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겜만화> 개차반 작가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
[롤플레잉겜만화]
개차반 작가 | 레진
1. 자기소개 & 게임관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레진코믹스에서 롤플레잉겜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개차반입니다.
Q. 웹툰작가가 어떻게 되셨나요? 특히 성장 과정(유년기/청소년기)에서는 어떠셨나요?
A. 초등학교 때부터 저는 공부가 엄청 싫어서 수업시간에 맨날 딴 짓을 했거든요. 그런데 잘 안 들키면서 효과적으로 딴짓할 수 있는게 만화 그리기더라구요. 노트를 꺼내고 공부하는 척 끄적거리니까 잘 안 들키고, 알면서도 '개차반이는 그림을 참 잘 그리는구나~' 하며 봐 주시는 고마운 선생님들께서 많이 계셔서 아, 이거다 싶어서 계속 그리게 되었습니다.
Q.그림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어떤것인가요?
A.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라기보단 어쩌다 인터넷에 만화를 한번 올려봤는데 댓글로 제 만화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시고 이 부분은 이래서 좋다, 여기는 이게 아쉽다 하면서 여러 반응을 보게 됐는데 엄청 재밌는 거예요. 뭐든 혼자 하면 재미 없는데 댓글이 달리고 하니까 같이 그리는 기분이 들면서 무지 재밌길래 아, 더 많이 봐주면 더 재밌겠다!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Q. 작가가 데뷰는 어떻게 하신 건가요?
A. 루리웹에 거의 하루~이틀에 한 편씩 만화를 올렸는데, 운 좋게 레진코믹스 PD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그 이후로 게임 키트에서 안 좋은 아이템들만 나오는 걸 보면 그 때 평생 쓸 운을 다 쓴 모양입니다.
Q. 필명 개차반은 약간 특이한 이름입니다. 어떤 의미인지요?
A. 두 가지 썰이 있습니다.
하나는, 옛날부터 게임하던 고정파티원들이 협동게임만으로 하다가 PVP 하니.... 난 잘하는데 사람들은 정말 못하더라구요. 전 피지컬이 쫌(?) 대단한데 뒤돌아보면 다 죽어있더라구요. 그래서 성질 좀 부리고 '손가락이 하나냐? 머 그렇게 빨리죽어?' 머 이렇게 타박을 몇 번 줬더니, 사람들이 나중에는 차반아 차반아 이렇게 부르더라구요!!
제가......개차반으로 플레이한다고 한다나 머라나....그러다 굳었습니다. ㅠㅠ
또 다른 썰은, 원래는 고등학교 때 별명이었다는 썰입니다. 제가 성이 차씨거든요. 근데 게임 박사다 해서 차박사~ 하고 부르던 게 차박이 되었고, 차박에서 차밥으로, 차밥에서 차반으로 변했는데 차반이 되고 나니까 "차반이 쟤는 겜 할 때 성질머리가 완전 개 같애. 개 차반이야 개 차반!" 해서 개차반이 되었습니다. 사실 겜 할때 성질 안 더러운데(정말로요.), 그냥 개차반이라는 필명이 저는 너무 마음에 듭니다.
다른 분들은 개작가님, 하시더라구요. 재미있어요. ^^
Q. 실례지만 별명은 있으신지요?
A. 부...부...끄럽지만, 조....조....루라는 별명이 있어요. ㅠㅠ 루리웹에서 작품들을 연재할 때 완결안하고 튄다고 이런 별명이....힝...ㅠㅠ
Q. 인터넷에 엄청난(?) 팬덤이 있다고 들었는데.....
A. ㅋㅋㅋ팬덤은...없습니다.
Q. 게임을 무지 좋아하셔야 이런 만화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인의 게임 역사(History)에 대해 소개해주시면 안될까요?
A. 유년기부터 말씀드리자면 제가 유치원생일 땐... 공부가 제일 좋았습니다. 하.하.하. ^^;;
초등/중등/고등/대학 때 했던 게임들이 엄청 많은데 가장 메인이 되었던 게임들만 쓴다면...
초등학교를 함께한 게임은 어둠의전설, 마비노기, 큐플레이..(그땐 퀴즈퀴즈였었죠) 등 엄청 많은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둠의 전설입니다. 이 때 재미있는 게임 일화가 엄청 많은데 게임 얘기라서 아는 사람만 웃긴 얘기라 못 하는 게 너무 아쉬워요.
초딩 때 엄마 몰래 전화로 어둠의전설 계정비 내고 뚜디려 맞고... 그때 무도가를 키웠었는데요. 아마 그 때부터 저는 근접 격투 계열을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중딩 때는 역시 마비노기죠. 마비노기가 12세 이상 게임이라, 12살이 되기 전까지 꾹꾹꾹 참다 딱 12살 되는 해에 회원가입을 했는데 안 되는 거예요! 생각해보니 저는 빠른년생이라 12살이 아니었더라구요. 그래서 참고 참다가 중딩때 처음 마비노기를 딱 받아서 플레이했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이 시기에도 전화비 엄청 나왔습니다. ㅋㅋㅋ
고등학교 땐 S4리그라는 게임을 했어요. 그게 총쌈 칼쌈 하는 게임인데, 터치다운 모드라고 미식축구 같은 룰이 있거든요. 공을 들고 상대팀 본진으로 뛰어들어가면 이기는 거예요.
스테이션 2 라는 맵을 주로 했었는데, 전설의 레일건 사수가 꿈이었으나 끝내 되지 못하고 사이퍼즈라는 게임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까지 사이퍼즈를 쭉 이어서 하다가, 블레이드 앤 소울로 넘어가고, 아 이 게임이 어찌나 재밌던지 매일 엄마 나 학교다녀올게! 하고 자체휴강하고 겜방으로 출근하고 그랬었어요.
