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 덴마, 초장기 주인공의 부재 문제. 셀과 덴마의 행방불명
양영순 작가의 네이버 웹툰 덴마는 요일 랭킹에서 상위를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오랜 기간 연재되면서 중위권을 지켰고 고유한 재미가 있어서 독자층의 충성도가 높다.
필자도 그 독자층에 속한다. 뭇시엘을 외치는 덴경대를 자처할 만큼 열렬한 독자는 아니더라도 매주 연재분을 꾸준히 챙겨 보고 있다.
꾸준히 챙겨 보는 만큼 재미에 대한 이견은 없으나, 꾸준히 챙겨 봤기 때문에 느껴지는 위화감이 하나 있다.
그 위화감은 바로 주인공의 부재다.
덴마는 타이틀을 보면 알겠지만, 본래 주인공이 덴마다.
덴마의 줄거리 소개를 보면 ‘특수한 능력을 지닌 악당 덴마가 꼬마의 몸에 갇혀 우주택배 업무를 하며 겪는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다. (뭐, 정확히는 다이크가 덴마 몸에 갇혀 있는 거지만)
초반부는 덴마의 우주택배 모험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가, 오랫동안 연재가 이어지면서 등장인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배경 스케일이 커져 어느새 우주택배를 초월하는 이야기가 됐다.
덴마는 덴마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인물로서 배경 설정상의 중요도가 매우 높아졌고, 덴마의 정체가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내용이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의 출현 분량은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계속 줄어들었고 지금 현재는 연재상 나오지 않은지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실버퀵에서 탈출하는 아담의 밤부터 시작해 덴마의 비밀이 담긴 덴마 프로젝트와 덴마가 다이크의 몸을 되찾고 고산 공작을 찾는 미래, 그리고 덴마와 가이린, 셀, 제트, 하도르의 관계 등등 떡밥은 계속 던지는데 회수된 것도, 진전된 것도 하나도 없다.
독자들 중 누구도 덴마가 나오는 걸 환영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덴마는 페이크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야, 셀!’하고 덴마가 셀을 부르면서 덴마 파트 이야기가 나오는 걸 우려하면서 학을 떼는 사람이 있다. 필자도 한때 그랬다.
허나, 지금은 덴마의 부재가 장기화되서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이 희박하다 못해 완전 사라졌고, 본편 스토리의 핵심적인 내용인 덴마 프로젝트가 진전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고산가와 엘가의 싸움과 고산과 패왕의 싸움, 8우주 마왕팀의 역습 등 계속 그쪽 인물들의 이야기만 하고 있어서 언제쯤 덴마의 이야기로 넘어올 수 있을지 모른다.
언제가 될지 모를 그날 덴마의 이야기로 넘어갈 때 과연 독자들이 거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주인공의 부재와 주인공의 비호감이 안 좋은 의미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라서 그렇다.
뭔가 엄청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결정적인 순간에 팟-터트린다고 해도, 그 덴마의 존재감이나 캐릭터의 매력이 8우주 마왕팀, 고산가 등 기존 캐릭터를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백경대를 넘어서 군단급 하이퍼 퀑들이 있는데 그 앞에서 덴마가 다이크 몸을 되찾아 무혈사신 드립치는 날에는 얼마나 민망할지 상상도 못하겠다.
덴마가 나오지 않는 덴마니까 재미있다는 우스개소리가 농담이 아닌 진담이 되면 때가 너무 늦어 버리는 게 아닐까 싶다.
지금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으니, 한시라도 빨리라고 할 수는 없어도 너무 늦지 않게 행방불명된 셀과 덴마를 찾아야 한다.
이게 무슨 8우주 마왕호를 타고 날다가 ‘그래, 기억났어. 주인공 이름은 덴마야!’라고 말하니 8우주 마왕호가 덴마호로 바뀌면서 ‘고마워, 이 만화 진짜 주인공 이름은 덴마야’이러거나, 양영순 작가가 현재 연재분을 늘어놓고 ‘여기에 주인공이 있냐?’라고 묻자 ‘아니요, 양작가님. 여기 주인공은 없어요’라고 답하자 주박이 풀려 캐릭터 일동에게 축하해요! 짝짝짝 박수 갈채를 받으며 덴마가 주인공의 자리로 돌아오는 상황도 아니고..
인기 없는 주인공이고, 비중에 비해 출현 분량이 적어 페이크 주인공 취급 받는다고 해도 본편 스토리의 코어 역할을 하는 만큼 그에 따른 진행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