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와싯의 파스타툰 293 '새해 이적 시장' (하)
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27. 와싯의 파스타툰 293 '새해 이적 시장' (하)
니스NICE 장 지 원
와싯이 보여주는 세리에A의 겨울 이적시장 이야기, 상편에 이어 하편으로 바로 넘어가자. 남은 분량은 지난번 두 팔을 잃은 제노아의 또 다른 이야기를 소개하며 시작해보고자 한다.
이어지는 컷에서는 와싯이 직접 등장해 "같은 값이면 (잃어버린 양팔 중 하나인) 파볼레티가 남았으면 좋을 건데..."라는 말과 함께 "지오반니(시메오네)는 아버지 빨이에요. 아버지 덕으로. 클지 안 클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지오반니 시메오네를 평하고 있다. 그는 제노아의 젊은 공격수이자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의 아들이다.
이는 지난 2012년 대선이 있기 전 뉴스타파에서 보도한 영상 '박정희는 神입니다' 중 일부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 날 구미의 박정희 생가에서는 그에 대한 탄신제가 열리는 중 박정희-박근혜 부녀에 대한 칭송과 함께 일종의 불법 선거운동까지 펼쳐지고 있었다. "모두 박근혜 후보를 위해서"라는 논리로 제지하는 선관위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뉴스타파가 인터뷰한 한 시민의 발언이 저것이었다. "근혜 씨는 아버지 덕이에요. (중략) 같은 값이면 지만이가 나왔으면 좋을 건데..." 마약사범 등등 박지만의 범죄경력도 무시할 수 없을 건데.
다음은 피오렌티나다. 상편에서 소개한 베르나르데스키의 파리생제르망 이적설에 이은 밀란 바델리의 이적설이다. 본인의 이름과 같은 밀란행이 유력했으나 "현재는 붕 뜬 상태"여서 "이름값하는 줄 알았더니..."라고 중얼거리는 와싯의 작은 개그(?)도 아래 컷에 있다.
시한폭탄 사진으로 채워진 현재 컷은 황정민, 진구, 김민희, 김상호 주연의 2011년 개봉 영화 '모비 딕'의 한 장면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영화에도 이경영이 나오더라 정의로운 기자들이 대한민국의 음모론을 파헤친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짜임새가 어설프다는 평과 함께 성공하지는 못했다. 컷에서 따로 주목해야 할 것은 폭탄에 붙은 타이머의 숫자다. 원본짤과 패러디를 비교해보면 타이머의 숫자가 서로 다른데, 와싯이 그린 컷에 박힌 숫자 180630은 '18년 06월 30일 즉 바델리의 계약만료 날짜를 뜻한다!
그 다음 컷으로 곧장 "바델리를 사고 싶지만 돈이 없는 밀란"이 등장한다. 와싯이 밀란의 중국자본 인수에 대해 '인수되면 깨워주세요'라고 패러디를 그렸던 것이 한 달도 더 전인데 아직도 이런다. 컷 속 밀란은 거지가 됐고 그의 손에는 괜한 '기초 중국어' 책만 쥐어져 있을 뿐이다.
이 장면은 검색창에 '손현주 거지'라고만 치면 바로 나온다. 배우 본인도 "저게 아직도 돌아다닌다"며 민망해할 정도라고. 손현주의 거지 연기는 2004년 MBC베스트극장 '형님이 돌아왔다'에서 만날 수 있다. 참고로 해당 장면 속 거지가 들고 있는 책은 약간의 돈과 라이터 그리고 담배꽁초가 들어 있는 케이스다. (...)
밀란은 한 컷에서 더 다뤄지는데 그 주인공은 밀란의 10번 혼다 케이스케다. 버버리코트 차림의 와싯은 이 컷에서 "내가 아는 밀란 10번 중 최악이었어요"라며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 과거 밀란 10번의 주인공이었던 후이 코스타나 클라렌스 세도르프에 비하자면 역시 최악이 맞다. 그는 감독의 구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다시피 해 현재 출장 기록은 5경기(95분)뿐이다. 버버리코트를 입은 와싯은 영화 '타짜'의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하는 정마담(김혜수 粉)을 패러디한 것이다. 정마담이 영안실에서 시체를 확인하고 나가는 장면에서 나오는 정마담의 방백 "고니를 아냐고요? 내가 아는 타짜 중에 최고였어요"가 그것이다.
