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너 이름이 뭐니? 공격덩어리입니다. <라리가위클리 390 '리가 미스터리' (하)>
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33.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90 '리가 미스터리' (하)
니스NICE 장 지 원
라리가 19라운드를 각 경기별로 2컷씩 엮어 리뷰한 '리가 미스터리' 하편을 이어서 뜯어본다. 남은 4경기에 대한 5개의 패러디다. 상편에서 언급을 못 하고 넘어갔는데, 이번에도 로랑 님의 댓글에서 도움을 얻었다. 같이 정보를 찾고 공유하는 사회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원하며!
... 이 짤의 원래 방송일자를 아는 분이 있다면 제보 바란다. 서두부터 '제보바람'을 붙이다니. (...) 이 짤이 개그우먼 박지선이 KBS '해피투게더'에 출연했을 때 나온 짤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언제쯤 방송에서 어느 상황 중 저 드립을 선보였는지 찾아보기가 어려울 따름이다.
박지선에 빙의해 등장한 주인공은 세비야의 8번 비센테 이보라다. 지난 라리가위클리에서는 강수지에 빙의해 '보랏빛 향기'를 부른 바 있다. 그런 그가 오사수나 대 세비야 간의 대결에서 3골을 넣었다며 "저는 공격 덩어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데,
그 중 한 골이 자책골이었다. 43분과 팀을 구하는 동점골을 넣었으나 63분 상대의 크로스에 발을 뻗어 저지하다 다시 뒤지게끔 하는 자책골을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보라는 1-2 상황이던 65분 집중력을 살려 재차 동점골을 뽑아내 2분만에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만하면 자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했다.
컷에서는 "암컷이든 수컷이든 맛있으면 그만 아닐까?"라며 되도 않는 논리를 말하는데, 이 컷의 원조는 일본만화 '하프앤하프' 중의 한 장면이다. 여주인공인 히나가 예전부터 좋아하던 남주인공 이츠키가 여자로 변했는데도 그를 향한 애정이 변하지 않았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암컷이든 수컷이든 맛있으면 그만 아닐까?"라고 말한 것이 하나의 짤로 남았다. 문제는 앞선 남자아이의 대사(질문)가 "저 여장남자가 좋아요?"라고 말한 것과 대답에서의 '맛있으면'이라는 표현이 주는 우리나라에서의 중의성 때문에 이상한 드립처럼 여겨지더라는 것 정도다.
다음은 아틀레틱 빌바오 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간의 경기다. 빌바오는 "공격의 핵심" 아리츠 아두리스와 베냐트 에체바리아 둘이 빠진 이 경기에서 "2골"을 먹고 "2골"을 넣으며 비겼다. 컷을 보면 아두리스의 악수를 오스카 데 마르코스(18번, 라이트백 및 라이트윙 겸직, 이 날 경기 1득점)가 씹고 아두리스는 무안한 듯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마르코스가 "형 없어도 골 잘 넣어요"라고 말한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컷은 지난 2012년 3월 16일 배우 김수현이 한 스포츠웨어의 광고모델로서 팬사인회에 나섰을 때 찍힌 한 모습을 패러디한 것이다. 사인을 마치고 일어나 팬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팬은 김수현의 손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사라졌고 허전한 손을 그대로 거두기는 뭣했는지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었다. 화이팅 같기도 하고 주먹감자 같기도 하고 이후에도 김수현에게서 유독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했고 그 때문에 '영고김(영원히 고통받는 김수현)' 또는 '김수현 악수실패' 같은 연관검색어가 따라다니게 됐다.
이어서 등장하는 경기는 레알 베티스 대 스포르팅 히혼 전. 원본 짤인 한 만화의 내용부터 살펴보자면 이렇다. A가 친구 B에게 "무는 개냐?"고 하자 A가 "ㄴㄴ 근데 공격은 해"라고 말한다. 그런데 개가 한다는 공격이 뭐였냐면 팩트폭행이었다! (...) 주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개는 분명 초면이었을 A에게 대뜸 "넌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야"라며 크리티컬한 공격을 때리고 만다.
이 만화의 출처는 사실 분명치 않다. 다만 해당 이미지파일을 이용해 그대로 구글 이미지검색을 해보면 러시아어로 드립을 친 만화들이 훨씬 더 많이 등장한다. 이미지는 같고 대신 말풍선(개의 팩트폭행)만 다르게 넣은 것들이 말이다. 아무튼 칼카나마는 이 짤 속 개의 입을 빌려 히혼을 상대로도 팩프폭행을 휘둘렀다.
이번 주 '패원짤'의 끝은 레알 소시에다드 대 셀타 비고의 경기로 장식한다. 이 경기는 코파델레이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홈에서 진 소시에다드 대 레말 마드리드 원정에서 승리한 셀타의 맞대결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셀타 비고의 패배. 이에 이아고 아스파스는 "국왕컵에 내 모든 몸과 영혼을 맡겼다 / 국왕컵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이변이니까" 라며 허세글을 남기고 만다.
위 컷은 10여 년 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유행했던 허세글의 대표격으로 손꼽히는 한 짤방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니까"의 패러디다. '중2병'의 개념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오글거린다'라는 말도 없던 시절이었다. 이걸 더 이상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 참고로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이변"에 힘입어 셀타 비고는 레알 마드리드를 합계 4-3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1차전 H/L & 2차전 H/L) 준결승 상대는 알라베스다. 용케 알레띠와 바르싸를 피했다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암컷이든 수컷이든 맛있으면 https://goo.gl/CcIiBK
- 영고김 https://goo.gl/pSMv7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