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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칼럼] 코믹 GT의 VR 웹툰, 의미를 모르겠다

잠뿌리 | 2016-12-19 10:00

[웹툰 칼럼] 코믹 GT의 VR 웹툰, 의미를 모르겠다


VR. 버추얼 리얼리티(Virtual Reality)의 약자로 뜻은 가상현실이다. 창작물에서는 전뇌공간 속 가상현실 세계에서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었는데, 지금 현재에는 헤드셋 형태의 VR 기기가 나와서 거기에 대응하는 소프트웨어도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 웹툰계에서도 웹툰 플랫폼 코믹 GT에서 코믹 GT VR’ 티져 앱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공개했다.

20169월에 처음 공개됐고 현재 본 어플로 서비스 중인 웹툰은 블레이즈, 최강그녀, 혼전연애, 암행전학생, 언밸런스X3 등 다섯 개 작품이다.

본 어플은 구글 카드보드 전용으로 제작된 어플로 헤드 트래킹 조작 방식을 지원하여 VR 헤드셋을 착용해 웹툰을 보는 것이다. 특정 영역을 2초간 바라보는 것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과연 웹툰을 VR로 봐야 하는지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일단, VR의 존재 의의는 가상현실이란 문제 그대로의 것으로 현실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걸 가상현실 속에서 접하는 것에 있다.

VR1인칭 시점으로 비행기구나 놀이기구를 타거나 혹은 고층 건물 위에서 줄을 타고 넘는 것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허나, 웹툰은 가상현실이 아니더라도 현실에서 쉽게 보고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굳이 VR을 사용해서까지 웹툰을 보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어플의 키워드가 편하게 누워서 만화를 보자는 개념이라는데, 현실에서도 그건 충분히 할 수 있다. PC까지는 아니더라도 휴대폰 모바일로 웹툰을 볼 때 충분히 누워서 볼 수 있지 않은가 싶다.

모바일로 웹툰을 보면 모바일을 손에 들고 있어야 하고, 웹툰 스크롤 내릴 때 손으로 조작하는 게 귀찮은데 VR로 보면 손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주장을 한다고 해도 그게 과연 무슨 메리트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상현실 속에서 오프라인 만화 보는 것처럼 페이지를 넘겨볼 수 있다!’는 것도 VR까지 안 가더라도 모바일 앱으로 충분히 구현이 가능하다.

실제 책을 넘기는 듯한 페이지 플립 효과가 적용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건 엄밀히 말하면 출판 만화의 페이퍼 뷰 방식으로 고정된 것이라 웹툰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 거다.

그리고 사실 코믹 GT는 다른 웹툰 플랫폼의 작품과 다르게 페이퍼 뷰 방식으로 만화를 제작한 뒤. 스크롤 뷰로 재편집해서 페이퍼 뷰/스크롤 뷰를 병행 지원하는 크로스뷰 시스템을 기본 탑재했기 때문에 페이지 플립 효과는 오히려 독자의 뷰어 선택권을 제한한다.

게다가 페이지 플립 효과가 아무리 책을 넘기는 느낌을 준다고 해도 직접 손으로 페이지를 넘겨보는 촉감은 구현되지 못했기 때문에 유명무실하다.

설상가상으로 가상현실 속 배경도 내 방, 건물 옥상 정도 밖에 없는데 왜 그런 곳에서 웹툰을 봐야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섬, 숲속, 산골짜기, 계곡 같이 같은 현실에 있어도 느긋하게 만화를 보는 것과 거리가 먼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했다면 또 모를까. 내 방, 건물 옥상 등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간에서 만화를 보는 건 이해가 안 간다.

결과적으로 현실에서 다 할 수 있는데 왜 굳이 가상현실에서까지 그런 것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의미를 모르겠다.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 움직이는 정적인 것을 기반으로 한 창작물은 VR에 적합하지만, 움직이지 않은 동적인 걸 기반으로 한 만화는 VR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새삼스레 알게 해주었다.

초밥을 데워 먹고, 아이스크림을 끓여먹을 수는 없다. 간혹 불에 구운 소고기 초밥이나 아이스크림 튀김 같은 변종이 생기기는 하나, 그런 경우에라도 초밥의 밥과 튀김 속 아이스크림은 본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태생적으로 성질이 맞지 않은 걸 억지로 엮으면 안 된다. 그것은 새로운 도전이 아니라 돈 낭비, 시간 낭비, 기술 낭비 등 3가지 낭비를 합친 3단 낭비 콤비네이션일 뿐이다.

그래도 웹툰에 있어 VR의 가능성을 보고 싶다면 이렇게 아무 의미 없는 VR 뷰어의 틀만 만들 게 아니라, VR용 웹툰에 VR로만 가능한 시각 연출과 기능, 효과를 줄 수 있도록 연구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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