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키우는만화> 쇼쇼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04-11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98
[아이키우는만화]
쇼쇼 작가 | 네이버
<아기낳는만화>로 화제를 낳은 쇼쇼 작가님을 만나봤습니다!
<아기낳는만화>에서는 '임신'과 '출산'의 맨 얼굴을 알려주셨다면,
올해에는 <아이키우는만화>로 육아와 양육 전반에 걸친 부모로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십니다.
웹툰가이드에서 엄마, 또는 양육자로서의 쇼쇼가 아닌 웹툰 작가로서의 쇼쇼 작가님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
Q. 작가님,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웹툰 그리고 있는 쇼쇼입니다.
Q. 쇼쇼라는 필명에는 어떤 유래가 있나요?
A. 저희 집은 어릴 때부터 서로에게 애칭이 매우 많은 편인데, 그중에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애칭인 '쇼쇼'를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Q. 웹툰 속 남편 ‘포포’를 포함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어떻게 정하시나요?
A. 다른 등장인물들은 제가 임의로 정하는 것들도 있고, 친구들의 경우 실제로 쓰고 있는 애칭을 사용하기도 해요.
Q. 그림을 전공하셨나요?
A. 네, 원래 그림을 전공했습니다. 서양화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Q. 웹툰 작가로 데뷔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임신 출산을 겪은 후 그 경험이 굉장히 특별해서 그것에 대한 미술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요, 미술 작업으로 이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이미지로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고, 네러티브를 포함하는 미술 작업을 구상하기도 쉽지가 않았어요. 무엇보다 전시를 해도 아무도 안 볼 것 같더라고요. 그에 가장 적절한 매체가 만화라고 생각해 웹툰을 그리게 되었고, 사실 혼자 완성해서 사비를 써 책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던 것인데,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네이버웹툰에서도 연재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 무엇인가요?
A. 요즘 가장 좋아하는 취미활동은 ‘식물 키우기’입니다. 화분을 사기도 하지만 길에서 채집한 씨앗이나 먹은 과일에서 나온 씨앗을 직접 발아시키기도 해요. 최근에는 오렌지를 발아시켜서 키우고 있어요. 작년에 발아시킨 레몬과 아보카도도 잘 키우고 있어요. 얼른 나무가 되었으면 하면서 매일 보는 재미가 너무 좋아요!

여성 서사로서의 아기 낳고 키우는 만화
Q. 대한민국에서 며느리로 살아가기를 다룬 작품은 <며느라기>, 여자로 살아가기를 다룬 작품이 <82년생 김지영>이라면, 임산부와 엄마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다룬 작품으로는 작가님의 <아기낳는만화>가 떠오릅니다. 올바른 성교육, 임신 지침서로서의 위상을 보여주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A. 먼저 많은 분들이 공감과 응원의 말씀 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만큼 임신에 대해서 “어떤 표준”이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되었던 것 같습니다. 임신의 모습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 메시지에 많이들 공감해 주신 것 같습니다.
Q. 만약 임신 계획 전에 <아기낳는만화>에서 다루신 내용을 인지하고 계셨더라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나요?
A. 알고 있었더라도 쉽지 않은 경험이었을 것 같긴 하지만, 배가 나오고, 살이 찌는 것 외의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이나 불면증 같은 것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면 마음의 준비는 많이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저는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한 부분이 많아서 막상 문제가 닥쳤을 때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너무 많았거든요.
Q. 만약 작가님께서 출산/육아와 관련한 법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떤 법을 가장 바꾸고 싶으신가요?
A. 제가 알기로는 법은 이미 상당 부분 잘 제정되어 있는 거로 알아요. 좀 더 실제로 집행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합의, 좀 더 나간다면 강제성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기낳는만화’에서 ‘아이키우는만화’까지
Q. 두 작품 제목 표기에서 띄어쓰기를 하지 않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A. 엄청나게 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좀 더 하나의 단어처럼 보이길 바랐어요. 그냥 제 작업물에 대한 저만의 애정 표현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Q. ‘아기낳는만화’도 그렇고, ‘아이키우는만화’도 이 만화가 무엇인지 제목에서부터 분명히 나타내는 제목인 것 같습니다. 제목을 지을 때 고려하셨던 부분이 있으시다면?
A. 아기에 관련된 내용을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직설적인 제목이 아니었다면 필연적으로 다른 가치가 들어갈 것 같았어요. 두 작품 모두 사실은 제목의 주어인 “내가”가 생략된 형태이고, 만화에서 그를 잘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출산과 육아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그 주체인 ‘여성’이 잘 지워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성인) 내가” 아기를 낳으며 겪은 일을 그렸고, “내가” 아이를 키우며 생각한 것을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Q. 개인적인 이야기, 특히 ‘임신’, ‘출산’, ‘육아’의 맨 얼굴을 이야기하는 웹툰이다 보니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작품을 연재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각오했던 점이 있으셨나요?
A. 제가 20대 내내 이것저것 걱정하느라 정말 많은 것을 하지 못해서 후회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너무 걱정하고, 이것저것 따지기보다는 실행에 얼른 옮겼어요. 특히 <아기낳는만화>는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전에 기획한 것이라서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게 낫다!’는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Q. 단순하고 귀여운 그림체지만 담아내고 있는 내용은 꼼꼼하고 전문적인 내용입니다. 웹툰, 그것도 일상툰으로 연재를 선택한 이유가 있으셨나요?
