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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장르/소재 이야기: 차원이동 판타지

잠뿌리 | 2017-05-23 10:29

웹툰의 장르/소재 이야기: 차원이동 판타지


차원이동 판타지는 보통, 현대인이 현실에서 판타지 세계로 차원이동하여 넘어가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장르를 뜻한다.

최근 일본에서 라이트 노벨 원작 애니메이션/만화 중에 차원이동 판타지 소재의 것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어 필자가 웹툰 업계에 종사하는 지인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문득 그 화제가 떠올라서 거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현재 일본에서 유행하는 차원이동 판타지물은 한국 장르 소설계에서는 이미 유행한 지 10년이 지난 장르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차원이동물 자체의 역사는 일본이 더 빠르다. 한국에서 차원이동물이 유행하기 전어 먼저 일본에서 해당 장르의 소설/만화가 많이 나왔다.

허나, 지금 현재 일본에서 유행하는 차원이동 판타지는 과거에 나온 그것들과는 다르다. 2013년에 게임 판타지 소설 소드 아트 온라인이 히트를 치면서 일본의 인터넷 소설 투고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가 크게 흥행하면서 너도나도 인터넷 소설을 투고해 붐을 일으켜 라노벨 신작을 대거 점령해 시대의 유행을 이끌어낸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차원이동 판타지물로 일본 웹툰/웹소설로 수출하면 성공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종종 나온다. 이건 사실 차원이동 판타지물이 한창 유행할 때 소설을 접하고 또 차원이동 판타지물을 직접 쓰거나 그린 적이 있는 작가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한국형 차원이동 판타지물을 그대로 웹툰화시켜 일본 시장에 내놓는다고 성공을 할 수 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건 무리라고 본다.

한국의 차원이동 판타지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2000년에 청어람에서 출간된 사이케델리아가 한국 차원이동 판타지의 시초는 아니더라도. 한국 이고깽 판타지 소설의 초석을 다지면서 한국 장르 소설계에 차원이동 판타지 붐을 일으켰다.

한국형 차원이동 판타지물의 별칭인 이고깽은 이세계 고등학생 깽판물의 줄임말로 소위 말하는 양산형 판타지의 조롱으로 쓰이는 멸칭이다.

한국형 차원이동 판타지물은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간 뒤 기연을 통해 강력한 힘을 얻어 소드 마스터/9서클 대마법사 등이 되어 그 세계를 평정하는 전개가 즐겨 쓰이는데, 이건 한국이 판타지 소설만 흥한 게 아니라 그 전에 무협 소설이 흥했기 때문에, 무협지의 특성과 결합되어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당시에는 환협지(환타지+무협지)란 말도 종종 쓰였고, 아예 무협 세계의 주인공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는 소설도 있었다.

주인공이 한없이 강해져 이세계를 제패하는 내용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사이케델리아로부터 10년 동안 무수히 많은 차원이동 판타지물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장르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클리셰란 이름의 고정된 틀 안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저 차원이동하는 대상만이 바뀔 뿐이었다. (고등학생부터 주부, 샐러리맨, 군인, 역사 속 위인, 심지어 개까지 이동한다)

지금 현재에 와서는 퓨전 카테고리로 안착되어 역차원이동물, 이세계 환생물, 대체역사물 등으로 세분화되었지만 여전히 이세계 무쌍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의 차원이동 판타지물은 태생적으로 라이트 노벨이고, 실제로 그쪽으로 책이 출간되며 그걸 원작으로 만화/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 때문에 한국형 차원이동 판타지물과 비슷한 듯하면서 전혀 다르다.

주인공이 모종의 사고 혹은 신의 실수로 죽었다가 이세계에서 환생해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성장하거나 모험을 해서 악당을 물리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아리따운 미소녀들과 하렘을 이루는 전개를 즐겨 쓰며, 또 소드 아트 온라인이 유행의 초석을 다졌기에 RPG 게임 요소가 들어간 작품이 많다. (한국식 차원이동 판타지물의 마법 체계가 초기에는 서클제였다가 후기에 마나 사용이 됐고 검기가 존재한다면 일본식 차원이동 판타지물은 마법이 MP제고 검기가 스킬로 치환된다고나 할까)

그게 일본식 차원이동 판타지물의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식 차원이동 판타지물의 클리셰와 달라서, 변환 작업 없이 그대로 들이미는 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시장을 노리고 차원이동 판타지물을 그리겠다고 한다면 최소한 일본 독자들은 같은 차원이동 판타지라고 해도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부터 먼저 파악해야 한다.

한국에서 차원이동 판타지 붐이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우리 입맛에 맞는 걸 그대로 일본에 수출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일본 수출용이라면 수출용답게 일본 독자들 입맛에 맞게 조리해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보다, 일본의 차원이동 판타지물 유행은, 2015년 한해에 출간된 이세계물만 약 200여개에 가까울 정도로 공급 과잉으로 장르적 포화 상태에 이른 것 같은데 과연 그 유행에 미래의 성공을 맡길 만할지는 모르겠다.

4년 만에, 너무 많은 작품이 나왔기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작품 자체적으로 클리셰 비틀기 내용이 나오며, 한 개인이 아닌 식당, 편의점, 주점 같은 가게가 통째로 이동하는 작품들이 나와서 클리셰에서 벗어나는 걸 보면 서서히 유행의 끝이 보이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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