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질러! 질렐루야> yami 작가 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96
[일단 질러! 질렐루야]
yami 작가 | 다음
다시 돌아온 텅-장!!
<일단 질러! 질렐루야>의 yami 작가님을 모셨습니다.
프로소비러 yami 작가님의 소비전략부터 웹툰 창작 비결까지 모조리 여쭤보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웹툰
작가 yami입니다.
Q. 2015년에 [작가, 웹툰을 말하다]에서 뵈었죠. 꽤 시간이
흘렀는데, 최근 근황은 어떠신가요?
여전히 웹툰을 그리고 있습니다. 큰 사고 없이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으니 행운이죠. 아, 작년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하긴 했습니다. 이게 유일한 운동이네요.
Q. 웹툰 이외의
작업도 하고 계시나요?
연재 중이 아니거나, 여유가 있을 때는 다른 작업도 종종 했어요. 홍보툰이나 학습만화
스토리 등등이요. 지금은 연재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단 질러! 질렐루야]
Q. <질렐루야>가 시즌3에 들어갔습니다. 축하드려요! 이렇게 오래
연재하게 될 줄 예상하셨나요?
아뇨,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코알랄라> 연재할 때와
같아요. 시작할 때는 언제나 ‘시즌 1을 잘 끝내는 것’이 목표에요. 그
이상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Q. 시즌3을 이어갈
소재 인벤토리는 모두 채워졌나요?
80%는 채워졌습니다.
나머지 20%는 연재를 하면서 채워 나갑니다.
Q. 요즘 작가님의
장바구니엔 어떤 물건들이 담겨있나요? 작가님께 장바구니는 소재 인벤토리이기도 할 것 같아요.
대부분 연재 전에 사용해 보아서 현재 장바구니에
남아있는 건 하나뿐이네요. 무설치 식기세척기입니다. 2~3인용으로
나와서 소형인 데다 별도 설치없이 전원 연결과 배수관 연결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에요. 그런데
가격이 좀 높아서 세일 시기만 노리고 있답니다.
Q. 지난 인터뷰
이후로 혹 새로 익힌 작업 방식이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이럴 때 저만의 꿀팁을 방출하고 그래야 할 텐데
그런 것이 없네요. 포토샵과 클립 스튜디오라는 툴을 사용하고 있는데,
클립 스튜디오에서 여러가지 브러쉬를 다운받아 잘 사용하는 정도입니다.
Q. <질렐루야>는 일상툰이기도
하면서 정보성 후기웹툰입니다. 광고와 추천
사이의 어느 지점을 유지하고 계시는데요, 광고성을 배제하려고 고민하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1. 물건 소개보다 스토리에 집중할 것. 2. 브랜드명을 노출하지 않을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물건은 이게 얼마나 좋은지 설명하고 싶어지는데요, 그러면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제가 그리는 건 웹툰이고, 웹툰의 목적은 홍보가 아니라 재미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Q. 상품명이나
브랜드명을 노출하지 않으려면 아이템 이름 짓기도 힘드실 것 같아요.
위 질문에 더해 ‘검색에는
걸려야 한다’는 조건이 하나 더 있어요. 즉 특정 브랜드는 홍보하지 않으면서 독자들이 찾으려면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은 나름대로 요령이 생겼어요. 인터넷에서, 판매자는 상품이 검색에 잘 걸리도록 여러가지 키워드를 쓰거든요. 그런
키워드 중에서 기능이나 재질 등을 나타내는 단어를 골라서 조합하곤 합니다.
Q. 일상과 일이
맞닿아 있는 일상툰 작가님으로서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지키는 방법이 있으시다면?
제 경험을 그대로 쓰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리와 닭둘이, 그 외 캐릭터들은 저와 상황이나 입장이 달라요. 제 경험을 재료로 해서 타인의 일상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Q. 에피소드를
구상하시는 순서가 궁금합니다. 아이템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는 등장조물과 스토리를 구상하시나요? 아니면 그 반대?
