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와싯의 파스타툰 293 '새해 이적 시장' (상)
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26. 와싯의 파스타툰 293 '새해 이적 시장' (상)
니스NICE 장 지 원
축구계에서는 1년에 두 번씩 축구경기 90분 외에도 많은 팬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기간이 열린다. 바로 겨울/여름 이적시장이다. 유럽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 팀들은 각기 한 시즌의 반환점을 돌았고 남은 반 바퀴를 마저 잘 돌고자 또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겨울 이적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탈리아 세리에A도 마찬가지다. 그 손길은 가장 세계화된 프로스포츠인 축구답게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중국까지 난리니 뭐 지난 6일까지 와싯이 바라본 세리에A의 새해 이적시장은 어떤지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가며 살펴보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와싯이 새해 인사를 터뜨린다. 해당 이미지는 '메탈슬러그'라는 일본의 액션슈팅게임에서 따왔다. 80~90년대생이라면 학창시절 문구점 앞이나 오락실에서 한 번쯤은 꼭 해봤을 게임이라 생각된다. HAPPY NEW YEAR로 정리된 네모박스는 게임 중 얻을 수 있는 무기박스로 컷 속 알파벳 상자 중 실제 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H(헤비머신건) 하나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앞서 서두에서 잠깐 설명했듯 와싯은 이번 이적시장의 강력한 이슈로 중국 슈퍼리그의 자본력을 꼽은 듯하다. 세네 부분에 각각 나뉘어 차이나머니에 유혹받는 유럽축구와 세리에A의 상황을 재미나게 그렸다.
첫 번째는 일본 만화 '바키' 시리즈 중 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세계관 중 최강으로 꼽히는 미야모토 무사시를 되살리기 위해 한 학자를 찾았는데 그 학자는 "나를 돈으로 사려고 하는 겐가! 날 모욕할 셈인가!"라며 꾸짖, 으려 하나 '라고 꾸짖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이었다'라며 ㅂㄷㅂㄷ 떨며 끝내 악수하는 장면이다. 황금만능주의란 우리에게 어떤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하는 3컷이라 할 만하다.
이처럼 중요한 짤이어서인지 와싯은 파스타툰 내에서 이 장면을 두 번이나 패러디했다. 벨기에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악셀 비첼(전 제니트)의 중국행과 파리 생제르망이 피오렌티나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를 노린다는 내용에서였다. 비첼은 중국행을 결심하면서 "가족을 위한 선택이었고 거절할 수 없었다"며 영화 '대부'에서의 대사와 비슷한 소감을 남겼다.
위 컷에서처럼 거부할 수 없는 제안으로 비첼을 영입해간 구단은 중국 슈퍼리그의 텐진 콴잔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팀의 감독이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적인 수비수였던 파비오 칸나바로다. 칸나바로 감독은 스스로 "공은 내 앞에서 멈춘다"라는 명언을 남겼으며 이 말로써 우리는 그의 수비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간접적인 포스로나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와싯이 이걸 패러디 소재로 썼다. 이렇게 말이다. "모든 선수는 돈 앞에 멈춘다." (...)
잠깐 순서를 바꿔 중국발 머니부터 짚어봤다. 이제부터는 순서대로 가본다. "허락보다 우승이 쉽다." 오직 유벤투스만이 쓸 수 있는 문장 같다. 이는 지난달 20일 나몰라패밀리가 찍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 CF 유부남 편에서의 클라이막스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주인공(김경욱)은 일렉트로마트로 아내와 쇼핑을 왔고 그곳에서 PS4를 만나게 된다. 그 앞에서 주인공은 금세 마음이 뺏기지만 '아, 한 달 용돈 이상인데. 담배 끊어? 술 마시지 마? 연말인데...'라며 고민에 빠지고 이내 아내가 내뱉을 각종 잔소리들을 상상하고 만다. 그러나 그 때 나몰라패밀리가 등장하고 LMFAO의 Shots가 울려퍼지면서 저 문구가 화면 전면을 덮는다.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 사기 전에 아내에게 허락받는 것보다 일단 지르고 나중에 용서를 구하는 편이 더 낫다는 진리가 담긴 문장이다. 유부남 편 CF는 나몰라패밀리의 도움으로 구매를 마친 김경욱이 아내에게 걸려 두들겨 맞으면서 끝난다.
