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웹툰 작가의 인터뷰 논란. 과연 작가만의 문제일까?

잠뿌리 | 2017-02-21 16:23

웹툰 작가의 인터뷰 논란. 과연 작가만의 문제일까?



최근 모 웹툰 비평 매체에서 레진 코믹스 소속 환관제조일기’, ‘여자 제갈량의 김달 작가의 인터뷰가 올라온 게 논란이 되어 SNS가 들끓고 있다.

필자가 기억하기에 인터뷰에 참여한 김달 작가는 해당 인터뷰를 진행한 웹툰 비평 매체에서 고평가하는 작가다. 그 매체 오픈 초기 때 김달 작가의 작품 감상이 바로 올라왔고, 그 이외에 필진 종합 평가부터 매체 관계자의 트위터에서도 김달 작가에 대한 호감을 계속 표시해 왔다.



웹툰 작가의 인터뷰 논란. 과연 작가만의 문제일까?
김달 작가의 <환관제조일기>, 레진코믹스 연재


하지만 이번에 그 매체에 올라온 김달 작가 인터뷰는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해당 매체가 끊임없이 표현한 김달 작가의 호감도를 생각해 보면 악의적으로 인터뷰를 해서 왜곡할 것 같지는 않은데, 보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인터뷰 매체의 악의가 느껴진다고 하는 거 보면 확실히 어떤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쿨시크함을 가장한 작가의 무성의한 대답과 특정 사이트의 사람을 의도적으로 도발하는 듯한 발언,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창작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는 것 등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게 온전히 그런 말을 한 작가만의 문제일지는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이건 인터뷰이기 때문에 작가 이전에 인터뷰어와 매체 그 자체의 문제다.

작가가 인터뷰를 하면서 문제 발언을 했다면 그걸 사전에 거르고 편집을 해야 하는 게 매체에서 한 일이며, 그 전에 처음부터 문제의 여지가 있을 만한 민감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인터뷰어가 지켜야 할 소양이다.

헌데 이번 웹툰 작가 인터뷰 논란에서 인터뷰를 기획한 매체에서는 아무런 편집도, 수정도 하지 않은 채 작가의 발언을 전부 날 것 그대로 기록하여 인터뷰랍시고 올렸기 때문에 스스로 문제를 자초한 것이다.

해당 작가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하면서 이전에 다른 매체와 인터뷰 경험이 두 번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하는 인터뷰가 3회 째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건이 터진 걸 보면, 내용 이전에 인터뷰 방식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표방하며 아무 말 대잔치를 권장한다고 해도. 인터뷰 끝난 뒤 충분한 편집을 해서 올리는 게 정상적인 방식이다. 편집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전적으로 매체의 잘못이다.

그걸 작가의 탓으로만 돌려서 작가가 딱 그 정도 사람 밖에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주객전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웹툰 작가의 인터뷰 논란. 과연 작가만의 문제일까?

김달 작가의 <여자 제갈량>, 레진코믹스


편집의 문제 이외에 또 다른 문제를 찾아낸다면, 인터뷰 내용을 작가와 작품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무슨 사상을 검증하듯 인터뷰를 진행한 부분이다.

인터뷰를 통해서 그 작가의 작품관과 작품 철학, 스타일에 파고들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게 아니라.. 매체의 편견 속에서'이 작가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다'라고 딱 이미지를 정의해 놓고 인터뷰에 들어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터뷰어가 묻는 말마다 족족 아니다. 그런 의도 없다. 그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부정하는 말이 계속 나오는 걸 보면, 매체의 인터뷰 안에 짜 놓은 어떤 특정한 프레임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작가가 저항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느낌도 살짝 든다.

기본 상식적으로 볼 때 이번 인터뷰는 사후 편집 없이 그대로 올리는 게 너무 말이 안 돼서.. 어쩌면 매체에서 인터뷰의 핵심으로 보는 특정한 질문에 대해 작가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고,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한 매체 측에서 분노하여 작가를 엿 먹이려고 무슨 녹취록 공개하는 것 마냥 아무런 수정, 편집 없이 인터뷰를 실어 올린 걸지도 모른다는 음모론적인 추측마저 든다.

결과적으로 이번 웹툰 작가 인터뷰 논란의 가장 큰 폐해는 무편집 문제다. 웹툰 작가. 아니, 작가를 떠나서 매체에서 누군가와 인터뷰할 때는 사후 편집에 꼭 신경 써야 한다. (이게 무슨 아프리카 TV 같은 라이브 생방송도 아니고 뭐 하는 짓인가)

인터뷰 편집은 권장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고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매체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다. 그런 기본적인 것도 없이 무작정 인터뷰를 진행하는 건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해로운 일이다.



웹툰가이드 PICK
웹툰가이드 인기글

뉴스 전체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미국 ‘애니메 엑스포 2017’현장에서 해외팬들의 뜨거운 호응
관리자 | 2017-07-13
[와이랩] 와이랩 ‘부활남’, 2017 SPP 웹툰어워드 대상 수상
관리자 | 2017-07-12
[BICOF] BICOF, 스무 살 '청년'이 되다
관리자 | 2017-07-11
웹드라마 열일곱 포토툰. 네이버 웹툰 연재 논란. 최악의 무리수(無理數)
잠뿌리 | 2017-07-10
폭스툰의 웹툰 기본 계약서 공개. 웹툰 플랫폼의 솔선수범(率先垂範) 사례.
잠뿌리 | 2017-07-07
[배틀코믹스] 배틀코믹스 ‘LOL’ 팬아트 공모전 개최
관리자 | 2017-07-06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축제 ‘애니메 엑스포 2017’ 참가
관리자 | 2017-07-03
웹툰 플랫폼의 일방적인 연재 종료. 모두에게 안 좋은 최악의 자충수(自充手)
잠뿌리 | 2017-06-28
[NHN엔터테인먼트] NHN comico, 한국 웹툰 제작사 대상 글로벌 전략 설명회 개최
관리자 | 2017-06-28
웹툰에서 배운 리얼 페미니즘 (좋아하면 울리는 / 설희 / 아 지갑 놓고 나왔다)
EditorAnne | 2017-06-27
[탑코] 탑툰, 드라마 영화 제작법인 ‘이야기 동맹’ 설립식 성료
관리자 | 2017-06-22
웹툰 작가의 악플러에 대한 고소. 해도 될까? 하지 말아야 할까?
잠뿌리 | 2017-06-22
성인 웹툰=포르노 폄하에 대한 변(變)
잠뿌리 | 2017-06-19
[투믹스] 투믹스, 2천만 뷰 웹툰 ‘올리고당 더 무비’ 옴니버스 영화로 제작
관리자 | 2017-06-16
한국 웹툰 작가 고수익의 일반화를 경계해야 한다
잠뿌리 | 2017-06-15
[탑코] 탑툰, 드라마 영화 제작법인 ‘이야기 동맹’ 설립 “본격 OSMU 사업 시동건다”
관리자 | 2017-06-15
네이버 웹툰 신작 오늘부터 주군 일진 미화 논란
잠뿌리 | 2017-06-13
네이버 웹툰 용이 산다 성소수자 희화화 관련 논란
잠뿌리 | 2017-06-09
웹툰과 음악의 1+1. 장르 접목의 진화는 현재진행중.
잠뿌리 | 2017-06-08
[와이랩] 슈퍼스트링 게임 캐릭터 6종 추가 공개
관리자 | 2017-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