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온짐승> 십분 작가 인터뷰
서하영 기자
| 2022-10-15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72
[변온짐승]
십분 작가 | 리디
짝사랑하던 팀장님이 죽었..는 줄 알았는데
뱀이 되어 돌아왔다..!
한 사람과 한 마리의 짐승
두 남자의 얽히고설킨 순애보에 관하여...♥
Q. 안녕하세요, 십분 작가님! 본격적인 인터뷰 시작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BL작품으로 3작품 째, 현재 <변온짐승>을 연재중인 작가 십분입니다. 웹툰가이드에서는 두 번째로 인사드리네요. ㅎㅎ
Q. 6년만에 다시 웹툰가이드를 찾아주셨는데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6년 전과 지금의 차이점이 있다면?
A. 벌써 6년이나 흘렀다니 놀랍네요! 많은 일이 있었지만 저 자신은 그닥 변한지 모르겠어요. 작품을 할 때 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 부분은 더 잘해봐야지 하고 몇 가지 마음을 먹는 편인데 다른 분들이 보기에 전작보다 향상된 부분이 있다면 그게 바뀐 점이겠죠?
[십분 작가]
Q. 이무기인 채헌이와 다람쥐로 묘사되는 채울이! 만약 작가님을 동믈로 표현한다면 어떤 동물일 것 같으신가요?
A. 그 동물에 실례가 아닐까 생각이 들지만… 굳이 생각해본다면 저희 집에 있는 냥이들 중 가장 게으른 녀석이 아닐지..(외적인 부분이 전혀 아닙니다.) 가만히 있는 거 좋아하고, 나가는 거 싫어하고, 하기 싫은 일 하면 곧바로 므아악! 하고 짜증내는 점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Q. 시즌 2 준비 기간 동안 독자분들의 반응을 보신 적이 있나요? 센스있는 독자분들이 많은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댓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회차별 댓글은 제가 찾아볼 때도 있고, 피디님이 추려서 알려주실 때도 있어요. 센스있는 댓글하면~ 회차마다 거의 매번 베스트 댓글에 오르시는 분인데, 그 에피소드 내용에 맞는 이모지 아트(?)와 귀여운 드립을 남겨주는 분이 계세요. 이번 주는 어떤 걸 올려주실지 기대하는 맛이 있죠ㅋㅋ! 그리고 제가 떡밥으로 숨겨둔 요소를 예리하게 캐치해서 댓글로 써주신 몇몇 분들이 기억에 남네요. 조용히 좋아요를 누르곤 한답니다… 스크롤 웹툰 특성상 휘리릭 넘어가기 쉬운 부분들인데도 찾아내셔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도 BL로 돌아와주셨는데요, 혹시 도전하고 싶은 다른 장르, 혹은 bl내에서 도전하고 싶은 키워드가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A.사실 유수씨* 완결 후 변온짐승 기획 이전에 여러 회사와 미팅 자리에서 공포BL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를 많이 해봤는데, 대부분 담당자님이 기대 반, 걱정 반의 반응이셔서 서서히 쭈구리가 되어 마음속 ‘언젠가는' 리스트에 넣어두고 현재 작품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 스스로도 확신은 없기도 했고요. 그래도 기획서 정도는 써 볼 계획입니다!
*(작가님의 이전 작인 유수씨,그건 먹으면 안됩니다!)
Q. 전작의 디자이너 공과 특수요원 공에 이어 <변온짐승>은 이무기공이 등장했는데요. 항상 새로운 소재로 찾아와 주시는 작가님, 작가님만의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이 있다면?
A. 기획 당시에 가장 심금을 울린? 캐릭터적 매력들을 조합해서 인물을 잡아가요. 인간이 아닌 신체적 특징이 있고, 덩치가 크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서 긴장감을 주는 그런 공이 보고 싶었던 거죠. 소재가 매번 특이한 것 같은 건 제가 특이한 걸 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먹는다기 보다는 원래부터 특이한 소재를 좋아하고 많이 찾아 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요.


▲ 십분 작가님의 독특한 소재가 돋보이는 작품들..!🥰
Q. 일주일 간의 연재주기, 어떻게 구분해서 사용하시나요? 작업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 스토리가 매끈하게 이어지는지, 전개부분과 콘티 연출에 시간을 가장 많이 쏟는 편이에요. 첫작때부터 그랬는데 이 부분은 능숙해지기 힘든건지 항상 시간이 많이 드네요.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시스트분들의 손을 많이 빌리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 또 감사합니다. 어시님들!!