이외에도 솔로 편에서는 '뭉치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가, 남친 편에서는 '데이트를 바꾸면 여친도 변한다'가 메인 카피로 등장한다. 그러나 둘 다 유부남 편보다는 임팩트가 떨어진다.
유벤투스 이야기를 계속 이어지고 제노아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한 토마스 링콘이 다뤄졌다. 그의 국적은 베네수엘라. 그런데 와싯은 거수령례하는 링콘의 손 위로 "윈도우10이 단돈 4000원"이라는 문구를 박아버리고 만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연휴 즈음 터졌던 베네수엘라 윈도우10 사태를 웹툰의 한 컷에다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이 때 베네수엘라에서 윈도우10의 가격은 현지 화폐로 2.299,00볼리바르였다. 이 돈을 달러로 환산하면 우리 돈으로 4000원 남짓밖에 되지 않으며 국내에서의 판매가격(31만 원)과 비교하면 1.4%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가격이 매겨진 까닭은 최근 화폐 개혁을 단행한 베네수엘라에 대해 MS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였다고. MS는 "해외에서 구입한 제품을 한국 계정에 등록해 사용할 수 없다"며 환불조치했고 이에 반발하는 소비자 측에서의 소송이 올해 초 시작됐다.
다음으로는 아탈란타 소속 선수들에게 여러 클럽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다소 난해해 보이기까지 한 이 컷은 과거 2005년과 2006년 사이 안정환과 관련돼 만들어진 한 짤에서 유래했다. 축구선수 이적과 관련한 키워드를 그대로 이미지로 옮겨 덕지덕지 붙였다는 점이 해당 짤의 큰 특징이다.
저것들이 각각 무엇인지 짚기 위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보자. 먼저 모래시계는 '초읽기,' 새(bird) 둥지는 말 그대로 '새(new) 둥지,' 신호등은 '청신호,' 하트가 날아다니는 전화기는 '러브콜,' 돌솥밥은 '한솥밥,' 교통표지판은 '(J리그) 유턴,' 오렌지색 머리의 남자는 가수 '이적,' (...) 그 바로 옆 지도는 '유럽,' 끝으로 전체 배경인 파도는 '급물살'을 뜻한다. 알고보니 굉장히 직설적인 짤이다.
상편에서 마지막으로 다룰 패러디의 주인공은 제노아다. 토마스 링콘과 레오나르도 파볼레티라는 제노아의 양 팔이 잘린 상태라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그 내용이다. 이 컷은 만화 '원피스'에서의 한 장면이 패러디된 것으로, 샹크스가 어릴적의 루피를 구하려다 해신류 후샤 D. 뉴에이지에게 한쪽 팔을 먹히고 난 후의 대사 "이 팔은... '새로운 시대(뉴에이지)'에 선사하고 왔지..."가 그 원조다. 나무위키에는 현재 원피스에서의 최강자 샹크스의 팔을 먹어치운 뉴에이지가 가장 센 놈이 아니냐는 농담이 적혀 있다.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메탈슬러그 무기 https://goo.gl/EAccdf
- 나를 돈으로 사려고 하는 겐가 https://goo.gl/KfUHtp
-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 https://goo.gl/VYqkLq
- 베네수엘라 윈도우10 4000원 https://goo.gl/GL3Cfd https://goo.gl/DyjxVc
- 새로운 시대에 선사하고 왔지 https://goo.gl/VJmTkv https://goo.gl/rxiI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