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흠념뇸 작가 인터뷰

황예송 기자 | 2023-07-15 13:59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88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흠념뇸 작가 | 카카오페이지 외 다수


감히 츤데레공과 대형견수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의 흠념뇸 작가님과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웹툰 스토리 작가를 넘어 종합예술인으로 겁듭나고 계신 작가님의 이모저모!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흠념뇸 작가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시작 전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스토리 작가 흠념뇸입니다.


[About 흠념뇸]

Q. 최근에 감기에 걸리신 거 같던데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사흘 정도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회의를 하며 한 달 치 대화를 하고 다닌 것 같아서. 목감기에 걸린 것 같아요. 삼 일간 링거 맞으며 병원에서 업무하다 보니 나아졌습니다.
요즘은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몇 년 전에 써 놨던 차기작 단편 BL, 장편 퇴마물을 쓰고 있고요. 월트디즈니의 후원으로 초록우산재단 아이들에게 웹툰을 가르치고, 부산지역센터에 인스타툰이나 영화 스토리보드에 대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인물 다큐멘터리 4부작, 인디 단편 영화 옴니버스 3부작 기획 중입니다.


Q. 부산에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부산 자랑 한 번 부탁드립니다.😄

A. 개인적으로 부산은 예술인들에게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시는 예술인들에게 지원사업과 투자를 많이 해주고 있으며, 무료 강의도 많이 있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폭넓습니다.


Q. 작가님 SNS를 보다 보면 항상 패셔너블한 모습에 감탄하곤 합니다.🤩 특히 샛노란 머리가 인상적인데요, 머리를 항상 탈색모로 유지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고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A. 어느 날 머리를 검은색으로 물들인 적이 있는데, 부모님이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학창 시절 때부터 머리가 갈색이어서 검은 머리가 어색했는지, 내 딸 안 같다며 검은 머리 하지 말라고 하셔서 색을 반년 넘어 겨우 뺏어요.
DJ를 시작하면서 '네온 그린'이 시그니처 컬러가 되어서 색을 유지하려고 뿌리 염색도 항상 탈색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단발로 자르게 되면서 그린 색이 없어졌더니, 절 못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가르치던 학생이라던가, 같은 학과 교수님들이라던가...



Q. 팔에 타투가 꽤 있으신데, 그중 작가님께 가장 특별한 타투는 무엇일까요?

A. 좋아하는 숫자입니다. 아라비아 숫자 13, 로마숫자 XIII라고 적혀있는데, 평소에도 병원 링거를 달고 다녀서 건강의 의미로 링거 도안을 그린 게 있는데, 거기에도 블러드 타입에 13이라고 숫자가 적혀있습니다.
올해 장기 기증 신청을 하게 되면서 알아보기 쉽게 기증 넘버도 팔에 적어 넣을 예정입니다.


Q. 프로필 링크에 있는 88ºSTUDIO는 어떤 것인가요?

A. 웹툰을 하기 전에 일러스트만 그렸기 때문에 대학 시절부터 일본에서 외주를 받고 그린 작업물이나 개인 작품들이 있는 갤러리입니다.
웹툰을 시작하면서 개인 작품 할 시간이 많이 없어져서 업데이트가 늦어지고 있네요.


Q. 디제잉, 복싱 등 취미 부자이신 것 같습니다! 요즘 특별히 꽂힌 취미가 있다면?

A. 요즘은 영화 공부에 빠져있습니다.
직접 구현해 보고 싶어져서 업데이트된 언리얼 엔진을 다시 공부하기도 하고, 평소엔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음악만 들었는데 요즘은 엔딩 크레딧도 하나씩 읽어 보게 되더라고요. 올해 안으로 짧은 단편 작을 한 편 뽑는 게 목표라서, 영화 전공인 감독, 배우인 친구들에게 조언도 얻고 '영화의 전당'에서 종종 강의도 듣고 있습니다.


  

[About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Q. 먼저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의 드라마 제작을 축하드립니다.🎉🎉🎉 드라마 원작자가 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A. 감사합니다. 당시에 한창 BL 장르가 웹드라마로 제작되기 시작하던 때였는데,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는 전 연령 BL 웹툰이니 드라마로 제작하기에 편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정말로 드라마화가 결정 났던 기억이 나요. 너무 좋은 투자사와 제작사가 함께 해 주셔서 기쁠 따름입니다.


