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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웹툰=포르노 폄하에 대한 변(變)

잠뿌리 | 2017-06-19 16:29

성인 웹툰=포르노 폄하에 대한 변(變)

한국 웹툰이 지금 이만큼 성장을 하게 된 것은 일반 웹툰으로만 이루어낸 것이 아니다.

성인 웹툰이 등장하고 흥행하면서 ‘유료 웹툰’에 대한 인식을 정착시키면서 웹툰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운 것이다. 성인 웹툰의 본격적인 등장 이전까지는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변하지 않았었다.

무료로 인식되어 있던 웹툰을 유료로 바꾸면서 성인 웹툰이 곧 수익과 직결되어 현 시대의 유행하는 장르가 되었다. 비포탈 유료 웹툰 플랫폼은 처음부터 성인 웹툰을 밀었고, 최근에는 대형 포탈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에서도 조금씩 성인 웹툰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인 웹툰은 수익이 분명하고 수요가 높기 때문에 작품 수가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어지간한 퀼리티로 도전을 했다가는 순식간에 묻혀버리기 쉽상인 거다.

성인 웹툰 중에 스토리 좋고, 그림 잘 그리는 작품이 은근히 많은 것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기에 그런 것이고. 그것은 곧 성인 웹툰이라고 해서 대충 헐벗게 그리고 떡치는 것만 나온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방증한다.

그래서 대세를 쫓아 꿀 빠는 게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것이라서 결코 쉽게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 웹툰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차갑다. 한국 웹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한몫하고 웹툰의 유료화 개념을 제대로 정착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런 사실을 철저하게 부정당하고 활기찬 만화계의 기회를 엿먹이는 포르노 시장으로 폄하되기 일쑤다.

성인 웹툰이 흥하는 게 시장이 성숙되지 못하다고 하는 건, 곧 성인 웹툰의 주요 소비자층인 성인 독자를 탓하는 일이 되는데 이건 창작자로서 지양해야 할 일이다. 창작일을 하여 상업적으로 판매하여 돈을 버는 사람이 소비자와 시장을 탓하는 건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장르 소설 쪽에서도 이러한 부류의 발언들은 늘 존재해 왔다. 시대의 유행을 탓하고, 시장을 탓하고, 독자를 탓한다.

필자도 작가로서 밑바닥 인생을 전전해 온 루저 오브 루저라서 심정적으로 이해는 간다. 2002년에 프로 데뷔하기 전에 당시 잘나가던 차원이동 이세계 깽판 고딩물. 통칭 이고깽물 유행하는 거 보고 ‘어휴,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다. 독자들이 중고딩들이라 뜨는 거야’ 그렇게 투덜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20대 젊은 날의 치기였다. (그때의 중고딩 독자들이 지금은 30~40대 아저씨들이 됐다)

현실은 내가 부족하고, 내가 모자라면 그냥 폭망하는 거다. 내가 시대를 너무 앞서 갔다.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 이건 다 정신승리 대사다. 30대 중반이 넘어간 지금 생각해 보면 평생 이불킥 확정인 것이었다.

물론 성인 웹툰이 단기적으로 바짝 돈을 버는데 급급해 플랫폼 측에서 그쪽으로 올인하니, 일반 웹툰이 등한시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성인 웹툰을 무작정 포르노라고 폄하하면 안 된다.

우려하는 것과 폄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성인 웹툰의 존재가 일반 웹툰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우려는 할 수 있으나, 일반 웹툰의 기회를 빼앗은 성인 웹툰은 만화계랑 상관없는 포르노 시장이다! 라는 건 폄하다. ‘만화계랑 상관없는 포르노 시장’이란 말 자체가 성인 웹툰을 같은 웹툰으로 보지 않는 거다.

일반 웹툰이 빛이고, 성인 웹툰이 어둠이라면, 어둠의 존재를 인정하고 어떻게 빛의 길로 나아갈까 고민하고 연구하는 게 정도(征途)지, 어둠은 썩 물럿거라. 세상이여 빛으로 가득하라! 라는 건 정도의 탈을 쓴 사도(邪道)다.

중2병스럽게 말하자면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이요, 빛과 어둠이 있기에 그림자가 존재하는 법이거늘, 어찌 세상에 빛만이 가득하라는 건가?

비단 만화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창작계에 장르적 귀천이 있어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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