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가, 웹툰을 말하다 1 - '상상고양이' 김경

스튜디오농담 | 2015-10-31 21:18

 

작가, 웹툰을 말하다
vol. 1

 

[ 상상고양이 ] 

김경 l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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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웹툰 작가가 되기까지

 

만화에 눈을 뜨게 되다

공예디자인을 전공한 후 수년간의 회사생활을 하면서 나는 조직 생활을 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관계에 대한 배신감은 덤이고. 그 뒤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전공과 관련된 혹은 전혀 관련이 없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면서, '앞으로 난 뭘 하며 먹고 살아야 하나', 라는 고민을 참 많이 했다. 물론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시기였지만 결코 회사생활을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당시 나는 개인적인 낙서나 그림 등을 올리는 개인 홈페이지를 조그맣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통해 일러스트나 삽화 쪽의 작업 의뢰가 가끔 들어왔었다. 생각보다 이쪽 일이 재미있어서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결심하고, 나만의 컨셉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해서 고민하다 내가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니까 고양이 컨셉으로 정하게 됐다. 그 뒤로 고양이 그림을 정말 주야장천 그렸다. 딴 건 몰라도 고양이 그림으로는 이 업계에서 최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식으로 일이 조금씩 잘 풀리기 시작했고 그러다 어느 순간 내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개인 홈페이지에 글을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고, 거기에 내 그림도 붙여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화까지 오게 된 것이다. 만화는 이 모든 것에 연출까지 들어가는 완성형이니까.

 

나는 만화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해 보니까 너무 재미있었고 만화가 나한테 맞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 창작의 희열

처음에는 개인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조차 부끄러워서 홈페이지에 비공개 게시판을 만들어 거기에만 올렸다. 아무도 보지 않던 시절이지만 만화라는 창작 활동이 뭔가 나에게 해소가 되는 것을 경험했고,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

 

그러다 새만화책 이라는 출판사와 인연이 닿아 거기서 진행하는 작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화를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다. 거기서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자기 이야기를 써라.’ 였는데, 나는 그게 너무 힘들었다. 여태껏 과거의 나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렸는데 그걸 다시 끄집어내려니 너무 고통스러웠다. 거기다 주변 작가들이 너무 잘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뭔가 아직 하지도 않았지만, 슬럼프에 빠지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데도 만화라는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창작 과정의 희열이 너무 컸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다.

 

 

<상상고양이>의 탄생

이렇게 만화를 그리다 보니 점점 내 만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각종 공모전에 도전했는데 번번이 다 떨어졌다. 잘해봐야 본선진출로 만족해야 하는 공모전 시절 꽤 오랫동안 있었다. 왜 안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웹툰에 대한 고민이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 혼잣말하는 느낌의 만화가 많았고 (독자와의) 소통에 대한 부분도 잘하지 못했다. ‘친절하지 않다’, ‘설명이 부족해’, ‘밝지 않다.’ 등의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조금 더 귀엽게, 재미있게, 가볍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마침 애묘인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였기에 이거다 싶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상상고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상상고양이>는 다음 공모전에서 떨어진 작품이다. 그 후 실망한 마음을 다잡고 다음 웹툰 리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처음부터 2부 리그에 바로 올라가더니, 얼마 안 가 바로 1부 리그로 올라갔다. 그래서 여기에 사활을 걸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정말 열심히 그렸다. 비록 생활이 힘들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나보다 순위가 높았던 작품들이 하나씩 데뷔를 하면서 순위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며 나에게도 기회가 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리그 1위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리그 순위 발표를 한 달 앞두고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한 달 동안 입원을 하게 됐다. 4주간 작품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리그 발표 3일을 남겨두고 2등으로 밀려나게 된 아픔을 겪기도 했다. 병원에서 순위 변동과 1등 작품의 데뷔를 보며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팠다. (당시 다음 웹툰 리그는 3개월마다 한 번씩 데뷔 작품을 선정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퇴원하자마자 바로 작업부터 다시 시작했다. 3개월 후, 결국 리그 1등으로 데뷔를 하게 됐다. 당시 리그에서 뽑혔을 때 <상상고양이>는 이미 30화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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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업 방식에 관하여

 

