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37.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92 '겨울 이적시장 정리'

니스NICE 장 지 원

지난 8일 칼카나마는 1월 말일로 마감된 라리가의 겨울이적시장을 정리했다. 순서는 리가 1위팀부터 20위순이었으며 설명하는 문장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뜬금없이 대단한 패러디가 툭툭 튀어나왔다.

시작은 징계 등 이러저러한 문제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3강의 이적시장 리뷰였다. 출발은 아까 말했듯 1위부터, 레알 마드리드다. 내용은 유소년 선수 영입 규정을 위반한 데 대한 징계로 겨울이적시장을 외롭게 보냈다는 거다.

이 컷은 지난 2003년 MBC '섹션TV연예통신'이 가수 이효리와 인터뷰하던 중 캡처된 잇몸짤이 그 원조다. 당시 섹션TV측은 이효리에게 "건강을 위해 특별히 먹는 것이 무엇이냐"며 질문했고 이효리는 "산삼"이라고 답했다. 그 까닭을 물으니 답이 "밤에 외롭던데요!"였다. 원본짤에서 이효리는 긴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지만 지네딘 지단 감독은 그럴 머리도 없다는 게 포인트라면 포인트가 아닐까.

※리빙포인트 : 산삼을 먹으면 밤에 외로움이 없어진다!

징계를 먹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마찬가지였으며 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 징계가 따로 없었음에도 루머만 있었을 뿐 오피셜은 끝내 펼쳐보이지 못했다. 칼카나마가 3강을 앉혀놓고 한 말 그대로 "영입은 다 합쳐도 한 명도 안"됐다.

위 컷은 지난해 7월즈음 인터넷에 올라온 '탈모갤 영구차단짤'을 패러디한 것이다. 본래 방송은 BBC의 장수 축구 프로그램 'Match of the Day(MOTD)'이며 출연자는 짤 왼쪽부터 MC 개리 리네커와 패널 잔루카 비알리,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다. 짤에 따르면 개리 리네커는 이 셋을 앉혀두고 이렇게 농담했다. "이 분들이 현역 시절 넣은 골을 전부 합하면 무려 1095골이나 되는데요. 머리카락은 다 합쳐도 한 가닥도 안 되는군요."

저 말을 실제로 했는지는 필자 개인의 시간 관계상 알아내지는 못했으나 분명한 건 이거다. 저 방송이 우리나라에서 방영됐으면 2주 후 쯤 리네커는 사과문을 띄우지 않았을까?

다음 주인공 호르헤 삼파올리 세비야 감독은 "참 행복한 놈"이었다. 3강이 발이 묶인 사이 나름 꼼꼼하게 영입해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영입하고 싶다!"는 레알을 은근 놀리는 내용 같기도 하다. '난 하는데? ㅋ' 같잖나. 이 컷의 원조는 배우 유연석이 지난 2013년 11월에 올린 트윗이다. "연기하고 싶다!"는 후배가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그를 보며 "난 참 행복한 놈이구나. 아무리 촬영이 힘들어도 난 연기하고 있으니까 화이팅!"이라고 유연석은 썼다. 중요한 건, 아직도 안 지웠다는 거...! (아래 링크 확인)

세비야에 관한 얘기는 계속 이어진다. 삼파올리 감독 다음의 등장인물은 세비야의 이적시장 흑자를 이끄는 것으로 유명한 몬치 단장이다. 컷 속에서 그가 한 말은 이렇다. "축구계에 수익내기 올림픽이 있었으면 내가 금메달을 완전 휩쓸었을 거예요."

이는 뮤지션 노엘 갤러거의 과거 인터뷰 중 캡처에 대한 패러디다. 그가 한 말은 무려 "만약 영국에 마약먹기 올림픽이 있었으면 내가 금메달을 완전 휩쓸었을 거예요."였다. 다만 이것도 MOTD와 마찬가지로 짤방만 찾았을 뿐 본래 동영상은 찾지 못해 왠지 모르게 찝찝하다. 저 발언은 영국식 영어 그대로 듣고 싶다고!

이어서 몬치 단장은 자기네가 수익이 더 높다고 말한 페르난도 로이그 비야레알 회장을 디스하기까지 한다. "무슨 약 하시길래 이런 영입을 했어요?"라고.