*등장조물^^ 질렐루야를
잘 알고 계시네요!! 아이템을 먼저 정할 때도 있고 등장조물의 이야기를 만들고 필요한 아이템을 넣을
때도 있습니다. 비율은 반반 정도입니다. 계절과 등장조물의
빈도에 따라서 이미 짜 놓은 아이템과 등장조물이 바뀌기도 해요. 어떤 아이템으로 나리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라도 만약 최근 이득이가 나온 지 너무 오래되었다면 해당 아이템을 이득이용으로 바꾸어 스토리를 다시 짜보는 거죠.
(*등장조물 : <일단 질러! 질렐루야>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조류. 따라서 작품 내 캐릭터들을 '등장인물'이 아닌 '등장조물'이라고 부른다.)
Q. 물건을 직접
사용해보시고 나서 에피소드를 구상하신다고 하셨는데요, 작품에서 만화적 상상과 실제 후기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만화적 상상이 70%
실제 후기는 30% 정도라고 생각해요.
Q. 개나리와 닭둘이는
피자를 제일 좋아하나요? 등장조물들의 세상엔 치킨이란 음식 자체가 없겠죠..?
피자는 주식이죠!
네, 등장조물의 세상에는 치킨도, 계란후라이도, 메추리알 조림도 없습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는 새는 반려동물이나
식재료잖아요. 그런 것을 연상시키고 싶지 않아요.
Q. 질렐루야 캐릭터들도
모두 조류고 <펭미의 영화수다>에서 펭귄도
조류인데요, 조류를 좋아하시나요?
동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새를 특별히 더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펭미의 영화수다>에서 펭미와 르귄이가 펭귄인 건, 귀엽지만 웹툰에서 캐릭터로 쓰인 적은 별로 없는 동물이어서였어요. <일단
질러! 질렐루야>의 나리가 병아리인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닭둘이는 병아리가 새이니 같은 새로 짝을 맞추되 일상에서 흔히 보는 친숙한 새를 고른 것입니다. 여기에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닭둘기라는 개성을 넣었고요.
Q. 120화 넘는 에피소드를
작업하셨습니다. 슬럼프가 온 적은 없으신가요? 극복 방법은?
슬럼프랑은 좀 다를수도 있겠지만 저는 같은 작품을 6개월정도 그리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꾸 다른 걸 하고 싶어지고요. 6개월쯤마다 찾아오는 그 지루함을 극복하고 계속 그려 나가는 게 힘들어요. 극복 방법은 뭔가 색다른 것을 시도하는 거예요. 스토리 패턴을 바꾸거나, 다른 장르처럼 꾸며보거나,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식으로요.
Q. 겹치는 에피소드
없이 매 화 신선한 스토리텔링이 놀라웠어요. 시놉시스를 구상하시는 남다른 방법이 있으신가요?
책과 영화를 보고,
메모를 자주 하고, 배우자와 대화를 많이 합니다.
책은 원래 좋아해서 많이 읽는데 이 책을 나리나
닭둘이가 읽었다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겠구나, 하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메모는 주로 아이폰 메모장으로 하는데 주로 원고 아이디어 같은 걸 짧게 적어 둡니다.
시놉시스는 배우자와 대화를 하면서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자면 ‘이번 화에는 이 물건을 소재로 얘기를
할 거예요. 어떤 캐릭터를 주인공을 하면 어울릴까요? 지금
내가 짜 둔 시놉은 이정도인데 결말이 좀 약한 것 같네요. 뭘 더 추가하거나 고치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하면 배우자가 자기 생각을 얘기해주죠. 친한 편집자와 회의하는 느낌이랄까요. 배우자 역시 만화를 전공해서 말이 잘 통하는 편이에요.
아, 한가지 더. 작은 것을 다르게 보려고 관심을 기울입니다. 존재만으로 빵빵 터지는 물건이 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조그만 것에서 열심히 착즙을 해야만 해요!
Q. 구입하신 물건
중에 삶의 질을 가장 높인 애정템 TOP5를 꼽으신다면?
어렵네요. 다섯개만
꼽아야 한다니!
5위 : 72화의 최종진화 변기솔. 이 물건으로 제 변기가 늘상 깨끗해졌습니다.
4위 : 33화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이제 이것 없는 주방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3위 : 123화의 강제환기세트. 미세먼지 나쁠 때마다 환기 못하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속시원해요.
2위 : 128화의 역류댐퍼. 공동배관의 모든 냄새를 막아주죠!