Q. 작품 제작 과정을 자세히 소개해 달라.

A. 평소에 그때그때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다. 핸드폰 기본 메모앱과 네이버 메모앱만 사용한다. 늘 사용할 수 있도록 핸드폰 아래 바로가기에 두고 쓰고 있다. 상상고양이의 경우 나이든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항상 메모했고 (처음에는 만화 창작과는 상관없이 글을 썼었다.) 그게 쌓여서 상상고양이의 밑거름이 되었고 큰 틀을 잡은 다음에는 예전에 써 놓은 에피소드들을 이 틀 안에 녹이는 방식으로 구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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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품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목차와 큰 얼개를 다 짜고 시작한다. 대강 전체 몇 회차에 이런 내용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전체 모든 회차의 중요 내용과 제목까지 다 정해놓고 시작한다. 엔딩 역시 정해놓고 시작했다. 나에게는 흐름을 잡는 게 중요해서 두 주인공이 만나는 단계, 주인공의 회상, 어디 정도에서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이 나올 것인지, 또 고양이의 늙어가는 느낌, 결국 죽는 모습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등 작품 전체의 감정의 흐름을 다 잡고 가야 한다.

 

그렇게 정해 놓은 상태에서 각 회차의 디테일에 들어가는 데, 써 놓은 회차별 시나리오를 프린트해서 보면서 머릿속으로 콘티를 짠다. 콘티를 그리지는 않고, 필요한 경우 시나리오에 메모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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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콘티 구상이 끝나면 컴퓨터를 켜서 윈도우 메모장에 정확한 대사를 입력한다. 이때 화면 구성이 머릿속에 정확하게 나온다. 중요한 포인트가 될 만한 의성어, 의태어까지 모두 이 단계에서 다 나온다. 맞춤법 검사도 철저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맞춤법이 안 맞는 만화를 보면 왠지 그 만화의 격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내가 너무 싫다. 맞춤법 검사기를 꼭 돌린다.

 

그다음엔 포토샵을 연다. 효과적인 측면,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아날로그 작업은 전혀 하지 않는다. 메모장을 같이 열어두고 메모장에 있는 글 순서대로 포토샵으로 그림을 그린다. 한 줄을 그리면 메모장에서 그 줄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메모장을 따로 저장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메모장의 글이 모두 사라지면 한 회가 끝나는 것이다. 그리고 포토샵으로 그림을 그리기 전에 글자부터 다 쓰고 글자의 위치를 완벽하게 잡아놓은 다음, 그림을 그린다. 글씨를 모두 손글씨로 하므로 작업이 더디고 힘들다. 그리고 나면 스케치 없이 바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마지막으로 칸 띄우기 등, 웹용 편집을 하고 마무리한다.

 

포토샵으로만 작업하지만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얼마 전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 업그레이드하기 전까지는 포토샵 6.0을 사용했었고, 태블릿 역시 1998년에 구매한 그라파이어 태블릿을 아직 사용하고 있다.

 

 

Q. 작품이 잘 안 풀릴 때,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

A. 고양이랑 논다. 같이 널브러지거나 뒹굴뒹굴하면 긴장이 풀리고 마음도 편해진다. 고양이한테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

 

 

Q.  아이디어가 벽에 부딪혔을 때는 어떻게 하나?

A.  그럴 땐 그냥 계속 생각한다. 나올 때까지. 뭔가 그렇게 하다가 어느 순간 내 기준이 낮아지고 더는 뭐가 안 나오면 그냥 여기까지다, 라고 하면서 받아들이는 타입이다. 그다음 것을 더 잘하려고 준비하는 게 더 낫다.

 

 

Q. 연재할 때 일주일 일과는 보통 어떤가?

A. 월요일(마감일)은 무조건 쉰다. 보통 작품 댓글 보면서 누워서 뒹굴 뒹굴 하는 편이다. 그리고 화, 수 이틀은 보통 홍보 웹툰 같은 아르바이트를 주로 한다. 아직 원고료만으로는 수입이 안 되니까 해야 한다. 목요일은 메모장을 열어서 대사 치면서 콘티를 그린다. 그러면 이번 회차의 컷 수가 나온다. 이게 온전히 하루가 걸린다.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다음 날 이걸 다시 보고 수정할 것들 수정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포토샵을 열어서 그림을 그린다. 대사 쓰고 콘티 짤 때는 집중을 위해 음악도 듣지 않는 편이지만 그림 그릴 때는 팟캐스트도 듣고 음악도 들으며 편하게 작업하는 편이다. 이 그림 작업이 2~3일 정도 걸리고, 끝나고 나면 다시 월요일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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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품에 관하여

 

 

Q. 색감이 독특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어떻게 정한 건가?

A. 처음부터 색깔을 정하고 시작한다. 고양이는 무조건 그린톤. 사람은 오렌지, 브라운톤. 이렇게 정하고 나서 포토샵에서 이 작품에 사용할 색 표를 만든다. 진함에서 연함까지 단계별로 5개 정도. 작업할 때는 그 표에서 색을 찍어서 쓴다.

