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문유 - 조석이 그려내는 버라이어티한 생존일기

자동고양이 | 2016-07-15 18:32

 

 

 

  우리가 흔히 조석작가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는 개그라는 이미지 강하다. 아마도 그것은 단 한 번의 휴재 없이 천 회 이상을 연재해온 마음의 소리 탓이겠지만 사실 그 외에도 조석은 스토리 작품을 그리는 것에 출중한 재능을 보인다. 조의 영역이나 N의 등대 등을 보았을 때 그의 이야기는 어딘지 조석스러운, 그럼에도 매력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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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부분에서 새로 나온 웹툰 문유는 조석다운 매력이 물씬 풍긴다. 맨 처음에는 이 웹툰을 보고 조석 작가가 이런 만화도 그리는건가, 하고 조금 놀랐지만 한 화 한 화를 보며 느껴지는 것은 역시 조석답다, 였다. 이 이야기는 사뭇 진지하다. 지구를 위협하는 행성을 막기 위해 달로 보내진 대원들 중 유일하게 남겨진 <문유>는 작전은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멸망해버린 지구를 목격하고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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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좌절한다. 그렇기 때문에 죽고자 한다. 하지만 그는 모든 방법에 빈번하게 실패한다. 목을 매고자 했으나 우주복을 벗을 수  없었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자니 중력이 방해를 했다. 그렇다고 우주복을 벗자니 온 몸이 찢겨 죽는 것은 겁이 났다. 그래서 그는 자기 자신을 학대하기 위해 몸을 혹사시키고, 잠을 자지 않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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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달은 너무나 완벽했다. 본래 백명이 넘는 사람이 있었기에 식량, 자원 등 모든 것이 풍족한 이곳에서 그는 좋은 몸을 가지게 됐고, 천재적인 지식을 얻게 됐다. 그럼에도 그 가운데에서 그는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외로움. 그것이 그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놀라운 이야기가 하나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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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를 입기야 했다마는 인간의 힘으로 이겨낸 탓에 일종의 재해 정도였던 위협은 지구를 멸망시키게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중 달에 남아있는 이들을 체크하기 위해 쏘아올렸던 인공 위성이 전파를 착지시킬 장소를 재해로 잃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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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탓에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전자기기로 그를 볼 수 있게 되어버렸고, 편집 하나 없이 그의 생활은 왜곡된 채 지구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만 것이다. 마치 트루먼 쇼를 떠올리게 하는 이 이야기 속에서는 은근하게 개그 포인트가 드러나지만 그것은 작품을 흐트러뜨리지는 않는다. 개그와 진지함, 그 가운데를 잘 오가는 듯한 이야기는 사뭇 차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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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외로움, 혼자 남겨진다는 것. 그것과 상반되는 수많은 이들의 생각과 오해 속에서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 조의 영역 이후 스토리로 등장한, 퀄리티 높은 이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 결말을 짐작할 수 없는 두근거림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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