1위 :134화의 학생용의자. 그 어떤 비싼 의자에도 없는 기능이 학생용에 있었습니다. 높이가 아주아주 낮게 낮춰져요! 키 155센치 인간도 바닥에 발이 닿습니다!
[빠르게 답해요]
Q. 쇼핑을 위해
일한다 vs. 일하기 위해 쇼핑한다
A. 쇼핑을 위해
일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이 어찌 쇼핑을 안하고 살 수 있단 말입니까! 휴(休)쇼핑은 있어도 탈(脫)쇼핑은 없어요!
Q. 협찬/광고 제의를 거절하고 후회한 적이 있다. [O/X]
A. X
후회할 만큼 어마어마한 제의는 없었습니다(…)
Q. 필요 없는데 소재를 위해서 산 물건이 있다. [O/X]
A. O
나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좋을 물건인데 싶어서 사는게
종종 있어요. 이런 경우 친구나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후기를 받습니다.
Q. 많이 사는
만큼 수납/정리의 달인이다 vs. 집에 더이상 물건을 둘 공간이 없다
A. 집에 더이상 물건을 둘 공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질렐루야 연재 때문에 물건을 많이 사서 그런 건 아니고요. 책이 많아서요. 책을 많이 사는데 책이 책장에서
흘러내리고 영역을 침범하고…도서관을 갖고 싶어요.
Q. 사실 사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많다 [O/X]
A. X
일단 산 건 또 요모조모 잘 써요.
Q. 쇼핑은 절대
질리지 않을 것 같다 [O/X]
A. O
자본주의~ 사회구성원이~어찌 쇼핑을~ (이하생략)
[대신 물어드립니다]
Q. [79화 트램펄린] 편은 아이템 자체가 굉장히 참신해서 그런지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말그대로 방방 뛰고 싶어서 샀습니다. 트램펄린에서 뛰는 게 즐거워서요. 후에 마당이나 테라스가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더 큰 트램펄린을 놓고 싶어요. 퐁퐁 진짜
재밌어요!! 그런데 제 트램펄린 조카가 노리고 있습니다. 덜덜
Q. [80화 의자 가방] 편에 아이템보다 피자 장면이 너무 먹음직스러워보였어요.
네(ㅎㅎ). 음식 그리는 거 좋아합니다. 제가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음식 그림은 보는 사람에게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Q. [83화 어학기] 편에서 조용필 콘서트 티케팅에 성공하셨어요! 쇼핑뿐 아니라 티케팅에도 달인이신가요?
제가 아니라 친구가 달인입니다. 저에게 뮤지컬의 세계를 알려준 티케팅의 여왕이에요.
Q. [88화 긴급 단추 달기] 편에서 닭둘이와 공작이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주셨죠. 혹시 분홍빛 기류가 포착되었습니다!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커플을 원하는 분들이 많지만, 커플이란 되기 전이 더 흥미진진하니까요.
Q. [102화 가구운반기] 편 끝자락에도 그렇고 이전에도 인간의 모습을 한 등장조물들이 등장했는데요, 남조류만 여전히 조류로 표현되었습니다. 남조류는 왜 계속 인간이 되지 못하나요?
남조류는 유니콘 같은 존재라서요. 어떤 얼굴을 그려도 독자분들의 마음에 쏙 들 자신이 없네요. 동화에서 “먼 옛날 어느 왕국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어요.” 라고 하면 각자 제일 예쁜 얼굴을 떠올리듯이 남조류도 그렇게
상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그래도 시즌 마지막 즈음엔
결국 공개할지도.
[마무리 토크]
Q. 이제 막 시즌3이 시작한
참에 묻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혹시 시즌4도 생각중이신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눈앞의 시즌 3이 벅차서 시즌4라는 먼 미래의
일은 생각이 미치질 않아요.
Q. 스토리 웹툰은
계획이 없으신지요?
다른 작가님과 함께 로맨스 웹툰을 기획 중입니다. 제가 스토리를 맡았고요.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에요. <블랙마리아>는 연재가 힘든 상황이지만 늘 준비 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Q. 웹툰 작가로
살아가기란?
꾸준히 달리면서 버티는 거죠…
Q. 작가님의 소장 아이템 일부를 보여주실 수 있나요?
▲ yami 작가님 소장템.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질러! 질렐루야>를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왔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