그리고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로 다시 회귀하고... 마비노기 영웅전 등 당시 나오던 신작이란 신작들은 다 해 봤어요. 사이퍼즈 이후에 플레이했던 게임들은 꼭 팬 만화를 그렸었는데 같은 게임을 하시는 분들이 재미있어 해 주셔서 '어?! 게임 만화 재미있다. 게임 만화 그리는 거 재미있다~' 하고 계속 생각했었죠.
< 그림. <롤플레잉겜만화> 개차반작가의 초/중/고등학교 시절 베스트게임들
- 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메이플스토리1, 퀴즈퀴즈, 마비노기, 어둠의전설, S4, 사이퍼즈
Q. 내인생의 게임 하나만 꼽으라면?
A. 메이플스토리 1
만랩이 6갠가 있었는데, 옛날 200레벨일 때 비숍, 에반, 듀얼블레이드 데몬슬레이어, 팬텀, 신궁 만렙이 6개 있었는데, 제논이라는 신기가 나왔다고 해서 최소 600은 넘어야 되는데....문화상품권으로, 전화로 몰래 결제하고 엄마한테 등짝맞으면서 치장을 했는데, 제논이 나왔다고 해서 들려있어 들어가봤는데 다 털려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복구가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ㅠㅠ...본인이 아니라고해서....복구가 안된다는거에요.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 멘붕이었어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플레이했는데 대학생 때였죠...그 때가...6개가 모두 다 털려있었어요. 정말...멘붕...멘붕...ㅠㅠ. 그날 홧김에 집에 있던 선물받은 발렌타인 양주를 다 마셔버렸죠. 오바이트하고...난리도 아녔죠. ㅠㅠ 결국은 복구를 못했는데요, 이런 개인경험이 <롤플레잉겜만화>에 어느정도 반영이 되었어요.
그 때 옆에서 '잘됐다 이참에 공부나 열심히 해'라고 하시는 엄마가 정말 원망스러웠죠. 1편인가 2편에 나온 그 게임사의 답변은 넥슨에서 받은 답변을 그대로 올린거에요. 정말 분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읽을 때마다 스팀이 올라서....정말 그 때 감정을 다시 대사로 옮겼는데 PD님이 좀 표현 수위를 낮춰달라고 하셔서 조절했죠. ㅋㅋㅋ
원래도 집에 있는 것을 원래 좋아하는 체질의 어린이였어요. 메이플 레벨 176쯤 되니 옆반에서 놀러와서 '우와~~우와~'하는 애들이 많았어요. 옆반에서 절 구경오고...자랑스러웠었죠 내심. ㅋㅋㅋ 그 때 메이플은 3시간 플레이해도 경험치 0.5밖에 안올라갈 정도로 힘들었었죠.
Q. 현재 플레이하는 게임은?
A. 대망의 현재! 웬만한 온라인 게임이란 온라인 게임은 다 해 봤어요. 그래서 스팀 게임으로 넘어왔죠. PAYDAY2, GTA5... 마인크래프트, 테라리아, 스타바운드 등 요새는 샌드박스 류 게임이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웹툰 작가가 되어 제일 즐거운 것은 하고 싶은 게임이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질러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거예요. 무지 좋습니다. 제 옷 사는 것보다 제 캐릭터 옷 사 입히는게 더 재미있어요.
그림. 개차반 작가의 요즘 게임들 - 위에서부터 PAYDAY2, GTA5, 마인크래프트
Q. 유레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 만화의 효시와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혹시 좋아하시는지요?
A. 유레카 엄청 좋아합니다. 옛날에 유레카에 나오는 바로 그 게임을 기반으로 한 로스트 사가라는 쯔꾸르 RPG 게임이 있었는데, 그 게임도 좋아합니다. 난이도는... 제가 어렸을 때라 그런가, 어려웠던 걸로 기억하지만요.
그림. 손희준/김윤경작가의 유레카!! 무려 14년동안 41권을 꾸준하게 작업하여 완결지었다!!! 우리나라 겜만화계의 선구작!!
그림. 유레카에 나오는 겜을 근간으로 만든 <로스트 사가>
개인적으로 가디언이란 시스템을 참 좋아했어요. 불멸의 세계인 게임에서 가디언이란 NPC를 통해 필멸의 존재를 만들어 냄으로써 어어, 얘는 죽으면 안 되는데! 싶은 긴장감 같은 걸 진짜 자연스럽게 게임 만화 내에 녹여 냈다는 점이 엄청 좋았습니다.
소드아트 온라인도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데요, 하지만 비슷한 쟝르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Q. 조금 우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만...게임의 어떤 점이 재밌으세요?
A. 음. 실력이 늘어나는게 눈에 보이는게 즐거운 것 같애요. 특히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이 좋아요...현실의 내가 약해질 수록 게임속의 캐릭터는 강해지죠....때로는 현실의 내가 약해져도 겜속의 내가 강해질 수만 있다면...이라는 맘이 들죠. 내 옷사는 것보다 게임 캐릭터 옷사는게 너무 좋다던지....저..중증 맞죠? 게임에 돈쓰는게 너무 재밌어요...ㅋㅋ
그리고 키트 같은게 나오면 좋은게 안나와도 까는게 너무 재밌어서 까기도 해요. 내가 너무 키트를 많이 까서 생활비가 없어서 힘들었던 적도....ㅠㅠ 100개, 200개씩 까곤하죠...왜 아무도 말리지 않았는지...흑. ㅠㅠ
그리고 함께 하는게 즐거워요. 불가능해 보이던게 힘을 합쳐서 공략법을 찾아내서 해결하는 것이 큰 재미죠. 해결 했을 때의 그 희열과 환호성!!! 단, 엄마가 밖에서 "조용히 안해??!!!"라고 외치시는 것을 견뎌야 하죠.