Q. 작화 혹은 스토리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 하는 요소가 있으신가요? 작가님만의 포인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 두 사람의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이다보니 관계성에 대해 생각을 더 하게 되는편인데, ‘양측 사랑의 크기가 한쪽만 비대한 건 너무 마음 아프다.’ 를 깔고 시작합니다. 둘 다 사랑해서 어쩔 수 없는 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신경을 많이 써요. 시작은 짝사랑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절절한 마음을 더 크게 보답 받는 이야기가 좋아요.
Q. 작가님의 작업 외 시간이 궁금합니다! 작업 외의 시간에는 보통 무엇을 하시나요? 작가님의 취미 등을 알려주세요. :)
A. 뜨개질에 취미를 붙여서 이것저것 중독자처럼 떠낼 때도 있고, 그냥 평범하게 유튜브 시청이나 게임같은 걸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어요. 요즘은 집에서 키우는 도마뱀 돌보는데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유익한 취미라고 느끼는 건 유튜브로 프로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마추어분 그림을 첨삭해주는 영상을 시청하는 거에요 ^^ 항상 저도 그림을 보내서 첨삭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해요. 소심해서 생각까지만 하지만요. 아! 그리고 ASMR 영상을 즐겨 들어요. 취향에 맞는 채널을 찾으면 심신 안정에 정말 좋답니다.
Q. 최근 재미있게 본 웹툰이나 만화, 드라마 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가님의 작품 취향이 궁금합니다.
A. 애니메이션은 ‘도로로’라는 작품을 재밌게 봤어요. 남주가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제 취향이어서 피규어까지 직구로 샀습니다…ㅎㅎ 생각해보니 변온짐승 초반의 말을 못하는 공 이미지와 도로로 주인공의 초반 느낌이 비슷하네요. 정말 취향은 어디 안 가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 미드 ‘더 보이즈’도 재밌게 봤어요. 미드는 절대로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정말 푹 빠져서 봤습니다. 슈퍼히어로에 대한 풍자가 주가되는 블랙 코미디 작품인데, 표현이 너무 너무 노골적이고 잔인해서 추천하기는 조심스럽긴 해요. 한국 작품 중에는 넷플릭스에서 흥행한 ‘오징어게임’,’지옥’,’소년심판’도 재밌었어요. 다 써놓고 보니 느낌이 다들 다크하네요…!
Q. 독자분들에게 사랑받는 십분 작가님!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반대로 힘드신 경험도 있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웹툰 작가로서 가장 힘이 되는 말과 가장 힘든 말이 있다면?
A. 힘이 되는 건 ‘기다렸다’는 여러 표현들이요. 매일 수많은 웹툰 플랫폼에서 멋진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저를 잊지 않고 기다려 주셨다는 게 정말 뭉클해요. 저도 좋아하는 작품이 많이 있었고 그 작가님들을 응원했지만 댓글을 남기기는 왠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응원해준다라는 자체로도 굉장히 힘이 됩니다. 들어서 힘든 말은~ 있기야 하겠지만 솔직히 기억에 남는 건 그닥 없어요… 보고 기분이 다운되더라도 저에겐 늘 힘이 되주는 멘토 겸 징징 상대가 있기 때문에 훌훌 털어버립니다! 너무 신경 쓰다간 일에 지장이 가기도 하고요.
Q. 웹툰은 론칭하기까지의 준비 기간이 긴 만큼 론칭 시의 부담감이나 걱정도 클 것 같습니다. 웹툰을 론칭하기 전까지 부담감을 이겨내는 작가님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전혀 이겨내지 못하고 부담 속에서 론칭합니다. 하지 않으면 나와 고양이 모두 굶는다는 생각을 하긴 해요.
▲ 변온짐승 by. 십분 작가님
[변온짐승]
Q. 시즌 2에 들어 과거사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데요.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도 많은만큼 남은 이야기가 어느정도 될 지 궁금합니다. <변온짐승> 지금은 기승전결 중 어디일까요?
A. ‘전’을 앞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작품 내에서 채헌이 외에도 요한이가 이무기로 등장하는데요. 과거사에 나온 다람쥐 산신이나 채헌, 요한이처럼 특별한 존재들이 많이 있나요? 이무기는 요한이와 채헌이 외에도 현존할까요?
A. 원래는 산 속에 숨어살던 인외들이 인간 세상에 숨어들기는 했지만 흔하지는 않다는 느낌이에요. 요한이 외에도 새로 부임한 주팀장이 대표적인데요. 이 친구는 이무기는 아니고 뱀 요괴라는 설정입니다. 비슷하게 보이긴 하지만 기질이 전혀 다르다고 할까요. 이무기 보다 인간에 대한 흥미도 더 많고, 인간 사이에 더 잘 녹아 든 느낌이에요. 이 캐릭터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여기서 말해봅니다 ^^
Q. 용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나오는데요. 만약 채헌이가 용이 아닌 다른 산신이거나 사람이었다면 둘은 더 쉽게 만나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까요?🥺
A. 사랑은 서로를 동등하게 바라볼 때 피어날 수 있다고 보는 편인데요, 제 작품 속 산신은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그렇지 못한 인간을 측은해 하고 가엾이 여기는 쪽이라 진짜 사랑에 빠지기는 힘들 것 같아요.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서 둘이 인연이 있었다면 어렵지 않게 아주 귀여운 커플이 됐을 거에요!
