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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인어의 소름끼치는 우정이야기, '잠겨죽어도' 연재 중
홍초롱 기자
| 2024-10-25 10:01
외딴섬에 사는 10살짜리 남자아이는 또래 여자아이의 모습을 한 인어와 친구가 된다. 얼마 뒤, 남자아이의 이사로 둘은 어쩔 수 없이 헤어진다.
몇 년 뒤 아이의 화장실 세면대에서 인어가 불쑥 얼굴을 내민다. 반가움도 잠시, 아이는 어디서든 나타나 유일한 친구가 될 것을 강요하는 인어가 조금씩 무서워진다.
'잠겨죽어도'는 주인공 혜성의 어릴 적 단짝 친구였던 인어가 6년 뒤 그를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인어와 사람의 우정이라는 환상적인 소재로 시작하지만, 이 웹툰의 장르는 스릴러다.
인어는 자신의 소중한 친구인 혜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그의 주변 사람들을 없애 나간다.
인어의 집착과 속삭임 속에서 혜성은 점점 친구들과 거리를 두고 고립되기 시작한다. 하나뿐인 가족인 여동생과도 멀어지고 학교에서는 그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처음에는 자신이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인어가 그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차츰 자신만 안아주는 인어의 품이 편하다고 여기게 된다.
인어가 혜성을 고립시키고 점점 장악하는 과정은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자신만이 진짜 친구라고 주장하면서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고, 다정한 듯하다가도 원망의 말을 쏟아낸다.
혜성도 처음에는 두려움 속에 인어의 요구에 맞춰주다가, 나중에는 합리화를 거듭하며 인어의 존재에 감사하게 된다.
물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공포와 적절히 연결했다.
인어는 욕조와 세면대, 운동장의 비 웅덩이 등 물이 조금이라도 고여있는 곳에서 손을 뻗으며 등장하고, 이 때문에 혜성은 비 오는 날을 가장 두려워한다.
모든 원흉으로 인어가 지목되지만, 가끔은 이 모든 것이 혜성의 환상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남겨놨다.
인어를 직접 본 사람들은 모두 죽거나 실종됐고, 유일한 증거는 인어와 나눈 대화의 녹취록뿐이기 때문이다.
소년과 인어의 소름 끼치는 우정이야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