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다
<덴마>는 벌써 2010년 연재를 시작하여 7년째 계속 연재중이다. 2016년 8월 27일 현재 벌써 895회째니 곧 1,000회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는 종반으로 치닫을 기미조차 없다. 아직도 숨겨놓은 많은 떡밥들이 계속 준비되어 있고 앞으로 몇 년은 족히 더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감히 이야기 하건데, 행복하다.
덴마의 에피소드들은 대개 옴니버스 식이다. 에피소드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금까지 식스틴, 피기어, 마리오네트, 사보이 가알, 만드라 고라, 야엘 로드, 블랙아웃, 이브 라헬, 해적선장 하독, 콴의 냉장고 등 총 14개의 에피소드가 있다.
심금을 울리는 사랑이야기 ‘식스틴’부터, 자식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을 풍자한 ‘피기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숨어서 모든 노력을 다하는 츤데레 캐릭터 고드 박사의 이야기 등 덴마의 옴니버스들은 하나하나가 무시할 수 없는 수작들이다. 얼핏 독립적으로 보이는 모든 옴니버스 스토리들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천천히 결말을 향해 움직여 가고 있다.
양영순 작가는 '인간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인간정신의 정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라는 물음을 <덴마>를 통해 풀어내고자 하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평행우주를 오가는 SF대서사시, 어떻게 보면 인간존재에 물음을 던지는 <에반게리온>과 같은 느낌도 난다.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카우보이비밥>이라는 작품이 있다. 우주 해적과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의 사연을 옴니버스 형태로 소개했는데, 산발적인 개개인의 이야기가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식이었다. 오노 요코가 담당한 음악도 유명해서 지금까지 많은 TV방송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이고 있는, 여러모로 좋은 작품이다. <덴마>는 우리나라에서 <카우보이비밥>에 견줄 수 있는 수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가치로 세대를 넘어 읽히는 웹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제대로 완결이 된다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