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 애니메이션 PV 공개.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도
2016년 12월 15일에 오영석/백승훈 작가의 웹툰 <독고>의 애니메이션 PV가 공개됐다. 2017년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고 애니메이션 제작을 맡은 곳은 투니버스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아동용 공포 애니메이션 '신비 아파트: 고스트볼의 비밀'을 만든 각테일 미디어다.
90년대 출판 만화 시대 때는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이 활발하게 제작되어 공중파 TV에서 방영을 했지만, 출판 시장의 침체기 이후로는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자체를 거의 만들지 않다가 웹툰 시대에 들어선 이후에는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을 종종 만들어 방영했다.
KBS1에서 방영했던 신태훈/나승훈 작가 원작 <놓지마 정신줄>. MBC에서 방영했던 지강민 작가의 <와라! 편의점>. 애니맥스에서 방영했던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등이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중에 잘 알려진 작품이다.
10대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작품들이다 보니 웹툰의 애니메이션화 선발 주자 역할을 맡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10대 이상의 연령대를 수용할 수 없다는 한계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독고> 애니메이션 PV 공개는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10대 시청자만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20~30대 시청자를 노린 작품이란 것 자체가 근래 보기 드문 것이다. 정확히는, 2014년에 개봉한 '고스트 메신저 극장판' 이후에 3년만의 일이다.
'고스트 메신저 극장판' 이후에도 한국 애니메이션은 꾸준히 나오긴 했지만 극장판과 TV판을 막론하고 대부분 10대 혹은 10대 이하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작품만 나왔었다.
그 때문에 20대 이상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것에 일말의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기존의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이 10대 취향에 맞췄기 때문에 개그 일상물로 장르가 획일화되어, 그 이외의 장르가 가진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외면 당해왔다는 걸 생각해 보면 감회가 새롭기까지 하다.
웹툰의 장르 중 애니메이션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는 액션이다. 동적인 움직임을 중심으로 한 액션 웹툰과 애니메이션의 만남은 물과 물고기의 사귐으로 수어지교(水魚之交)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웹툰 박용제 작가의 <갓 오브 하이스쿨> 같은 경우도 비록 게임으로 나오긴 했으나, 그 게임의 애니메이션 홍보영상은 상당한 퀼리티를 자랑해서 차라리 게임이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였다.
네이버 웹툰 원현재 작가의 <스페이스 차이나 드레스>도 원작의 액션 묘사와 연출이 손에 꼽을 만큼 높아서 과거에 애니메이션 데모가 완성되어 첫 공개됐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기대감을 들게 했었는데.. 그만큼 액션 웹툰은 애니메이션에 최적화되어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 공개 예정이라서 아직 나오려면 한참 남았고, 웹툰 원작과 애니메이션은 작품적으로 별개로 봐야 하니 흥행 가능성은 예측할 수 없으나, 웹툰 IP의 활용적인 부분에서 액션 웹툰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알아보면서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의 장르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부디 좋은 결과물이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