2. 롤플레잉겜만화
Q. 작품에 대한 질문으로 좀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작품을 시작하게 된 사연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데뷔과정? 루리웹에서 넘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처음에는 와, 이렇게 시작하는 게임만화 있으면 진짜 재밌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그려서 트위터에 올려봤는데, 리트윗이 엄청 되면서 다들 재미있다고 해 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엄청 설레가지구서는 바로 2편 3편도 그려서 올렸었죠. 그런데 트위터에 올리다 보니 1화부터 쭉 보기가 많이 힘들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 때부터 루리웹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아는 커뮤니티가 루리웹밖에 없었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커뮤니티 사이트기도 했고, 이 만화로 웹툰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전혀 해본 적이 없어서 네이버 도전만화 같은 곳은 조금 부담이었거든요. 그런데 루리웹 창만게 분들도 점점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댓글이 달리고... 그러다 보니 너무 설레는 마음에 하루 한 편, 많으면 하루 두 편, 적으면 이틀에 한 편 이런 식으로 계속 그려 올렸더니 글쎄 레진코믹스 PD님께서 연락을......
그 때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티기어라는 게임이 너무 하고 싶었는데 저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없었거든요. 와, 이건 플스를 사라는 하늘의 계시구나! 하고 냉큼 감사합니다! 했지요.
Q. 작품의 테마가 된 게임은 마비노기, 리니지 같은 MMORPG 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한 게임만을 벤치마킹하거나 그런 건 아닌 듯 합니다. 어떤 게임들을 참조해서 작품에 반영하신건지요?
A. 가장 주가 되는 게임은 역시 울티마 온라인, 마비노기 쪽입니다. 스킬 등은 의외로 메이플스토리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주인공이 버프를 무더기로 쓰잖아요? 메이플스토리에서도 보스 레이드 들어갈 때, 버프 준비 다 끝내고 보면 열 몇 개가 훌쩍 넘어가거든요. 그게 이상하게 멋있더라구요. 대표적으로 영향받은 스킬은 리저렉션입니다. 메이플스토리 4차 성직자 스킬인데, 사실 쓸모는 거의 없는데 멋있거든요.
Q. 롤플레잉게임 = RPG(Role Playing Game)이라는 뜻이고 이 웹툰의 세계 인것은 알겠습니다만, 다른 이름을 짓자라는 이야기도 있었을 것 같은데....작품 제목이 <롤플레잉겜만화>로 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A. 제목 지을 땐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 주인공이 RPG 하니까 RPG겜만화라고 짓자! 했거든요. 딱 제목만 봤을 때 아 이 만화는 게임하는 만화구나, 하고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정식 연재로 오면서 피디님이 말씀하시길 RPG가 롤 플레잉 게임이라는 뜻이니까 직역하면 롤플레잉 겜겜만화가 되어버린다고 하시더라구요. 지을 땐 아무 생각 없이 지었는데 생각해보니까 그렇더라구요. 뭔가 살짝 모자라 보이는 느낌도 들어서 저는 마음에 들었는데, 결국은 롤플레잉겜만화가 되었습니다.
Q. 주인공은 같이 플레이한 동료에게 깊이 실망하고 게임을 2년동안 떠났다가 결국 다시돌아오게 됩니다.
ㅎㅎㅎ 작가 본인의 경험이신지요? 아니라면 누구의 경험이신지? 둘 다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신건지요?
A. 사실 시작 부분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아무 생각 없이 아 이런 만화 재미있겠다! 하고 그린 만화니까요. 그런데 초반에 주인공이 화를 내는 컷을 넣으면,
과거 있는 주인공! 느낌이 나면서 더 재미있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넣었는데,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주인공이 이렇게 화를 냈을까? 하고 계속 고민해 봤는데 결국은 인간관계더라구요. MMORPG를 하면서 게임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사실 게임 내에서의 인연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저도 그런 쪽입니다. 그래서 인간 관계를 갈등으로 삼기로 했어요.
Q. 웹툰에 보면 게임을 하기 위한 2가지 모드가 나옵니다. 버츄얼모드(에스페라모드)와 PC모드인데요, 버츄얼 모드는 물속에 들어가서 보글보글 거리면서 VR 헤드기어를 쓰고 있는 듯한 컨셉입니다.
흔히 SF 만화나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인데요, 혹시 참조로 한 실제 Device들이 있는건가요?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데. ㅋㅋㅋ 세부 설정은 어떤건가요? 저 버츄얼모드....여러사람이 같이 저 물을 같이 쓰면 더럽거나 병균이 옮을 것 같기도 하고... ^^;; PC 방 같은 곳에서 플레이 하는 것으로 보이더라구요. 없었다면 버츄얼 모드의 설정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
