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번복을 알린 <싸우자 귀신아> 임인스 작가, 레진 코믹스로 전격 복귀
과거 네이버 웹툰 초창기 시절의 대표작 중 하나였던 ‘싸우자 귀신아’의 임인스 작가는 2015년에 웹툰 작가로서 은퇴 선언을 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7년 1월. 웹툰 작가 복귀 선언을 하면서 3월에 레진 코믹스에서 신작을 연재한다는 소식을 알려 왔다.
싸우자 귀신아는 임인스 작가의 대표작으로 시즌 1 연재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작가로서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해주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불명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싸우자 귀신아와 관련된 논란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다른 건 넘어가고. 이번에는 불안정한 연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싸우자 귀신 시즌 1은 제대로 완결됐지만, 시즌 2부터 큰 문제가 생겼다.
정확히는, 싸우자 귀신 시즌 2의 연옥 에피소드에서 임인스 작가가 무슨 이유인지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한 화의 내용을 날려 보냈는데 그게 병맛 개그로 포장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독자들을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한 뒤. 한국 상업 웹툰 사상 처음으로 한 화의 내용을 삭제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그려서 연재한 롤백(Roll Back) 사례를 만들었다.
이후, 싸우자 귀신아 시즌 2 완결 후. 싸우자 귀신 시즌 3: 라크리모사를 연재했지만 단 10화만에 연재 중지를 하고 은퇴 선언을 했던 것이다.
은퇴 공지 사항에서는 몸과 정신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작품을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아 은퇴를 결심했다고 나왔다.
장편 연재는 쉬운 게 아니고, 하물며 시즌제로 수년 동안 한 작품을 연재하는 것은 하드 난이도를 넘어선 베리 하드 내지는 매니악 난이도에 가깝다.
작가도 작가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니까. 장편 연재의 어려움을 겪고 끝내 작품 연재를 중단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허나, 보통은 연재를 지속할 사정이 되지 못하면 조기 완결을 하는 게 맞다. 연재 플랫폼이 망해서 연재할 사이트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여건이 되면 조기 완결로라도 작품을 마무리 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작가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어중간하게 연재를 중지해 미완성인 작품이 필모그래피 한 켯을 장식하는 건 작가로서도 썩 좋은 일이 아니고, 또 그 작품을 꾸준히 보고 지지해 준 독자를 저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그 최소한의 의무를 지키기 어려운 일이 있을 수도 있고 그 때문에 작품 완결의 의무는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이되 강제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일의 경우에는 싸우자 귀신아 시즌 2의 롤백. 싸우자 귀신 시즌 3의 연재 중단 및 웹툰 작가 은퇴의 사건이 연속으로 이어져서 독자의 관점에서 보면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은퇴를 번복하고 신작 연재로 돌아와도 기존 연재 작품을 제대로 완결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책임감 없는 작가라는 낙인이 따라 다닐 것이다.
그것은 모두 작가가 감수해야 할 일이다.
싸우자 귀신아 작가라는 타이틀로 쌓은 네임 벨류를 활용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게 신작 연재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신뢰를 잃는 건 한순간의 일이 될 수 있는데. 한 번 잃은 신뢰를 다시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니 이번 신작으로 복귀하는 게 왕의 귀환이 아니라 고난의 행군이 될 거다.
돌아오길 기다렸다는 말과 함께 샤이 애독자가 나타나 호응해주는 게 아니라, 믿고 거른다는 부정적인 시선과 또 연재하다가 찍-싸고 끝내겠지 라는 독자의 편견과 싸워야 하리라.
누구나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다.
임인스 작가의 대표작인 싸우자 귀신아를 중심으로 보자면 싸우자 귀신아 시즌 2의 롤백. 싸우자 귀신아 시즌 3의 연중&은퇴로 두 번의 기회가 날아갔다.
이번 3월에 돌아온다는 신작이, 임인스 작가로서 세 번째 기회라고 생각한다. 은퇴 번복은 지난 2년 동안 작가가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정일 테니 이번에는 부디 중도하차하는 일 없이 끝까지 무사히 연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