질의응답 중에는 "직접 탄핵 발의를 주도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는 JTBC 뉴스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어진 뉴스의 주인공은 제2의 메시로 불렸다는 파블로 피아티. 레가네스를 상대로도 2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그가 누구로 패러디됐냐면, 국정교과서 집필진 중 한 명인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다. 문제는 지난달 28일 있었던 국정역사교과서 관련 대국민담화 및 현장검토론 공개 기자회견에서 한 답변이다. 국정교과서 현대사 부분 집필진 중 역사학자가 한 명도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최대권 명예교수가 이렇게 답한 것이다. "역사학자 아니지만 내가 겪어봐서 안다." 이어서는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데 역사 전공이 어디 있냐. (역사 전공자보다) 더 잘 쓸 수 있다"라고까지 덧붙였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은 "역사교과서가 네 수필집이냐" "그건 네 일기장에다 써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음 소식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명언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의 한 부분이 제목으로 오른 가운데 발렌시아의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이 등장했다. 발렌시아의 새 감독으로서 경쟁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기만 한 현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는 지난달 28일에 뜬 기사 내용이 조합돼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2차 대국민담화 때에만 하더라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이 날 검찰의 대면조사를 끝내 거부한 것이다. "급박한 시국을 수습할 방안을 마련해 조사를 받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었다.
한편 승격팀 알라베스의 기세는 무섭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무승부를 거둔 것도 알라베스이며 바르셀로나를 꺾은 팀도 알라베스, 이번에 비야레알을 잡은 이들 또한 알라베스였다. 이와 비슷하게,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비밀문건을 최순실에게 전한 것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서였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 & 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부정을 저지른 것도 대통령의 지시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CJ를 압박하고 김영재의원을 지원케 한 것도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었다. 이외에도 이미 밝혀진 대통령의 공모범행만 7개에 달한다.
이 다음 등장인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블락킹' 얀 오블락이다. 오블락은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로 빙의됐다. 지난달 15일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청 앞에서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 회수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들은 끝내 대면 조사를 거부) 가장 큰 논란이 일었던 것은 말미에 유영하 변호사가 말한 이 대목이었다. "끝으로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 현재 박근혜 대통령은 각종 주사제와 비아그라 등 사생활 문제로 더욱 홍역을 앓는 중이다.
이어서는 셀타 비고와 그라나다의 경기가 다뤄졌다. 그라나다의 아르템 크라베츠가 어찌저찌해 만회골은 넣었으나 5백의 수비진은 무능하게 와장창 주저앉고 말았다. 이는 정호성 전 수석비서관의 녹음파일이 공개된 후 이 파일을 들은 검사들이 깊은 실망과 분노를 드러냈다는 내용의 지난달 26일의 보도가 패러디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과 관련해 정호성 전 수석비서관에게 지시했던 내용을 들은 검사들은 "10분만 파일을 듣고 있으면 대통령이 어떻게 저 정도로 무능할 수 있을까" "실망과 분노에 감정 조절이 안 될 정도"라 했다고.
이번에는 레알 소시에다드에 힘겹게 비긴 바르셀로나의 얘기다. 바르셀로나 팬들의 민심은 무겁게 인식하나 책임은 부심에게 돌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부심의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1실점을 덜었다. 이는 촛불집회를 바라본 여권의 유체이탈적 논평에서 따왔다. 지난달 26일 염동열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제 정치권은 대립 구도와 당리당략을 떠나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현 국면을 풀어갈 '정치적 시계'를 국민에게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는 "여당의 내홍을 솔직히 시인한다. 정국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인 것도 잘 안다"며 "그래서 국정의 한 축으로서 야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정치적 시계를 우리가 내기는 역부족이니 야당의 책임 있는 정치적 행보와 여야합의를 기대해보겠다'는 거였다. 원인제공자가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들리기 충분한 내용이었다.
라스 팔마스 대 아틀레틱 빌바오의 경기는 아리츠 아두리스가 퇴장당하며 빌바오의 패배로 끝났다. 축구에 '명예퇴장'은 없다. '명예퇴진'도 없을 거다. 지난달 28일 연합뉴스TV에서는 '친박 핵심 중진들, 박 대통령에 명예퇴진 건의하기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주류 측 중진 의원들이 이 날 비공개 오찬 회동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와 본인을 위한 명예로운 퇴진을 건의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다. 현재는 박근혜 대통령이 4월에 퇴진하느냐(김무성) 1월에 퇴진하느냐(추미애)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컷 속의 주인공은 서청원 의원으로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 중 대표격인 인물이다.
칼카나마가 이 웹툰을 발행한 날짜는 지난달 30일로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있은 지 하루가 지난 무렵이었다. 그는 갑작스런 상황에 만화를 다시 그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3차 대국민담화를 추가로 살짝 패러디하며 마무리했다. 칼카나마가 발췌한 문장은 두 문장이다. 하나는 담화문 중 일부의 "진퇴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내용, 하나는 담화문 발표 후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내용이다. 특히 '무거운 말씀' 어쩌구하는 부분에서는 라이브한 박근혜 특유의 화법을 그대로 옮겨봤다.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 여러가지 오늘은 무거운 말씀을 이렇게 드렸기 때문에 다음에 여기 또 말씀드렸듯이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서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고 또 여러분들께서 질문하고 싶은 것도 그 때 하시면 좋겠습니다. 예..."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유다 이정현 https://www.youtube.com/watch?v=seZxXn90NQU
- 시험지보다 나라 상황이 안 좋아서 https://www.youtube.com/watch?v=VbW6PDvakZI
- 김무성 대선 꿈 접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ltRFEIm-Mew
- 역사 내가 겪어봐서 안다 https://goo.gl/JC5X50 https://goo.gl/DMKLCY
- 대통령의 지시 https://goo.gl/OmTmlo https://goo.gl/w24Htm https://goo.gl/psaZPB
-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https://www.youtube.com/watch?v=bhYeXWU9Mfw
- 어떻게 저렇게 무능 https://www.youtube.com/watch?v=migtBBXx5_0
- 야권 책임 있는 행보 보일 때 https://goo.gl/7z0F1V
- 명예퇴진 건의하기로 https://www.youtube.com/watch?v=ijBucP5FODw
- 3차 대국민담와 https://www.youtube.com/watch?v=-_YcgUUpUl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