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초년의 맛 - 음식 속에 들어 있는 한 입의 기억
자동고양이
| 2016-06-25 22:06
누구나 한 가지씩, 음식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 기억은 행복한 것일수도 있고, 우울한 것일 수도 있으며 잊을 수 없는 무언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는 많지 않다. 우선 그걸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이해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기 때문이다.
초년의 맛은 그야말로 초년, 어른이라 하기도 어린이라 하기에도 애매한 그들의 첫 맛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누군가의 장례식일 수도 있으며, 입사의 기억이기도 하다.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자라면서 그 기억을 품고 있는 맛은 어쩌면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별 것 아닌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만화는 차분한 공감과 담담한 태도로 독자를 마주 본다. 그리 어렵지 않은, 누군가가 반드시 나쁘고 누군가가 반드시 선한 것도 아닌 이 웹툰 속에서는 제각각의 모습으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음식이 있다. 그 음식은 누군가의 기억을 품은, 남에게는 별 것 아닌 것일지 몰라도 내게는 의미 있는 음식이다. 아마 평생에 걸쳐 기억날,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점 하나가 될지도 모르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정적이지만 먹먹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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