 

 

Q. 작품을 보면 아날로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A. 내 작업 방식은 디지털이긴 하지만 하지만 아날로그를 좋아한다. 집의 시계도 바늘 시계를 쓴다. 상상 고양이에서는 종현 캐릭터의 뒤처지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잡은 부분도 있다.

 

 

Q. 고양이 캐릭터인 복길이는 사실 같이 사는 누구를 대입시켜도 (엄마를 대입시켜도 애인을 대입시켜도) 공감이 간다. 정말 고양이만 생각하고 짠 거 맞나?

A. 크게 보면 가장 기대는 존재, 라는 느낌으로 갔다. 그게 작가인 나에게는 고양이인 거고. 난 출퇴근도 안 하니까 엄청나게 부대끼는 존재이다. 그 캐릭터의 가족이라는 느낌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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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에서 따뜻하지만 왠지 모를 쓸쓸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

A. 사실 그 반대로 접근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원래 무겁고 슬픈 이야기이다.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하지 않으려고 하는 나름의 전략으로 귀엽고 따스함을 택한 것이다. 나의 우울함과 무거움을 조금 더 독자들과 소통하기 편하게 바꾼 전략인 셈이다. 

 

 

Q. 힐링 웹툰을 그리고 싶다는 말을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힐링 웹툰이랑 어떤 것인가?

A. 내가 힐링이 되는 웹툰이 독자들에게도 힐링이 될 수 있다. 작품 하면서 공감한다며 자기들의 고양이에 관해 하소연하는 메일을 많이 받았다. 독자들이 공감을 많이 느꼈다는 것이 작업하면서 큰 힘이 됐다. 내 작품을 보며 위안을 받은 독자들과 그런 독자들의 메일을 보며 위안을 받는 나. 뭔가 순환적인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작품 하면서 제일 걱정이 많이 되었던 화가 종현의 과거 에피소드인데, 올리고 나서 악성 댓글이 많이 달릴 거로 생각해서 댓글도 못 봤다. 그러다 나중에 봤는데 댓글이 다들 공감과 응원이라 너무 감동받았다. 독자들도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고…. 지금도 생각하면 울컥한다. 이게 힐링 웹툰의 지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조금 더 크게 보자면 나에게는 만화라는 작업에서 오는 희열 자체가 큰 힐링이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만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칸 연출에 관해

A. 기본적으로 작은 공간을 좋아한다. 고시원에서 살 때도 답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칸의 느낌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칸 만화를 계속 할 것 같다. 칸 안에서 구성하고 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말풍선의 모양, 형태, 구도도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사실 나에게는 손글씨가 맞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다음 작품에는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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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특별편 <콩>을 보면 고양이 뿐만 아니라 원래 뭐든 의인화를 잘 시키는 장기가 있어 보인다. 평소 사물을 볼 때마다 그런 의인화를 하는가?

A. 그런 편이다. 나는 관찰하는 쪽이 많다. 그리고 그것을 무언가에 대입시키는 게 있다. 예를 들어, 집에서 멍하게 컵을 보고 있다면 컵에 대해서 계속 생각한다.  또 겉이 예쁘고 속이 썩은 사과를 보면 슬퍼진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잘 때 자더라도 간식 한 캔 정도는 괜찮잖아? 등 나름대로 패러디를 종종 쓴다.

드립 치는 걸 좋아한다. 사실 재미있어서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 편이다. 내가 원래 친하면 장난을 많이 치는 성격이다. 무거운 이야기 밑에 드립, 위트, 유머, 귀여움 등을 깔아두면 너무 무겁지 않고, 양념처럼 스며들듯이 은근히 맛이 나서 독자들도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직접적인 이야기 방식보다 이런 방식과 톤을 좋아한다.

 

가슴 깊이 와 닿는 감성적인 대사가 많다. 하지만 이런 대사는 잘 못 쓰면 오글거리기 마련인데, 그 경계를 넘지 않고 딱 그 지점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부분에 대해 경계를 많이 한다. 처음 쓸 때는 그때그때 감정을 느끼는 대로 막 다 쓰지만, 바로 쓰지 않고 일단 묵혀둔다. 나중에 보고 오글거리면 버리고 아니면 쓴다. 반드시 숙성시키는 시간을 거쳐야 한다. <상상고양이>는 예전에 개인 홈피의 비공개 게시판 같은 곳에 일기처럼 썼던 것 중에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쓸만한 것들을 꺼내 쓰는 식으로 작업했다. 감상에 한껏 취해 있을 때 쓴 글들을 나중에 작품에 쓸 때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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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0화로 마무리했다. 조금 더 길게 가도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드는데?