A. 젖지 않는 물과, 숨 쉴 수 있는 액체인 퍼플루오로데칼린에서 모티브를 얻게 되었어요.
버추얼 기기 안에 거품이 계속 일고 있는 것은 기포발생기로 액체에 산소를 계속 공급하는 탓입니다. 버추얼 모드 기기가 열릴 때 액체가 콰르륵 빠지는 부분이 나와요. 액체는 한 번 사용 후 버려지고 새로운 액체로 교체되게 되며 영양분을 계속 공급해줍니다. 머리에 쓰는 헤드기어가 뇌파를 감지하고 화면을 보여주며 대화를 할 수 있게 해 주고요. 버추얼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실제로 자신의 몸을 움직여 버리는 것인데요, 때문에 디바이스 유리는 굉장히 단단합니다. 내부에 들어가서 헤드기어를 쓰면 에어샤워 및 살균 후 액체가 채워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사실 저런 잡다구레한 설정은 막연하게 머릿속에서만 이렇지 않을까~ 하며 혼자 즐거워했고 사실 그릴 당시에는 근미래에는 저런 기계가 새로 개발되었지 않을까? 아, 모르겠다! 근미래 가상현실 기계 하면 역시 액체지! 해서 액체 원통형 디바이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아, 한가지 더 잡다한 설정이 있는데, 화장실 가려면 중간에 물 빼고 나와서 화장실 들렀다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ㅋㅋㅋ
그림. <롤플레잉겜만화>에 나오는 Virtual Mode(에스페라모드)
Q. 채색이 처음과 달리 중반 부 이후로 녹색/갈색/검은색 톤으로 확 바뀝니다.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으셨던 건가요?
A. 처음엔 단색으로 가려고 했었는데요, 그리다 보니 또 욕심이 나서 색이 이색 저색 많이 들어가게 되고, 컬러가 추가되게 되고... 하다보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주인공들과 조연들 옷을 검은색으로 밀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채색 도와주시는 분이 생기게 되어 그 때부터는 컬러를 하나 둘 늘려가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여주인공의 눈 색과 타이난의 눈 색이 최근에 추가되었습니다.
Q. 주인공의 나이 설정은 어떻게 되나요? 아무래도 고2 이상은 안될 것 같은데....
A. 정확한 나이는 비밀입니다.
Q. 길드전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가 됩니다. 실제 2개의 길드가 전쟁을 하게 되고 일부러 쉽게 성을 내주고, 상대편 길드의 돈으로 성을 새로 짓게 한 다음에 뺏어올 것 같이 예상됩니다. 실제 게임에서도 이런 복잡한 사연과 음모들이 진행되고 있는지요? 보신 것 중에 가장 기가막힌, 무릎을 탁 치게만드는 사연/사건들 Best 3정도를 꼽으라면 어떤 사건들이 있으실까요?
A. 아 이게 너무 많아서 어떤 것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실제로 겪은 일도 있고 간접적으로만 겪은 일들도 있고 귓동냥으로만 들은 이야기들도 있고 무지 많습니다.
그 중 하나를 고르자면 1순위는 물론 리니지 바츠 해방전쟁입니다. 엄청 유명한 사건이죠. 아, 이거 진짜 재미있는 사건인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리니지2 바츠 서버에서 벌어진 전쟁입니다. 드래곤나이츠라는 혈맹이 있었는데 엄청 큰 혈맹이거든요.
드래곤나이츠 혈맹의 폭거에 맞서 모든 서버의 유저들이 바츠 서버에 모여 바츠 연합군을 만들어 드래곤나이츠를 몰아낸 얘기인데, 엄청 큰 사건입니다. 제 안에서의 전설 급이죠. 재미있는 건 바츠 섭 뿐만이 아니라 모든 서버의 유저가 바츠 서버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연합군에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결말은 조금 씁쓸하지만, 아마 게임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쟁 중 가장 임팩트있는 전쟁이 아니었을지.
그림. 리니지 바츠해방전쟁 스크린샷
2순위는 제가 블레이드 앤 소울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건 바츠 해방전쟁처럼 거대한 전쟁은 아니었어요. 블레이드 앤 소울에는 각각 무림맹과 혼천교라는 두 개의 세력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옛날 블레이드 앤 소울은 이 세력비가 엄청 편파적이었어요.
무림맹에 가입하면 주는 옷이 엄청 구렸거든요. 그래서 세력 전쟁 지역에 가면 항상 혼천교가 장악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무림맹 이용자들은 세력퀘를 도무지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랬었죠. 그런데 그 때 한 무림맹 문파장이 세력챗으로
그래도 뉴비 무림맹원들이 세력퀘를 할 수 있는 채널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않겠냐, 하면서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때 갓 36 만렙을 찍은 무림맹이었기에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무림맹원들은 4채널 혈풍사막(세력 전쟁 지역)으로 모여주세요, 하고 계속 이야기하는 거예요.
저는 그 때 던전을 돌고 있어서 세력챗 구경만 하고 있다가, 한 분이 세력챗으로 계속 오더를 하면서 4채널 혈풍사막으로 4채널 혈풍사막으로, 계속 이러고 있어 궁금해 한번 가 봤는데 거의 끝나가는 상황이었나 봐요. 와, 저는 솔직히 모여봤자 얼마나 모였겠어 싶었는데 진짜 장난 아니더라구요. 다들 무림맹 옷을 입은 상태로 일반챗으로 "반풍복운 척사멸마!"(무림맹 구호입니다ㅋㅋㅋ) 를 외치고 있는데 그게 어찌나 멋있던지. 진짜 MMORPG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 날 무림맹이란 무림맹은 다 거기에 모여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무림맹원들이 새파란 색으로 모여있는데 그 광경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스크린 샷을 찍었었는데 컴퓨터를 바꾸면서 날아가 버린 게 너무 아쉽습니다.
그림. 블레이드앤소울 스크린샷
3순위는 이브 온라인의 아사카이 전투입니다.