이 컷은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시즌8 14화 중 오토 만이 한 대사 "What were you guys smokin' when you came up with that?"을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 생각을 했어요?"로 맛깔나게 번역해서 유명해진 짤이 원본이다. '이치와 스크래치'에 새로이 등장하는 푸치의 성우를 뽑는 과정에서 나온 질문인데, 이에 대한 감독의 답은 "We were eating rotisserie chicken."이었다고. (...)

다음은 파리 생제르망... 이 아니라 라스 팔마스가 주인공이다. 우나이 에메리 파리 감독이 지켜보는 저 땡깡 부리는 아이는 헤세로, 진상을 부린 끝에 고향팀 라스 팔마스로 임대를 가는 데 성공했다. 

이 컷은 보다 정확한 원본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으나 필자가 당장 찾은 것은 저게 최선이다. '엄마는 반드시 돌아온다' 또는 '세상의 중심에서 뽀로로를 외치다' 정도로 검색이 가능한 짤로, 깨끗한 공공장소 바닥 한 가운데에 드러누워 시위하는 한 어린이의 모습이 사뭇 처절하면서도 경건해 보이기까지 하다. 대형 쇼핑몰에 가면 우리도 간혹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다. 

이 컷은 특정 팀에 대한 설명은 아니고 "당장 시급한 곳을 강화하기 위한 성격"을 부연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졌다. 원조는 역시 또 김성모 화백이며, 짤이 등장하는 작품은 성인극화 '늑대파'다. 본래 내용은 아들의 돈을 빼앗은 깡패들을 혼내주며 돈을 돌려주든 말든 너희는 더 맞아야 한다고 더 때리는 거다. 그런데 대사가 요상한 탓에 불멸의 짤방으로 남았다. "돈 내놔 새끼야!"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

칼카나마는 여기서 "필요 없어!"를 "필요 있어!"로 바꿔버렸다. 그만큼 겨울이적시장이 급하다는 걸 표현하고자 한 거다.

김성모로 쉬어간 다음 칼카나마는 말라가 얘기로 다시 넘어간다. 주인공은 마르틴 데미첼리스로 에스파뇰로 간 지 반 시즌만에 팽당해 돌아온 그의 모습을 그려냈다. 

원본짤의 주인공은 Mnet의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에 출연했던 원썬이다. 1세대 래퍼로 한국 힙합 역사에 중요한 인물이며 그는 하나의 명대사를 남겼다 "Pass하면 All Pass예요. 왜냐면은 짬에서 나오는 그, Vibe가 있을 거예요." 그러나 정작 본무대에서는 "올드한 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광속 탈락하고 말았다. 짬은 짬이고 올드는 올드였다.

이어서는 발렌시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문제의 장면은, 발렌시아가 공격을 강화했으나 발렌시아 팬인 칼카나마가 "수비가 더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보로 감독이 희번득한 눈으로 "너같이 감이 좋은 팬은 싫어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컷의 본래 주인공은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에 등장하는 쇼우 터커라는 군부 소속 연금술사다. 요는 자신의 지위를 지키고자 비인간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그의 진실을 파헤치던 에드를 향해 한 말이 저 대사다. "너같이 감이 좋은 꼬맹이는 싫어해."

마지막 패러디의 주인공은 중국자본에 인수됐으나 차이나머니 덕을 영 못 보고 있는 그라나다다. "영원히 고통받는" 루카스 알카라즈 그라나다 감독의 모습은 애니메이션 '거인의 별'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짤의 이름은 '혼자 생일파티'지만 본래는 크리스마스 파티라고 한다. 주인공인 호시 휴마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고 초대한 친구들을 기다리지만 엽서와 전보만 받을 뿐 아무도 오지 않아 끝내 멘붕에 빠져버리고 만 모습이고 말이다.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밤에 외롭던데요 https://goo.gl/mq2Gcj 

- 유연석 트위터 https://goo.gl/c4p8tP 

- 무슨 마약하시길래 https://goo.gl/YpVB5i 

- 경력에서 나오는 vibe https://goo.gl/JEiPao 

- 너 같이 감이 좋은 꼬맹이는 https://goo.gl/Mb6Efh 

- 혼자 생일파티 https://www.youtube.com/watch?v=dPTpY-60wl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