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웹툰 추천] 어쩜 이렇게 뻔뻔할 수가. '안녕하세요, 당신의 스토커입니다.'
안녕하세요, 당신의 스토커입니다. / 작가 : 김탁 / 폭스툰 / 매주 월요일 연재
노골적으로 정체를 밝히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역시나 파격적인 프롤로그로 시작, 현재까지 연재 중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천연수’가 또 다른 주인공 ‘휴베르트’의 사무실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연수는 사업 자금을 빌려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대출을 받기 위해, 그리고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하기 위해 흥신소에 왔다.
흥신소의 직원들은 도련님(휴베르트)을 두고 무슨 의뢰인이 누구인지, 그의 사정이 무엇인지 신경 쓰지 않고 무슨 일이든 100% 수락하고 또 해내고야마는 수완 좋은 남자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이게 어찌 된 일인지. 휴베르트는 대출도, 첫사랑 찾기 의뢰도 모두 거절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연수를 병신이라 욕하기까지 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휴베르트는 직원들에게 연수를 적당히 처리하라(죽이라)고 명령을 내린다. 타인에게 관심을 보인 적이 없는 그의 행동에 직원들은 의문을 품는다. 급기야 연수에게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판단, 그에게 휴베르트를 유혹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상대는 굉장히 무서워 보이는 남자이고 자신은 애인도 있는데 유혹이라니. 당연하게도 연수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거절을 한다. 도대체 어쩌다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되었는지 신세 한탄을 하며 술을 마시다, 만취해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다음날, 연수는 낯선 곳에서 눈을 뜨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옷에는 피가 묻어 있고. 거듭 놀랍게도 자신이 누워있는 곳은 휴베르트의 침대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당황한 연수에게 직원들은 자초지종을 설명해준다. 전날 밤, 만취한 자신이 사무실로 찾아와 난동을 부리다 휴베르트를 다치게 하기까지 했단다.
이를 계기로 휴베르트는 연수에게 몇 가지 조건을 세운 계약서를 제시한다. 한쪽(연수)이 많이 불리한 일방적인 조건이었지만 연수는 자신 때문에 다친 휴베르트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순순히 계약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때부터 시작되는 당당하고도 뻔뻔한 스토킹!
이때, 연수에게 곤란한 일이 생긴 것을 감지한 ‘애인’, 한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삼파전으로 흘러간다. 연수의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고 말하는 한을 보며 휴베르트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마치 오래 전부터 연수를 봐왔던 것처럼 말하는 그에게 한은 기묘한 꺼림칙함을 느끼는데.
이렇게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나니 굉장히 어둡고 심각한 얘기인 것처럼 보이는데, 아니다. 개그 포인트도 많고 분위기도 발랄해 의외로 가볍고 재미있다.
물론 중간중간 끼는 회상에서 보여주는 과거 이야기는 묵직하고 진중해 일순 분위기가 변조한다. 그러다가도 또 다시 돌변, 한없이 귀엽고 산뜻한 전개로 돌아간다. 분위기가 자유자재로 변하지만 결코 흐름이 엉성하지 않고 전개도 자연스럽다. 스토리텔링에 능숙한 작가님의 저력이 엿보인다.
과거가 있는 남자들이 뻔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루할 틈이 없어 눈을 뗄 수가 없다. 발랄함 속에서도 착실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와 잘 수거되는 떡밥은 이 작품이 웰메이드 BL이라는 게 의심할 여지가 없음을 말해준다. 사실 필자는 오늘 처음 이 작품을 읽었는데 바로 정주행 해버리고 리뷰를 쓰는 중이다(!!!).
그 정도로 재미있는 작품이니, 꼭 읽어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