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툰레이더 가동 및 법적 대응 예고로 불법 웹툰 대응 이슈에서 공세 전환
2018년 3월. 불법 복제 웹툰 사이트 ‘먹투맨’의 운영자가 검찰에 구속기소 됐다. 그리고 4월 30일에 네이버에서 자체 웹툰 적발 기술인 ‘툰레이더(Toon Radar)’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툰레이더 기술을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함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유출자를 적발, 서비스 접근 차단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먹투맨 운영자 검거에 네이버의 툰레이더 시스템이 큰 공헌을 했다고 한다.
툰레이더 시스템은 불법 웹툰 자료가 업로드되면 해당 게시물을 인지하여 약 20여분 안에 차단하는 것이라고 하며, 실시간으로 가동되어 100개 이상 되는 불법 웹툰 사이트를 감시한다는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밖에 네이버에서 웹툰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민사 소송도 검토 중이라며, 불법 웹툰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툰레이더 시스템은 최근에야 공개된 것으로 ‘이런 기술이 있다’라는 정보만 알려진 상태라서, 어떤 기술과 원리로 돌아가는 건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그보다 네이버가 웹툰 플랫폼으로서 불법 웹툰에 적극적인 대응을 한다는 것 자체가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불법 웹툰 공유에 대응하는 내용의 기사를 쭉 보면 대응의 주체가 웹툰 작가, 만화가 협회, 비포탈 웹툰이었다.
작년 기사 기준으로 네이버는 10명의 인력을 동원해 상시 모니터링하며, 디지털 저작권 보호 시스템(DRM)을 갖춰 스크린 캡쳐 방지 기능으로 자사의 이미지를 보호하고 있다는 이야기 정도만 나온 바 있다.
헌데, 지금 툰레이더 시스템을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여 성과를 이루고, 불법 웹툰 공유에 대한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하면서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축구에 비유하면 수비 축구를 하다가, 공격 축구로 전환한 느낌이다).
네이버가 불법 웹툰에 적극 대응한다는 사실 자체도 큰 의미가 있다. 네이버 웹툰은 한국 웹툰계의 플랫폼으로서 독보적인 1인자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불법 웹툰의 가장 큰 피해자인 웹툰 작가들이 ‘불법 웹툰 대응에 나선다!’라는 기사가 종종 올라와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건 작가로서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고, 만화가 협회가 발 벗고 나서는 것 역시 한계가 있지만, 웹툰 플랫폼 중에서도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전혀 스케일이 다른 이야기이다.
네이버 웹툰이 가진 영향력과 인지도를 생각하면 한국 웹툰 업계 자체적으로 불법 웹툰에 대한 대응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본다.
또, 불법 웹툰의 대응에 있어 대형 포탈을 기반으로 둔 웹툰 플랫폼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보통, 네이버, 다음에서 연재되는 웹툰은 기본적으로 무료 연재이고 차회 연재분의 미리 보기나 완결된 작품에 한정하여 부분 유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어서, 처음부터 유료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비포탈 웹툰 플랫폼의 성인 웹툰에 비해서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세간의 인식이 있다.
그 때문에 불법 웹툰 대응에 소극적인 것으로 비추기도 했는데 그 이미지가 이번에 완전 뒤집어진 것이다. 대형 포탈표 웹툰 역시 불법 웹툰 공유에 큰 피해를 받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유료, 무료, 성인, 전연령, 비포탈, 포탈 가릴 것 없이 불법 웹툰은 한국 웹툰계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말이다.
이제 네이버 웹툰도 불법 웹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으니 다른 플랫폼들도 거기에 호응하여 불법 웹툰 대응 수위를 계속 높여 나간다면, 불법 웹툰으로 인해 찾아왔던 웹툰계의 빙하기를 가까운 미래에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