밀란을 장식한 마지막 컷은 보살이 돼버린 밀란 팬들이 드러누운 채 눈물을 흘리며 "니앙보다는 잘 하겠지"라며 중얼거리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컷 속의 누워 있는 불상은 중국 저장성 신창 현 소재의 대불사에서 만날 수 있는 말 그대로 대불이다. 대불사 내 암석동굴에 누워 있는 이 대불은 키가 37m이며 어깨까지의 높이만도 9m에 달한다. 콧대도 1.5m로 높으며 귀의 길이 역시 2.7m나 된다고. 이곳은 중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으며 동시에 AAAA급 풍경으로도 손꼽힌다.
끝으로 소개된 팀은 인테르다. 이 컷은 파리SG의 마르코 베라티를 인테르가 노리고 있다며 "가능성은 낮겠습니다만..."이라고 설명하는 문장 위에 등장한다. 저기서 보이는 모자이크 처리된 여자와 그가 하는 말 "이 남자는 인테르에서 어떨까?"는 과거 논란이 된 곽정은 칼럼니스트의 발언이 패러디된 것이다.
지난 2014년 방영된 SBS의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에 출연한 곽정은 칼럼니스트는 가수 장기하에 대해 "가만히 앉아 있을때 묵묵부답으로 말 수도 적어보이는데 노래만 시작하면 몸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있다.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상상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또 가수 로이킴에 대해서도 "키스 실력이 궁금한 남자"라며 수위 높은 발언을 이었다. 역시나 방송 직후 인터넷은 성희롱 논란으로 뜨겁게 불타올랐다. "남자가 여자에게 그런 말을 했으면 당연히 성희롱 아니냐. 곽정은의 발언도 똑같다"며 사과하라는 내용이 다수를 이뤘다.
그러나 곽정은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티스토리에 "성희롱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일을 뜻하지만 팩트는 기하 씨는 나의 그 발언에 대해 유쾌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라며 누리꾼들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당사자가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니 성희롱이 아니라는 말이다. 훗날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본인의 트위터에 "원하시는 사과말씀 드렸으니 인신공격은 그만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어서 와싯은 "(펠리페) 멜루와 요베티치를 처분하는 것만으로도 인테르는 무려 연봉 6백만 유로를 절약할 수 있다"며 "서랍 속에 묵힌 돈을 찾는 기분이라서 정말 좋아요"라고 말하는 인테르의 모습을 담았다. 이 컷의 원조는 지난 2008년 방영된 KBS의 교양프로그램 'VJ특공대'의 한 장면으로, 한 여성이 전 남자친구와 맞춘 반지를 포함한 귀중품을 현금 84만 원으로 교환한 뒤 좋아하는 모습이 모습이 담겼다. 해당 장면은 방송 후 편집된 짤방으로 남았고 인터넷에 떠오를 때마다 "한때 사랑의 징표가 저 사람에게는 단지 묵힌 돈에 불과했구나" 식의 악플이 뒤따랐다.
그러나 방송 후 4년 뒤인 2012년, 문제가 된 장면의 주인공이 직접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로써 입장을 남겼다. 요약하자면 영문도 모른 채 PD의 각본대로 출연한 조작방송 하나로 인해 지금까지 상처가 남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주장에 따르면 이를 찍은 PD는 "신세대다운 막장을 보여줘야 한다"며 "남자친구랑 헤어진 지 이틀만에 커플링을 팔러 온 여자 역할을 맡으라"며 아무 관련 없는 주인공을 갑자기 붙잡았고 그저 "써놓은 대사를 똑같이 말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인공이 망설이니 PD는 본인이 "바쁘다고 괜찮다고" 계속 닦달해 어쩔 수 없이 찍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논란의 소재로 남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글 말미에 "올려놓은 이들 스스로 그것들을 지워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것이 또 한 웹툰의 패러디로 돌아왔으니... 사정을 알게 된 입장에서 이 패러디를 소개하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다.
마지막 패러디들은 노장 골키퍼 마르코 스토라리를 영입하려는 밀란(위)과 안드레아 라노키아가 팔리지 않아 고민인 인테르(아래)와 관련된 내용을 한데 묶었다. 모두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 '풋볼매니저'에서 따온 컷들로 선수 개인에게 지시할 때와 이적시장 중 뜨는 장면들을 재미있게 바꿨다.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근혜 씨는 아버지 덕이에요 http://newstapa.org/565
- 모비딕 리뷰 https://goo.gl/boMWqr
- 손현주 거지 https://goo.gl/bKRia7
- 신창 대불사 https://goo.gl/YBbxD7 https://goo.gl/uh9Z6O
-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https://goo.gl/LdF9Nn https://goo.gl/g25qR3
- VJ특공대 반지녀 https://goo.gl/odXKAf https://goo.gl/WwKK8H
- FM 이미지 https://goo.gl/oVLecj https://goo.gl/uDO1v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