Q. 모든 캐릭터가 찰떡이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마음에 드는 캐스팅이 있을까요?

A. '예찬'이요.
처음 도진 배우님 프로필을 봤을 때, 단번에 맘에 들긴 했지만 머리가 긴 사진들 뿐이라 짧은 헤어컷을 보고 싶었고, 당시 배우님 필모가 거의 광고 뿐이어서 화면에 어떻게 나오는지 제대로 보지 못해 궁금증을 자아냈던 기억이 나네요. 


'예찬' 캐릭터 설정 스케치


Q.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의 로그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남과 농촌남의 만남’을 작품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을까요?

A. "자급자족"이란 게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워낙 BL 장르를 까다롭게 골라 보기도 하고, 다시 말해 '편식이 심한 편'인데, 제가 볼 수 있는 작품들이 거의 없다 보니 보고 싶은 걸 직접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작품을 보면서 작가님은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로맨스를 보는 이로 하여금 참 담백하고 속 편하게(?) 잘 표현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A. 로맨스라는 장르를 막상 하려니 저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장르였어요.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처음에 6화까지 그림 콘티를 짰는데, PD님이 "작가님, BL에 'L'이 없고 'B'만 있어요. L은 언제 나오나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1~6화를 엎어 버리고 구상한 스토리에 나름 연구를 해 보면서 L이란 것을 살짝살짝 끼워 넣다 보니 감이 잡혀서, 한 달에 11화를 뽑을 정도로 막힘없이 잘 그려졌어요.
개인적으로 예상 가능한 장면(클리셰)은 최대한 피해 가려고 했고, 감정에 솔직하고 티키타카가 잘 맞아떨어지는 대화가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Q. 글을 쓰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독백'인데요. 제가 문학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처음으로 글을 쓰는 데다 시나 힙합을 좋아하다 보니 단어에 라임을 맞추게 되더라고요. 문장에도 박자를 맞춰 쓰다 보니 단어가 두 번씩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이럴 때는 한 번만 쓰는 게 좋은지, 아니면 그냥 두는 게 맞는지 소리 내어 읽어 보기도 하고 글을 잘 쓰는 친구에게 조언도 구해봤어요. 두 번씩 들어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지만 제 기준에 수용할 건 하고, 그대로 두기도 했어요. 독자들에게 기억될 만한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서, 문장 하나에 1~2주 정도 고민하면서 누워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콘티 작업 중 일부1


Q. 이제 <트랙터는 사랑의 싣고>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관련된 질문을 좀 해보려 합니다! 먼저 율이 예명이 헤르츠인 이유는 뭔가요?

A. 선율이의 랩네임 '헤르츠(Hz)'는 주파수를 말하는 건데, 사람이나 동물들도 들을 수 있는 주파수가 각자 다른 걸로 알고 있어요. 자기와 맞는 주파수인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거죠. 결이 비슷한... 그래서 헤르츠라고 지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고래들도 서로 같은 주파수로 대화한다고 해요. 그리고 개중에는 일반 고래들과 다른 주파수를 가진 '대왕고래'가 존재하는데, 그 고래는 장애로 인해 52Hz로만 울어서 다른 고래들과는 소통할 수 없는,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리고 있어요. 저도 공감 인지능력이 낮은 편이라, 어떻게 보면 사람들과 다른 감정의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런 생각들이 모여 무의식에서 선율의 랩네임을 헤르츠라고 지은 것 같아요.


