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 탑툰 관련 역 블랙리스트 계정 사건
레진 코믹스 블랙리스트 사건이 커지면서 작가들이 항의 시위도 하고, 공중파 방송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 매체가 다루고 있어 관련 기사도 올라왔고, 이미 많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최근 탑툰이 BL관을 오픈하여 새로운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그 소식이 SNS을 통해서 알려지자, 반 레진 연대 진영에서 탑툰이 과거 클로저스 성우 교체 사건 때 관련 발언을 한 작가와 계약을 해지한 부정한 플랫폼이라면서 탑툰과 계약한 작가를 배신자 취급하는 여론이 불거지면서, 결국 해당 작가가 사과문을 올리고 탑툰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그에 관해 탑툰이 2년 전의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올리기까지 했지만, 아예 이번 일을 레진 / 탑툰 사태로 규정하고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는 계정이 생겼다. 문제는 그게 탑툰과 계약한 작가와 그 작가가 계약 소식을 알린 것을 축하하는 동료 작가까지, ‘탑툰 옹호 리스트’라고 해서 작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올렸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아예 트위터에 ‘무연대 리스트’라는 계정도 만들어져 레진 / 탑툰 사태에 침묵하고 연대하지 않은 작가의 블랙리스트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유포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역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이 상황은 너무 비상식적인 일이며, 업계의 블랙리스트 때문에 피해를 본 이들에게도 난처함을 초래하게 할 뿐이다.
역 블랙리스트의 핵심이 레진 / 탑툰 사태란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게 이번 사태에 있어 레진의 핵심적인 잘못은 작가 블랙리스트인데 탑툰은 그것과 전혀 관련이 없어서 그렇다.
탑툰의 그 문제가 최근 불거진 것이라면 또 모를까, 수년 전 과거의 문재를 현재에 재점화시켜 레진 보이콧과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매끄럽지 못하다.
물론 탑툰이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레진의 잘못과 탑툰의 잘못은 전혀 다른 것인데, 어째서 작가가 탑툰과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게 왜 레진 보이콧에 타격을 입힌다고 주장하는 건지 모르겠다.
‘블랙 기업과 투쟁하는데 또 다른 블랙 기업과 손을 잡는 너의 이름은 배신자’라는 논리를 펼친다고 해도 레진 보이콧에 영향을 준다는 건 이해가 불가능하다.
그걸 이해시키려면 탑툰과 계약한 게 레진 보이콧에 피해를 입힌다는 걸 명확히 입증해야 된다. 추측, 추정, 감성적인 해석 같은 거 말고 말이다.
‘이해는 못하겠지만 그런 의견도 있구나.’라고 생각을 해봐도 그런 이유로 역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누구나 싫어하는 작가가 있고. 그 작가에 대한 보이콧도 할 수 있다. 허나, 그걸 리스트화하여 돌리는 시점에서 글러먹은 거다.
블랙리스트의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돌리다니 이게 되겠나.
역 블랙리스트 발상 자체가 너무 황당한 일로, 그런 생각을 하거나 그걸 옹호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역 블랙리스트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며 멘션을 주고 있지만 해당 계정들은 묵묵부답으로 지속적인 블랙리스트화를 진행 중이다.
역 블랙리스트 따위를 작성하는 게 무슨 대의와 명분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로인해 잠정적인 연재 중단을 하게 된 해당 작가에게는 안타까움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