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50.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97 '승패선고' (상)

니스NICE 장 지 원

칼카나마는 지난주 라리가위클리를 통해 지난 11일(토)~14일(화, 한국시각) 사이 열린 라리가 27라운드 10경기를 한 컷씩 정리해 리뷰했다. 그런데 이번에 패러디를 따온 형식이 역시나 예사롭지 않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건 선고의 순간을 한 컷 한 컷 따와 패러디한 것이다.

마치 지난 '패원짤' 7화에서 소개했던 라리가위클리 '대리가 담화' 때와 흡사한 구성이었다. 이번 '승패선고' 또한 뉴스속보 자막이 흘러가는 시간대에 맞춰 패러디할 경기들을 알맞은 내용으로 바꿨다. 그리고 각 장면마다 등장인물의 얼굴 각도와 표정 등을 세심하게 잘 잡아냈다. 출연자는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소추위원장이었던 권성동 바른정당 의원 그리고 이동흡 대통령측 변호사였다.

에스파뇰 대 라스팔마스의 경기부터 시작한다. 점유율은 역시 승패를 결정짓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일까. 라스팔마스는 경기 중 무려 68%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4실점을 얻어맞으며 점유율 32%를 기록한 홈팀 에스파뇰에 패하고 말았다. 

이 때 쓰인 "승패 결정은 점유율 묻는 것 아냐"는 "탄핵 결정은 형사상 내용 묻는 것 아냐"라는 앞부분에서 따 왔다. 전문을 인용하면 이 날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헌법상 탄핵소추사유는,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고 여기서 법률은 형사법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탄핵결정은 대상자를 공직으로부터 파면하는 것이지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음으로는 말라가 대 알라베스의 경기가 등장했다. 말라가의 동점골이 터진 직후인 72분 알라베스의 주하이르 페달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선수 10명으로 승리 가능"을 알라베스는 직접 보여줬다. 이 순간 쓰인 자막은 "재판관 8명으로 탄핵 심리 가능"이었다.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8인 재판관에 의한 선고가 9인으로 구성된 재판부로부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아홉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중략) 결국 심리를 하지 말라는 주장으로서,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권한정지상태라는 헌정위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는 결과가 됩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여덟 명의 재판관으로 이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상 헌법재판소로서는 헌정위기 상황을 계속해서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해 8인 체제로의 탄핵 심판을 그대로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서는 세비야 대 레가네스 간의 맞대결이다. 세비야의 프랑코 바스케스가 문전에서 가슴팍으로 넣은 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며 논란이 인 끝에 1-1 무승부로 종료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경기의 주심이 "바스케스 오프사이드 분명하지 않다"고 말하는 부분은 "문제부 직원 부당 해임 분명하지 않다"가 패러디됐다.

이 부분은 탄핵사유 중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였는지" 여부를 살필 때를 표시한 자막이었다.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하여 직업공무원제도의 본질을 침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피청구인이 노태강 국장과 진재수 과장이 최서원(최순실)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인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유진룡이 면직된 이유나 김기춘이 여섯 명의 1급 공무원으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도록 한 이유 역시 분명하지 아니합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다음은 발렌시아 대 스포르팅히혼 전이다. 다니엘 파레호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발렌시아 공격진이 여러 차례 기회를 무산시킨 끝에 1-1로 비기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이 때 칼카나마는 "파레호, PK 득점 의무 없어"를 "대통령, 세월호 직접 구조활동 의무 없어"라는 자막 그리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권성동 바른정당 의원의 얼굴로 패러디했다.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모든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안겨 준 참사라는 점에서 어떠한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러나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하여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라며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못박았다. 

상편의 끝은 셀타비고 대 비야레알 간의 만남으로 마무리한다. 칼카나마는 유효슈팅 1개와 무득점에 그친 셀타에 반해 "유효슈팅 성실의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여도 무방하다다는 그릇된 인식이 남겨지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에 이를 지적한다는 보충의견"을 제시한 행운의 결승골을 넣은 주인공 로베르토 솔다도를 비췄다.

해당 말풍선은 판결문 말미의 2개 문장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고, 다만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서는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답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그런데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결국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라며 또다시 탄핵사유를 반박했다.

그렇게 자막은 "직책 성실성 여부는 탄핵 소추 사유 아냐"라고 깔렸고 칼카나마는 "유효슈팅 여부는 패배 소추 사유 아냐"로 바꿔 썼다.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박근혜 탄핵심판 선고 https://youtu.be/Ub4KYSsMtuw 

- 탄핵 결정 판결문 https://goo.gl/vc7VKp 

- '나쁜사람' 노 국장 & 진 과장 https://goo.gl/Qxexi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