Q. 이제 곧 작품의 큰 줄기인 채헌이가 현대에서 팀장이 된 이유와 기억을 잃고 쓰러진 이유가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드는데요! 고대했던 장면,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A. 1부에서 간지럽히고 2부에서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 든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진행중이에요. 너무 늘어지는건 저도 바라지 않지만 그간 말 없던 채헌의 감정선이 충분히 전달되면 좋겠네요.
Q. 알콩달콩 뱀 육아물로 사랑받던 작품 초반부터 서사를 풀어내고 있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회차나 공들이셨던 회차가 있다면?
A. 어렵고도 공들였던 회차가 딱 있습니다. 두개 넣는 날이요… 저도 한 사람한테 나온 두 개 짜리를 어떻게 하는 걸 그려 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정말 큰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변온짐승이 리디 배너에 걸리는 날이면 #뱀은_두개! 라는 문구가 꼭 포함되기 때문에 공들일 수 밖에 없는 회차였습니다.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뿌듯(?) 했어요. 마치 전작 촉수물에서 촉수신을 열심히 그려낸 다음의 기분으로요.
Q. 채헌이는 이무기여서 그런지 몸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꾸는데요. 이무기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컨디션이 급격히 다운되더니 갑자기 발정 상태가 되서 반강제 거사를 치르고 탈피를 해낸 후에 제 정신이 돌아왔죠. 탈피 전에 발정이 난다던지 하는 건 제 사심이 100% 들어간 요소지만 이무기로 태어난 것이 아닌 태생이 뱀이기 때문에 뱀의 특성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무기로써 여러가지 재주를 가지곤 있지만 채헌이는 자기가 무력한 뱀이라는 자아가 더 강해서, 본인 능력의 한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 채헌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잘생긴 무표정..🥰
Q. 채울이를 향한 넘치는 사랑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참 한결같은 채헌인데요. 혹시 채헌이의 밝은 웃음을 볼 날도 올까요? 채헌이의 다양한 표정이 궁금합니다!
A. (^ㅁ^) ☜ 이거..는 절대 안되고요. 캐릭터 붕괴입니다. 그냥… 아주 은은하지만 주변이 밝아지는 정도가 끝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도마뱀을 키우는데요, 이 친구들은 정말로 표정이 없답니다! 채헌이 정도면 거의 파충류계의 예능인이에요. 표정이 아주 풍부한 겁니다!
Q. 댄디한 옷차림의 팀장 채헌과 신비한 매력의 이무기 채헌! 옷과 헤어 스타일의 변화 때문인지 느낌이 많이 다른데요. 둘 중 더 그리기 어려운 채헌이는 누구인가요? 작가님이 더 좋아하시는 채헌이의 스타일도 궁금합니다.
A. 장발인 쪽이 힘도 시간도 엄청 들어갑니다. 그래도 장발 그리는 게 더 재밌어요. 스타일이 더 마음에 드는 건 채울이에게 보살핌 받는 시절의 약간 느슨한 헤어스타일의 채헌입니다.
Q. 채울이와 채헌이, 요한이 등 등장인물의 mbti가 궁금합니다.😊
A. mbti 검사를 실제로 돌려보고 온 결과…! 채울이는 ISFJ가 나왔구요
채헌이는 ISTJ 에요. (요한이는 아직 풀린 이야기가 적어서 다음 기회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비슷하네요 ㅎㅎ 둘이 살게 된다면 아주 깔끔한 집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최고의 행복인 커플이 되지 않을지..
[마무리♡]
Q. 어느덧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작가님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A. 연재하면서 조금씩이나마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PT를 받고 있어요. 연말까지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해내는 게 목표입니다. 연재를 지속하다 보면 완결즈음엔 거의 방전이 되서 병치레만 가득하게 되는데 이번엔 그래도 끝까지 좀 할만했다! 라는 느낌을 느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언제나 <변온짐승>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A. 무언가를 ‘좋아한다’ 라는건 그 자체로 사람에게 많은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제가 사랑한 수많은 작품과 그 창작자들이 저의 삶에 힘이 되어주었듯이, <변온짐승>도 어딘가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독자님들에게 행복과 위안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