한 명의 클릭 실수로 4천 명이 전쟁하게 된 사건인데요. 이브 온라인에는 타이탄이라는 거대 함선이 있습니다. 제작에만도 현실 시간 몇 달이 걸리고, 타이탄을 몰 줄 아는 사람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도 현실 시간으로 몇 주에서 달이 걸리기도 하는
엄청난 함선이에요. 제작비 또한 만만치 않고요. 그런데 어느 날 한 유저가 타이탄을 몰고 가다가, 클릭 미스로 적대 세력의 행성 한 가운데로 워프해 버린 거예요. 당시 두 세력은 팽팽한 긴장상태였는데, 갑자기 아군 진영 한 가운데에
타이탄 급 함선이 워프해 오니 비상이 걸렸죠. 그래서 타이탄을 파괴하려 함과 동시에 주위에 있는 세력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타이탄을 소유한 측 세력도 당황해 타이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전력을 투입하고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며 4천 여명이 모여 거대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결국은 타이탄을 가지고 있던 쪽이 이겼으나, 양측 합계 당시 한화 2800만원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해요.
그림. 이브온라인 아사카이전투 스크린샷 - 한 번의 클릭질 실수가 이런 결과를!!!
Q. 라이퀴아는 현실에서보다 게임속에서 우정을 더 느끼고 분노합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외전2에서도 보면 팅기면서도 서로 보고 싶어서 게임속에서 따뜻한 정을 나누는 플레이어들의 모습을 그리셨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게임속의 우정은 어떤 느낌이신지요?
A. 재미있죠. 어찌 보면 온라인 관계와 현실의 관계는 참 다르면서도 비슷해요. 더 가볍고, 더 무겁고의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관계가 있을 수도, 더 버거운 관계가 있을 수도 있거든요.
온라인 친구라고 해서 현실보다 더 가벼운 우정은 아닙니다. 현실이라고 해서 온라인보다 더 무거운 우정도 아니고요. 솔직히 생각하면 참 얄팍하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옛날에 휴대폰이 없었을 시절에는 정말 한 명이 게임 접속 안 해 버리면 끝인 관계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어둠의 전설을 할 때, 메모장에 적어놓은 친구 목록을 켜서 한명 한명 접속해있나 일일히 귓속말을 해 볼 때도 기억납니다. 내일은 몇 시에 접속하자, 하고 약속을 하며 끄던 때도 기억나고요. 정말 게임 내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인연이었습니다.
그렇게 쉽게 끊겨버릴 수도 있는 인연이기에 더 간절하고 필사적으로 붙들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요새는 조금 덜 합니다. 트위터 만세, 휴대폰 만세입니다.
그림. 루리웹에 올렸던 크리스마스이야기 외전2
Q. 라이퀴아라는 이름의 어원은 어떻게 되나요? (이건 애슥보다는 좀 상세히 부탁드릴게요. ㅋㅋㅋ)
그리고 다른 이름들도 어디서 다들 들어본 듯 합니다. 에피타이저, 이슬레이....등 다들 무슨 뜻이죠? 그리고 어디서 네이밍 아이디어를 얻으시는지요?
A. 라이퀴아라는 이름은 주인공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도무지 생각이 안나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다들 장난치며 자신의 닉네임에 몇 글자를 더해 판타지스럽게 만들어서 주더라구요.
심지어는 제 닉네임인 개차반을 바꾸어 차르반느 라는 이름을 주기도... 그래서 에이, 엿 먹어봐라! 하고 제일 그럴싸한 것을 고르게 되었는데 그게 라이퀴아입니다. 라퀴 라는 분이 지어 주셨어요.
에피타이저는 자, 어디 한번 애들 이름을 지어볼까, 일단 에피타이저로 여주인공 이름부터... 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래서 그냥 에피타이저로 했어요. 애피타이저가 아닌 이유는 제가 "에피타이저"가 맞는 발음인 줄 알아서 그렇게 되었는데 아마 에피타이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캐릭터를 생성하지 않았을까요? 이슬레이는 제가 좀보이드라는 게임을 하면서 늘 '아이솔레이티드 하우스'라는 곳에 진지를 구축했는데요. 그 아이솔레이티드 라는 어감이 너무 마음에 들어 꼭 써먹어야지, 하고 있다가 이슬레이로 짓게 되었어요.
재미있는 점은 아이솔레이티드의 현재형인 isolate라는 단어가 격리하다, 고립시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이슬레이가 라이퀴아에게 한 행동을 생각하면 정말 그럴싸합니다.
카타나는 검을 만드니까 검이라고 하자, 했다가 중학생인 딸이 있다는 설정이 기억나 그럼 딸이 지어줬다고 하자. 중학생이니까 중2스럽게 일본어로... 카타나! 해서 카타나로 짓게 되었습니다.
카타나가 딸에게 검에 관련된 멋있는 이름을 좀 지어줘, 했는데 딸이 장난스럽게 "카타나 다이스키" 라고 말했는데, 그게 마음에 들어서 그냥 썼다는 설정이에요.
타이난은 친구가 지어줬습니다. 친구의 옛날 캐릭터 이름이에요. 메리메리는 그 때 당시 한창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있었을 때라 짓게 되었구요. 이름 짓는 게 제일 어려워요! 그때그때 듣고 있는 노래의 제목을 이름으로 짓기도 합니다.
그림. <롤플레잉겜만화> 주요캐릭터 -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라이퀴아, 카타나, 타이난, 이슬레이
Q. 라이퀴아 그림이 루리웹과 약간 미묘하게 다릅니다. 변화를 주신 거 맞으신지요?
A. 처음엔 소년 같은 이미지였어요. 그러다가 점점 청년의 모습이 되어가는데, 이건... 변화를 주려고 했다기보다 생긴 게 제 취향에 맞춰 조금씩 변해 버렸는데 이슬레이를 그리다 보니 아주 굵직해져 버려서... 은근은근히 조금씩 조금씩
다시 여들여들하게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Q. 다른 캐릭들도 좀 변화가 느껴지는데...어떤 컨셉으로 다 변화를 주신건지요?