Q. 율이가 흡연하는 모습이 종종 등장하기는 하지만, 간헐적 흡연자처럼 보입니다. 율이는 보통 어떤 상황일 때 담배를 태우나요?

A. 속앓이, 잡생각과 답답할 때 피웁니다. 감정을 떨쳐낼 수 없으니 연기로 날려 보내는 행위인 거죠.


Q. 마지막까지 율이의 아버지는 등장하지 않아서 조금 서글펐습니다.😥 언젠가 율이 아버지도 율이와 예찬이의 집에 식사하러 오시는 날이 있을까요?

A. 그날은 굉장히 오묘한 기분이 들 것 같아요.
그래도 뭔가 예찬이의 페이스에 말려들 것 같지만, 그런 날이 오지 않더라도 충분히 행복감을 느끼고 있을 것 같아요.


Q. 예찬이는 뭘 먹고 그렇게 우람해졌나요?😂 농사를 지어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타고난 걸까요?

A. 어머니, 아버지도 튼튼하시고, 어릴 때부터 밭농사를 도와서 타고난 것에 더 발달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ㅋㅋ


Q. 예찬이는 율이가 첫사랑인가요? 그렇다면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걸까요?

A. 첫사랑입니다. 첫사랑이라서 편견 없이 그러지 않았을까 싶어요.


Q. 예찬이를 보면 의외로 깜짝 놀랄 정도로 폭스남입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새 햄을 껴안고 뽀뽀하고 있는 예찬이를 보고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고 밉지 않게 애정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조금 부럽기도 했는데요.ㅎㅎ 개인적으로 이건 단순히 ‘애교가 많다’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진지) 예찬이의 이런 폭스 스킬은 다정한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아니면 이것도 타고난 걸까요…?

A. 외동아들로 화목한 환경에서 자라기도 했고,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 남들에게도 표현할 줄 아는 아이인 거죠. '사랑한다', '좋아한다'라는 단어를 어색해서 표현 못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런 표현을 많이 받고 자라 자신도 그렇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주변에 말하지 않아도 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잖아요. 저도 그 단어를 내뱉는 게 부끄럽지 않아요. 상대방이 똑같이 해주는 것을 바라지도 않고, 별 상관도 없고. 갑자기,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떠오르면 내뱉어요. 들어도 나쁜 단어는 아니니까요.


Q. 예찬이가 많은 농작물 중에서도 복숭아를 선택해 창업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가장 좋아하는 농작물이 복숭아인가요?

A. 너들마을에서 복숭아를 수확하는 가정은 예찬이네 밖에 없어요. 그래서 시즌2에서 국내 복숭아와 다른 종인 '납작복숭아' 재배 공부를 해서 키우게 됐다는 설정을 가져왔어요. 실제로 '납작복숭아'가 몇 년 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배가 이루어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Q.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의 기획부터 스토리, 콘티 작업 등등 많은 부분에 참여하셨는데, 작품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나 대사, 회차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선율의 내면 속, 30화까진 제가 배경 및 모든 채색과 보정 작업까지 담당했었는데요, 그중에 10화와 23화에 힘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심해나 수족관 씬을 제가 생각하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선율이 인서와 최대한 어른스럽게 헤어지는 것을 그려내고 싶었는데, 인서의 등장으로 선율이란 캐릭터의 설정이 한층 더 깊어져요.
선율은 여태까지 쌓아 올린 블록을 스스로 망가트려야 되는 건지 아닌지 결정을 못하고 있는 불안정한 상태였고, 답을 알고는 있지만 그 해답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어요. 인서 역시 죄책감으로 도망치고 있었지만, 그걸 되짚으러 선율을 찾아간 건 인서죠. 성인이 되고 가장 어른스러워진 건 인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생각나는 대사는 47화 율이를 기다리는 예찬이의 독백이 떠 올라요.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콘티 작업 중 일부2


[Outro] 

Q. 작가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작품 계획이 있으실까요?
A. 몇 년 전에 써두었던 BL과 드라마, 두 작품을 빌드업하고 있습니다.


Q. 아직도!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를 알지 못하는 예비 독자님들께 작품을 영업하는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BL이나 떡대수에 도전해 보지 못한 분들에게 입문작으로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두 사람의 성장물 서사를 담은 작품이고, 각박한 사회에서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잊게 해줄 시골 라이프를 간접 경험해 보세요. 푸른 녹색이 많은 웹툰이라 시력에도 좋아요!


Q. 그럼 마지막으로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의 독자님들과 작가님의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시즌1에 담고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저도 저 자신한테 제일 엄격하거든요. 마음 적 여유가 없을 땐,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먼저 챙기세요.
선율이처럼 누구도 신경 쓸 여력이 없을 땐, 자신부터 돌보다 보면 다시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곁을 내줄 수 있답니다.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고 다르게 보면 이기적이지 않을 수 있는데, 다들 자신을 위해 이기적일 수 있는 용기는 필요한 것 같아요.










임승연 | 2023-09-18 10:38:43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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