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큰 형님이 나타난다, <정의는 죽지 않는다>

나예빈 | 2021-05-18 09:26
학교폭력 문제는 비단 요즈음에만 대두되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꽤 오랫동안 우리 주위에 있었죠. 예전에는 친구 사이의 장난 정도로 치부 되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아이들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면서 은근히 눈을 감고 지나가기도 했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그 선을 넘어섰습니다. 그 때문에 여러 캠페인도 만들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일이 터지기를 방지하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은 아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 일을 어른의 시선에서 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학생들의 안일한 마음가짐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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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날라리'가 많이 다니는 사립학교에 한 남학생이 전학을 옵니다. 이 남학생의 이름은 강민석이에요. 공부도 잘하는 이 친구가 여기에 온 이유는 주먹이 날아가는 것을 참지 못해서라네요. 뉴스에서 지겹도록 등장하는 가해자일까요? 일단 폭력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가해자가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다만, 학교폭력을 행하는 이에게만 주먹을 휘둘러요. 어쨌거나 폭력을 사용한 것은 맞기에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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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반의 실세이자 큰 형님. 바로 이 할아버지가 실세래요. 예의의 선을 넘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매라는 이름의 무서운 폭력을 행사하시거든요. 이분의 눈에 띈 우리의 전학생 민석은 풀파워로 두 대나 맞게 되어요. 그런데 무언가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큰형님은 학교폭력을 그 누구보다 혐오하신대요. 그런 이야기를 하시면서 가해자를 감싸고 가해자를 제압한 민석을 때리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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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형님과 한 반인 아이들은 정말 그를 존중해서 뜻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었어요. 불량 써클에 가입해서 큰형님의 짝인 경원을 지속해서 갈취, 폭행하고 있었거든요. 만약에 이 일을 들키면 어떻게 되겠어요. 힘이 비상식적으로 센 큰 형님에게 혼이 난다는 머리 아픈 일이 벌어질 것이 뻔하니까 그 앞에서만 연기를 해왔던 거예요. 경원이에게 사실을 발설하면 더 큰 무서움을 주겠다고 협박까지 하면서요. 민석은 자신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며 으름장을 놓아요. 자신이 증거를 가져오면 맞은 두 대를 돌려줄 수 있게 해달라고요. 정말 민석이가 억울할 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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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집보다 많이 가는 공간이 바로 학교입니다. 물론 학교에서 하는 많은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공부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인간관계 역시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나와 함께 생활할 친구를 사귀고, 별 탈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요. 사실 이건 어른도 마찬가지 않을까요? 사내에서 식사할 사람, 식사하고 나서 나와 함께 커피 한 잔 마셔줄 사람이 없으면 적적하고 괜스레 눈치까지 보이게 될 거예요. 왜 그런데 어른들은 학생들이 고민을 털어놓으면 쉽게 생각하고 네가 더 노력해 친하게 지내라는 이상한 조언을 던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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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이는 경원이에게 큰형님이 이 사태를 알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해요. 용기 내어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 것은 어떠냐고요. 오히려 큰형님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한쪽은 오래 함께 지낸 경원이었습니다. 어른들이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줄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다가 일이 어긋나면 지금보다 더 힘들 거 질 거라고요. 어른은 아이들을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당연히 그들보다 경험이 많을 테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만큼은 그 시선에서 사건을 보아야 한다는 거예요. 어른들의 시선이 아니라요. 아이들이 쉽사리 어른들을 믿지 못하게 된 현 상황이 너무나 쓰리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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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경원이는 큰 형님에게 말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더는 용기를 내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죠. 저는 당당하게 큰형님을 찾아간 경원이의 모습을 보면서 마냥 속이 시원할 수는 없었어요. 왜 불량 서클에서는 아무런 고민을 안 하는데, 경원이는 이렇게 하면 조금 나을까, 저렇게 하면 조금 나을까 고민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결국 경원이의 터진 감정이 시발점이 되어 모든 것을 알게 된 현 상황. 큰형님은 신고식이라는 명목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민석이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렇게 판도가 뒤집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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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은 경원이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반성을 했대요. 그동안 자신의 눈과 귀를 막고 이용하는데도 그 사실을 몰랐다면서요.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래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가치관이 확립된 뒤에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어른도 정말 드물죠. 만약에 모든 어른이 나이를 불문하고 함께 성장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면, 꼰대라는 말이 왜 나왔겠어요. 내가 너보다 오래 살았으니까, 내가 너보다 오른 가치관을 따르고 있으니까. 그런 이유로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하지 마세요. 그러다가 먼저 무너지는 것은 적게 산 쪽이 아니라 오래 산 쪽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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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형님과 경원이는 한 편이 되어서 아이들을 도와주기 시작합니다. 일종의 도움 파티원 같은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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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이는 큰 형님에게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경원이에게 대단하다는 감탄을 내뱉습니다. 오히려 경원이는 자신이 그동안 용기가 없었다면서 위축되어 있었는데요. 학교폭력이 무서운 이유는 그 단어 그대로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라이팅 때문인 것 같아요.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네가 잘 못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다. 이건 우리의 잘 못이 아니라 너의 잘못이다.' 또는 '여기 잘 못 한 사람은 없어. 그냥 우리는 놀았던 것 뿐이야.' 정말 단지 놀았던 것 뿐이라도 누군가 고통을 호소하면 그 순간에서는 멈추고 사과해야 합니다.

할아버지 캐릭터를 아주 입체적으로 쓰고 있는 신선한 웹툰! 통쾌한 액션이 궁금하시다면 다음 웹툰, <정의는 죽지 않는다>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