A. 다른 매체도 여러 가지 생각해봤지만, 웹툰이 저한테도, 저의 작업물을 보시는 분께도 가장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다 보니 일상툰이 되었습니다.
Q. 등장인물을 모두 동물 캐릭터로 표현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A. 특히 <아기낳는만화>에서 인공수정 장면이나 아기 낳는 장면 등이 나왔는데, 이런 것들이 사람 캐릭터로 하면 좀 표현의 한계가 많을 것 같았어요. 동물 캐릭터로 해서 (그래도 불편한 감이 있긴 하지만) 좀 더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제 만화에 가슴이 등장할 때가 자주 있는데 편집부는 물론이고 독자들도 이를 문제 삼거나 불편해하시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각 인물을 어떤 동물로 표현할지는 어떻게 정하시나요?
A. 주요 캐릭터들 빼고는 그때그때 정하는 편이에요. 사실 아이가 물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물고기로 그려주고 싶었는데, 제가 그림이 너무 평면적이라서 정면에서 봤을 때도 눈, 코, 입이 잘 보이지 않으면 여러 모습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쉽지만, 갯과 동물이나 고양잇과, 곰과 동물 등으로 많이 구성하게 되었어요.
Q. <아기낳는만화>는 연재 시작과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A. 화제성만큼 댓글에서 임신과 출산에 관한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죠. 당시 반응을 보면서 어떠셨는지 작가님 소감이 궁금합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본인들의 이야기도 해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여성들의 이야기는 그냥 개별적인 이야기로 파편화되기가 쉬운데 제 이름으로 나가는 웹툰에 여러 이야기가 모이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아기낳는만화>도 <아이키우는만화>도 댓글이 더해져서 완성되는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많은 분들이 출판될 책에 댓글도 실어달라고 이야기하시는 분이 많았을 정도였으니까요.
작업 방식
Q. 에피소드 소재와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나요?
A. 다른 작가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생활에서 만화로 그리면 재밌겠다 싶은 것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사용해요. 그리고 그 메모들을 바로 사용하기보다는 좀 묵혀 두면서 머릿속에 넣어놓고 다른 것들과 함께 이렇게 저렇게 섞어 보는 편이에요. 물론 재밌을 것 같아서 메모해 뒀는데 콘티로 그려보니 재미없어서 사라지는 것들도 엄청 많지요.
Q. 작업 스케줄은 보통 어떻게 되나요?
A. 작업은 주로 아이 유치원 갔을 때, 아이 잘 때 이렇게 낮과 밤으로 작업합니다. 주로 낮에 작업을 끝낼 수 있으면 끝내고, 채색 작가님께 채색 도움을 받고 있고요, 너무 늦어지는 경우에는 아이 재우고도 더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아이와 함께 앉아서 작업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아이는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거나 숫자놀이 같은 것을 하고요. 아이가 아프거나 유치원 행사 같은 것 때문에 작업을 쉬게 되는 날이 종종 생겨서 세이브는 넉넉하게 가지고 가는 편이에요.
Q. 디지털 드로잉과 손 그림 중 어느 쪽이 더 익숙하신가요?
A. 손 그림이 단연 익숙한데요, 그래도 요즘 손 그림 그리는 시간은 거의 없고, 디지털 드로잉을 더 많이 하고 있어서 디지털 드로잉이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디지털 드로잉에 더 익숙해지도록 노력 많이 해야죠!
Q. 일하기 싫을 땐 어떻게 하시나요?
A. 일하기 싫을 때는 별로 없고 일이 잘 안될 때는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뭐 어쩔 수 없이 딴짓하고…후회합니다.
Q. 가장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은 어떤 때인가요?
A. 콘티는 카페에서 자주 그리곤 하는데, 카페같이 적절한 소음이 있는 공간이 좋은 것 같아요. 여기에 커피까지 맛있으면 제일 작업하기 좋은 환경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드로잉 기기는 지금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림 작업은 꼭 작업실에서 해요. 컴퓨터 방을 작업실로 쓰고 있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Q. 웹툰을 연재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A. 그냥 웹툰을 연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행복인 것 같아요. 큰 플랫폼에 자기 작업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잖아요. 지금도 새삼 행복하네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어떤 댓글인가요?
A. 종종 제 의도를 꿰뚫어 보시고 ‘작가의 의도는 이런 것 아닐까?’라며 설명을 댓글로 남겨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럴 때 정말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 들어요.

앞으로
Q. 지금까지는 아기와 관련된 웹툰을 그리셨는데요, 그 외에 작가님께서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야나 소재가 궁금합니다!
A. 저는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있고,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식물을 키우는데도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에 쏟을 시간이 좀 부족해서 만화 연재가 끝나고 나면 제 자신의 관심에 대해서 탐색하고 발전시키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Q. 앞으로 들려주고 싶으신 다른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또 부지런히 준비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연재가 끝난 후에 여러 가지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Q. 끝으로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