A. 그리기 쉽게 바꾸거나, 특징을 조금씩 더 주는 형식으로 바꿨습니다. 캐릭터 생김새가 헷갈린다는 댓글이 있어서요. 예를 들어 타이난의 경우는 자기 자존심만큼 높게 솟은 앞머리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라이퀴아 성별이 아직 오픈되지 않았고 오픈할 계획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유니섹스 컨셉이신가요? ^^
A. 성별은 모르는 편이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남자애 같은 모습도, 여자애 같은 모습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라이퀴아를 어떤 성별로 생각하냐에 따라서 만화 내용이 확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이 재미있어요. 만화 두 개 읽는 기분이잖아요!
Q. 카타나 트윗봇을 허락해달라는 분도 있었는데 실제 비공식 카타나 트윗봇이 리얼하게 계속 활동중입니다. 어떤 감정이신지요?
A. 재미있어요. 귀엽구요! 저도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신기해요.
Q. 타이난이 졸귀하다는 독자들도 많습니다. 타이난 캐릭에 대한 본인의 감정은 어떠신지요? ^^
A. 타이난 나올 때가 제일 즐겁습니다. 귀엽기도 하고요. 정말 거침이 없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입도 거칠어요. 다혈질인 면도 있습니다. 기쁘면 기쁜 대로 있는 대로 티를 내고, 슬프거나 화가 나면 그것도 있는 대로 행동으로 옮깁니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으면 절대로 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라이퀴아를 동경하는 마음에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타이난은 게임 내 네임드에 대해 엄청난 로망을 가지고 있어요. 되고 싶어 하거든요.
와우의 용개를 아시나요? 만약 타이난이 와우를 했다면 용개를 그렇게 따라다녔을 것입니다.
지금은 귀엽고 멋있는 동생 우리 마스터! 하는 기분으로 라이퀴아를 따르고 있고요.
Q. 현실캐의 일상을 그려달라는 독자들 요구가 많습니다. 외전형태로 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생각이나 계획이 있으신지요?
A. 현실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지만 일단은 게임 만화기 때문에 게임 쪽을 주로 그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기로... 어떻게 생겼을까? 하고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그려볼 생각입니다. 두루뭉술~~하게요. 열심히 상상하시던 분들 김 새 버리실까봐...
Q. 주변에 이슬레이 같은 캐릭을 가진 남자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같은 편인 경우와 상대편인 경우...
A. 만약 같은 편에서 같이 게임을 한다면, 재미있게 같이 컨셉놀이 하며 잘 놀아줄 생각입니다. 재밌잖아요. 하지만 적이 되거나 저를 이용해 먹을 생각이라면... 뚜디려 팰 겁니다. 만약 현실에서라면... 그래도 뚜까 팰 겁니다.
Q. 캐릭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최대 등장할 캐릭을 생각해 놓고 계신건가요?
A. 최대 몇 명까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킹 오브 파이터처나 리그 오브 레전드, 사이퍼즈 같은 게임들의 캐릭터 선택 창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늘려 갈 거예요. 그때 그때마다 오늘은 이 캐릭터 해야지! 하고 꺼내서 쓸 거예요. 어, 얘 그때 걔다! 하는 생각이 들게요. 캐릭터 해금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힐더 길드까지 뚫렸죠!
Q. 좀 더 매력적인 캐릭을 등장시킬 예정이신가요?
A. 물론입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이 등장만 시켜 놓아서, 일단 다 쓰구요. 그저 엑스트라인 줄로만 알았던 캐릭터가 매력적인 설정을 달고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있겠지요! 레옹처럼요!
Q. 이제 어제의 웬수같은 이슬레이도 같이 뭉쳐서 파티가 되어 모험을 떠날 것 같습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건가요?
A. 아직 같은 파티는 아닙니다. 이 둘의 갈등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어요. 라이퀴아는 티는 안 내지만 이슬레이와 눈만 마주쳐도 아직 무서워해요. 나쁜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에요. 이 둘의 갈등의 파편들, 얽히고 설킨 주위의 관계들, 예전의 사건들을 완벽히 해소하는 게 1부 말미의 주 내용일 것 같습니다.
Q. 롤플레잉겜 일본 연재 축하드립니다. 언제까지 롤플레잉겜이 연재되었으면 하세요?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요?
A. 감사합니다! 사실 곧 1부 완결이 납니다. 1부는 한 50화에서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2부는 1부 초기때의 소소한 개그 에피소드 형식으로 돌아갈 계획이에요. 1부가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인간관계, 공성전 등의 전쟁 이야기 위주였다면 2부는 게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 게임 플레이, 던전, 보스 레이드, 퀘스트 등을 중점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아마 라이퀴아가 게임을 접기 전까지는 계속 그리지 않을까요? ^^
Q. 배틀코믹스와 같은 플랫폼도 나오고 MXM이라든지, 레이븐웹툰과 같은 작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실제 게임의 만화화도 해보고 싶으신가요?
A. 물론입니다!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 게임 만화를 그린다고 하면 준비 기간이 굉장히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리기 위해서는 게임을 일단 플레이 해 봐야 하니까요.
한... 만렙 다섯 개에 엔딩 열 번은 봐야 그릴 수 있지 않을지...ㅎㅎㅎ
Q. 애슥에서 대부분의 팬들에게 엄청 성실히 답변을 달아주셨습니다. https://m.ask.fm/zt_ta
그렇게 성실히 답변을 하신 이유는?