A. 좀 더 길게 갈 수도 있지만 늘어지는 거 싫다. 사실 리그에서 너무 늦게 올라와서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늘린 거다. 내가 생각할 때 큰 줄기와는 무관한 다소 쓸데없는 에피소드들도 몇 개 있다. 원래 생각한 것은 늙은 고양이가 죽어가는, 이별하는 과정을 담고 싶었고 거기에 충실해지고 싶었다.

 

마지막 죽음에 관해서는 피디 역시 재고해보라고 했으나 나에게는 이미 정해진 거라 (엔딩을 바꾸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덜 슬프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더 많이 고민했다. 

 

마지막 엔딩의 슬픔을 참 아름답게 잘 표현했다고 느꼈는데, 지금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슬픔을 덜 슬프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잘 나온 것 같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당시 내 상황도 좋지 않았고, 만화가 이렇게 힘든 건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왜 내가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많았다. 끝나고 돌아보니 내가 어떻게 그걸 해냈을까, 견뎠을까 싶다. 계속 울면서 그렸다. 몰입을 너무 했다. 어떻게든 마감을 해야 하는 시점인데 너무 힘들어서…. 계속 울면서 했다.

 

마지막 화의 엔딩에 주제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고양이가 옛 애인처럼 다른 여자를 언급하기도 하고. 

중간에 커피숍 여자 캐릭터를 넣은 것은 사실 마지막 화를 위한 장치였다. 어쨌든 결국 사람이다, 라는 메시지를 넣고 싶은데 너무 갑툭튀일 수 있으니까 미리 심어뒀다. 내가 인간관계에 익숙하지 않아서 고양이에 더 의지하게 된 것 같다. 이제야 사람에게 조금 익숙해지려는 찰라에 사람과 소통하라는 것을 복길이가 주는 느낌이 있다.

 

 

Q. 댓글 보니 고양이는 이렇게 관리해라. 이건 이게 좋다 등 뭐랄까 참견 부류의 댓글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이미 고양이 커뮤니티에서 그것보다 강한 댓글을 너무 봐서 연재 중의 댓글을 아무렇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 기준이 정확히 있어서 흔들리지 않는다. (논쟁적인) 화두는 던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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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가가 꼽은 베스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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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음 작품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우선은 소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고양이는 한 번 했으니 하고 싶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차에 내가 맥주를 좋아하니까 맥주 만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맥주는 다양한 종류와 맛이 있으니까 그 맛별로 에피소드를 붙여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거기에 부록처럼 정보를 넣어주면 좋을 것 같고. 이러면서 나 자신도 맥주에 관해 공부도 하고. 스스로 즐기면서 준비 중이다. 천천히, 급하게 하진 않을 생각이다. 그런 타입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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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 외에 지금은 단편 작업을 조금 하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상상고양이에 매달려 있었으니 좀 다른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고 있는데 스스로 충전이 되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많이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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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경 작가의 추천 웹툰 3편

 

웹툰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다. 지금은 일부러라도 잘 안 본다. 혹시나 비슷해질까 봐 동물툰은 아예 안 본다. 보는 작품도 대부분 내 연재처인 다음웹툰 위주로 주로 본다.

 

1.  노점 묵시록 [백봉ㅣ다음]

- 백봉작가 작품을 되게 좋아한다. 그림체며, 대사며, 연출이 국보급 센스다! 취향저격이랄까.

 

2. 19년 뽀삐 [마영신ㅣ다음]

- 마영신 작가의 작품들은 살 냄새가 나서 좋다. 표현이 솔직하고 참신하다. 또한, 묵직하고 깊다.

 

3. 아 지갑 놓고 나왔다 [미역의효능ㅣ다음]  

-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빠져들었다. 무거운 이야기를 담담하고 귀엽게 말해서 좋다. 보통은 몰아서 보는 편인데 이 작품은 연재일 기다렸다가 보는 웹툰이다.

 

 

Q. 이 외에 인생 작품이 있다면? 혹은 인생의 멘토 같은 인물이 있는가?

A. 마츠모토 타이요. <철콘근크리트> <죽도 사무라이>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멘토는, 누군가를 닮기 위해 사는 게 별로라 없다.

 

 

작가, 웹툰을 말하다 1 - '상상고양이' 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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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ZZING [@ZZING36]

인터뷰, 정리

황선태 [scarbo19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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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웹툰을 말하다 1 - '상상고양이' 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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