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신작 오늘부터 주군 일진 미화 논란
네이버 웹툰 ‘MY OH’의 박카린 작가의 신작 ‘오늘부터 주군’이 2017년 5월 8일부터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를 시작했는데 1화부터 구설에 올라 별점 7점대를 기록했다.
어지간한 작품은 별점 9점 이상을 주면서 별점에 관대한 네이버 웹툰에서 첫 시작부터 별점 7점을 받은 건 이례적인 일인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늘부터 주군의 내용은 문제아 고등학생인 해도영이 소위 말하는 일진 짓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후 조선 시대의 왕세자로 부활하는 환생물이다.
문제가 된 것은 1화에 나오는 주인공 해도영 자체다.
작중 해도영은 자칭 노는 고딩 17살로 소위 말하는 일진으로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데. 빵셔틀 하나 잡아서 뚜드려 패고 얼굴에 유성 사인펜으로 숫자를 적어 놓고선, 공을 차서 맞추려고 했다가 피하니까 또 서슴없이 폭력을 가했다.
그래서 첫 화를 본 독자들로 하여금 왕따 가해자, 인간쓰레기로 인식되면서 혹평 댓글이 이어졌다.
안 그래도 네이버 웹툰은 10대 취향의 강한 작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일진 미화물이 거의 하나의 장르 수준으로 양산되는 상황에서. 왕따 가해자인 일진 캐릭터를 미화한다는 인식을 안겨주어 논란이 된 것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가해 행위를 미화한 것은 아니고. 이렇게 썩은 일진 애가 조선 시대 왕세자가 되어 여러 가지 사건 사고를 겪어 정신 차려 착해진다는 클리셰를 따른 것이지만.. 그런 내용을 파악하고 주인공이 개심하는 결과를 기다려 줄 정도로 독자의 인내심이 강하지는 못하다.
‘왕따 가해자가 왕세자로 환생했다!’ 여기서 보통, 왕세자가 돼서 직싸게 고생한다. 이게 맞는 것일 텐데.. 이건 생각을 안 하고 ‘존나 나쁜 놈이 왕족으로 환생해서 호의호식한다=미화했다’ 이렇게 해석한 거다.
독자의 입장에서 주인공은 감정 이입의 대상이기 때문에, 기존의 일진 미화물이 흥한 것이고 ‘미화’라는 문자 그대로 긍정적인 모습만 묘사한 것에 비해, 본작은 부정적인 묘사로 시작했기에 독자들이 감정 이입을 하려다가 거부감을 느껴 반발하는 거다.
거기에 추가로 평소 일진 미화물에 대한 반감을 가진 독자층이 코에이의 삼국지 게임에서 민충(민심 충성도) 떨어지면 민란 벌어지는 것 마냥 우르르 들고 일어서서 문제가 더 커진 감도 있다.
현재는 1화에서 문제시 된 내용은 아예 삭제해서 수정했고, 1화 작가의 말에서 박카린 작가의 사과문이 올라온 것으로 해결됐다.
근데 이건 본래 작가가 사과할 만한 일은 아니고, 또 이런 것으로 인해 창작,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을 일은 아니다. 작가의 말 그대로 주인공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한 과장된 설정이며 그런 게 들어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본작은 인터넷에 연재하는 작품이고. 또 댓글이 항상 열려 있어 독자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올라오기 때문에 독자의 반응이 좋지 않은 게 댓글로 나타나는 것 또한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그 반응을 피드백으로 받아들이고 개선할지. 묵살하고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작가의 선택 사항이고. 박카린 작가는 전자를 선택한 것이기에 내용을 수정하고 사과문을 올린 것이다.
이번 일이 시사하는 것은 민감한 소재를 다룰 때는 항상 주의하고 신중히 생각해야 하고. 주인공은 독자들이 감정 이입을 하는 대상이니 한창 신경 써서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어떤 내용을 만들 때 보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웹툰 작가가 작품은 혼자 그려도, 그 작품을 연재할 때는 그것을 구독하는 독자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걸 새삼스레 알려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