A. 감사하잖아요. 재미있어 해 주시고 같이 궁금한 점에 대해 이야기도 해 보고, 너무 감사합니다. 제일 즐거워요. 재미있다는 말과 제 만화에 대한 이야기 듣는 게 제일 좋습니다. 비판이든, 칭찬이든, 감상이든, 힘 내라는 말이든 뭐든요. 가끔 저도 생각지 못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진짜 제일 재밌어요.
'어, 그러게? 왜지? 그런가? 이거 조금 말이 안 되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그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와 정말 만화 열심히 봐 주셨구나 하는 기분에 정말 감사하게 됩니다.
Q. 카타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딸이 키보드를 대신 쳐줄정도로 컴터에 익숙하진 않지만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중년 아저씨라는 컨셉인데요. 주변에 비슷한 분이 있으신가요? ㅎㅎ
A. 예전에 블레이드 앤 소울을 할 때, 왕돼지삼겹살 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있었어요. 주위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을 뚜까 패고 죽이고 다니고,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계속 죽이고 때리고 해서 비매너라고 서버에 유명했던 사람이었는데요. 어느날은 제가 엄청 맞고 죽어서 억울한 마음에 야! 너 진짜 왜 그러냐! 했어요. 그랬더니 한~~~참 있다 대답을 하더라구요.
"죄밌어." 하고요. 너무 허탈하고 웃긴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기다려봐, 내가 스킬을 PVP용으로 바꿀게. 그리고 다시 싸우자." 했더니 알았다고 하고 공격을 안 하는 거예요.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말 한 번 안 듣더니! 그래서 스킬을 바꾸고 한참 재미있게 서로 1:1 비무를 하며 즐기다가, 제가 "재밌다ㅋㅋㅋㅋ" 했더니 또 한참 있다가 "죄밌다" 이러대요. 그 후로 가끔 마주치고 할 때마다 싸우고 몇 번 제 고정 파티원들과 던전도 가보고 했는데 엄청 웃겨요. 타자가 느린데다가 오타도 많고 맞춤법도 틀리고 하는데 어느 날은 보스 앞에서 탱커가 들어가도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만 있길래 도대체 왜 그러나, 하고 기다려 봤는데 "예 잡을 려면 내가 먼저 드러가야되 그레야 쉽게잡어" 이런 채팅을 하더라구요.
엄청 골때렸죠. 그 기억이 되게 재미있게 남아서 만화에도 비슷한 캐릭터를 넣게 되었습니다.
3. 마무리
Q. 스토리 작업이나 게임 플레이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는지요?
A. 스카이프로 친한 작가들하고 같이 공동작업을 해요. 특히 잡담을 많이 하는데요, 스토리짜고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게임이야기를 엄청 많이 해주더라구요. 수다스러운 사람들..ㅋㅋㅋ.
리니지에서 이 사건 알아? 레이븐 플레이 이런식으로 해봤어? 머 이렇게 몇 시간동안 게임이야기를 미친듯이 해요.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소재가 되는거죠.
Q. 웹툰작가가 되서 좋은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엄마가의 잔소리와 등짝 스매싱이 없어졌어요!!! 이제 잔소리를 많이안하시고 '이거 사줘''프린터 사줘''치킨 사줘' 하면서 너무 좋아하십니다.
게임에 돈을 당당하게 쓸 수 있다는게 가장 좋죠.
Q. 웹툰 작가가 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해주고싶은 말씀이 있다면? 솔직히~~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A. 그냥 그리는 거예요. 어, 이 내용 재밌겠다. 싶으면 그냥 그려 보는 거예요. 졸라맨으로라도요. 그렇게 그려서 어디에라도 올려 보는 거예요.
혼자서 생각만 하는 것과, 누군가 보고 있다, 누군가 봐 주고 있다는 것의 차이가 굉장히 크더라구요.
Q. 어떤 마음가짐이셔야 하는지?
A. 만약 내가 이 내용을 정말 그리고 싶다, 하면 그렇게 그려야 해요. 주위에 휘둘리지 않는 거요.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내용이 재미가 있든, 재미가 없든, 내가 그리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꾸역꾸역 그리게 되면 만화도 재미가 없어져 버리더라구요.
만약 중간에 실수로 스토리가 튀어버려서 이번 화가 정말 너무 재미가 없다, 내용이 없다, 왜 이럴까? 싶은 생각이 들면 그 화가 그렇게 되었어야만 하는 이유를 다음 화든, 다다음 화든, 언제든 수습하면 돼요. 만화가 늘 재미있기만 할 수는 없어요. 재미있는 화가 있으면 조금 늘어지는 화도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그리고 싶은 걸 뚝심있게 그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휘청일 때 같이 휘청여 주고, 재미있어 해 주고,
이렇게 서툼에도 불구하고 함께 만화를 봐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해하는 마음도요.
Q. 현실적인 문제와 이상적인 문제의 갈등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A. 역시 시간과 돈이라고 생각해요.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비교적 한산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렸는데요. 노트북과 타블렛을 들고 가서 바닥에 박스 깔아놓고 그리고 그랬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알바 시간도 빨리 가고... 아니면 시간을 정해 놓고 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하루 2시간만 만화를 그리는 데에 쓴다던지 하는 거요.
시간 내에 그릴 수 있는 만큼만, 너무 무리하지 않게. 너무 무리해서 퀄리티를 높이고 그러면 몸도 축나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
이 부분은 정말 힘들겠지만 기운 내라는 말밖에 해 드릴 수가 없어요. 다들 화이팅, 화이팅입니다!
Q.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전세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현재 많이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MS(마켓쉐어) 10%를 차지하고 있죠. 작가님이 보시기에 우리나라 게임의 강점은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역시 온라인 MMORPG 또는 MORPG 게임이죠. 우리나라 만큼 온라인 게임이 잘 되어있는 나라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만 해 봐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ㅎㅎ 별의 별 게 다 있잖아요.
그래픽도 온라인 게임인데도 이 정도 그래픽이? 싶은 것들도 많아요. 죽여줍니다. 엄청 신나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A. 운영이요. 진짜 잘 만든 게임도 운영때문에 망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게임사도 기업이니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재미 없게 만들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닐테니까요.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즐기고, 그게 너무 심하면 다른 게임 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역시 가끔 너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재미있는데 너무 하기 싫게 만들면요.
Q. 게임 개발자라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지요?
A. 샌드박스형 대규모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처럼요. 자신이 직접 땅을 파고 재료를 구해 레고처럼 직접 집을 짓고, 직접 발로 탐험해 던전 입구를 발견하고... 처음엔 정말 아무 것도 없는 평원과 숲만 가득한 거예요. 물론 시작 마을은 여러곳으로 나눠 두고, 직접 워프 장소를 만들어 설치할 수도 있고, 워프할 땐 직접 워프게이트 이름을 키보드로 써서 넣어야 하는 거예요!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깊은 땅 속이나, 저 넓은 평원 한 가운데, 숲 속 한 가운데, 그 곳에 처음으로 집을 짓고 워프를 설치하는 기분... 크! 낭만과 로망이 가득한... 아마 현실적으로 길막 등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요. 그냥 생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Q. 게임덕후들을 위한 다양한 주변기기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오큘러스나 직접 입는 옷, 장갑 등 상상도 못할 장비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갖고 싶은 장비가 있다면? 이유는?
A. 오큘러스는 제가 멀미가 심해서 정말 갖고 싶지만 안 되구요... 사실 새로운 기기들보다는 엄청 좋은 컴퓨터 한 대만 딱 갖고 싶습니다. 거기다 모니터 9개를 딱 달아서... 크.
Q. 개인적인 질문 좀 드려도 될까요?홍삼 달인물 드링킹 벌컥벌컥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몸관리를 위해 하시는 건 어떤게 있으시죠? ^^
A. 제가 건강식품을 엄청 좋아해요. 특히 홍삼을 엄청 좋아합니다. 사실 저는 운동은 엄청 싫어하는데, 건강식품이라면 그냥 환장합니다. 요새는 매일 비타민 두 알씩 먹고 있어요. (아, 홍삼 이야기 하시니까 홍삼 먹고 싶네요.)
Q. 개차반 작가님이 만화와 관련해서 철칙으로 삼는 것은? 혹은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떤게 있으신지?
A.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다! 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요.
Q. 정말 좋아하는 취미 하나만 꼽으라면 어떤게 있으신지요?
A. 게임이죠. 게임. 게임 최고입니다. 게임 하고 싶어요.
Q. 뭐 꼭 그렇게 흘러가진 않겠지만 인생의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시는지요? 대략 30대초반에 결혼해서 애는 1명을 낳고~~~
A. 계획 없이 사는 것이 제 인생의 계획입니다. 계획을 짜두고 살기에 인생은 너무 스펙타클하니까요!
Q. 쌩뚱맞지만 혹시 애인은 있으세요?
A. 말없이 뭔가를 내밀면서....얘랑 사귀어요. 이번에 일본에서 하나...ㅋㅋㅋ 라고 대답하는 개차반작가....역시 4D....
그림. 개차반 작가는 아야나미 레이와 사랑에 빠졌다며 일본에서 산 라면을 슬그머니 내민다. 역시...^^;;
Q. 차기작 혹은 정말 향후에 한 번 그려보고 싶은 내용은 어떤게 있으신가요?
A. 샌드박스 게임만화나, 좀비 이야기예요. 생각해 둔 게 있는데, 비밀입니다. 샌드박스 겜만화는 꼭 그려보고 싶어요. 4컷 형식으로요.
아니면 게임 판타지가 아닌 정통 판타지물도 그려보고 싶습니다.
Q.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한 말씀 하자면?
A. 화이팅!! 할 수 있을꺼에요. 저도 됐는데 못할리 없어요!!! 힘내세요. 플랫폼도 많아지고 있으니깐...
Q. 웹툰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요새는 웹툰의 드라마화, 영화화, 애니화, 게임화 등 여러가지 웹툰과 관련된 사업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 웹툰 행사가 열릴 정도로 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 먼저 탄탄히 키워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신생아니까요.
Q. 본인이 다른 작가 인터뷰를 한다면 누구를 한 번 해보고 싶으신지요? 같이 한 번 가보실 건지요?
A. 레진코믹스에서 LOQP, 두근워치 등을 그리고 있는 개호주 작가님이요.
이 사람은... 개그 에로 망가계의 천재입니다. 정말로...ㅋㅋㅋ
<롤플레잉겜만화> 개차반 작가님과 카페에서 시작한 인터뷰는 저녁 10시가 되어 고기집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진정한 겜덕이 웹툰작가가 되면 이렇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게.....우리가 '그만!!!'을 외치지 않았더라면 게임이야기가 밤새 이루어졌을거라는....무시무시한....^^ 사진도 여러장 찍었건만, 무려 자화상 그림까지 다시 그려서 보내주신 '개차반'작가님의 정성에 감사드린다.
<롤플레잉겜만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