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강남 - 한국형 웰메이드 좀비물

namu | 2015-09-03 09:47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읽었던 워킹데드에 버금가는 좀비물 ‘강남' 필자와 의견을 달리할 독자들이 많다는 것은 이미 대충 짐작하고 있지만, 타인과 나의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의견은 어디까지나 의견일 뿐이니까. 가벼운 스케치 위에 수채화로 채색을 한듯한 산뜻해야 할 표현기법과는 달리 전체적인 톤을 낮추어서 그런지 어두운 느낌을 자아낸다. 수작업과 디지털 작업이 주는 작품의 느낌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화풍은 세미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대학생인 여호수 . 그녀는 22살에 학자금 대출로 벌써 빚쟁이. 사는 게 녹록지 않기에 부모님이 재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왜 괴물로 변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지능이 낮은 이 좀비들에게 사람들은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뜻의 ‘잉여'라 이름 붙였다. 후에 여호수의 조사로는 인간이 절망감을 느낄 때 내뿜는 ‘코르티졸’ 이라는 호르몬에 반응을 한다고 한다. (혹은 코르티솔, 실제 존재하는 호르몬의 이름이다.)

 

도서관의 사람들은 모두 좀비로 변한 상황. 호수는 이게 학자금 대출로 인한 스트레스로 보이는 환영이라 생각하지만.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17살 머리에 종양이 있던 호수.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아버지는 퇴직금을 모두 털어 넣으셨고 가족들은 타워 플레이스가 보이는 도곡동 달동네로 이사했다. 해서 그녀는 그녀의 목숨은 자신만의 것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의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의 이런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그녀의 생활력 때문인지 위험한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잘 탈출하는 여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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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여주인공 자격이 있다. 보면 볼수록 이 여자 매력 있다.

 

학교를 빠져나가던 중 우연히 여호수의 전 남자친구를 빼앗은 학교 동기 요한나와 마주친다. 잉여로 변한 그의 전 남자친구에게 요한나가 쫓기고 있는 것을 발견. 탐탁지는 않지만 그녀를 도와주고 같이 학교를 빠져나온다. 강남 한 클럽의 바운서 모세는 일하던 클럽에서 잘 나가는 재벌 JR 자동차 그룹 회장님의 아들이자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도마소와 마주치게 되고 도마소의 심기를 건드린 모세는 모욕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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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찰나 클럽에 들어선 잉여들을 모세가 물리치면서 도마소와 모세는 같이 그곳을 탈출하게 되고 잉여를 피해 도망친 커피숍에서 네 사람은 조우하게 된다. 짧은 소개와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끝으로 커피숍을 나서게 되고 도망치던 이들을 조 목사가 도와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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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목사는 교회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의해 목포로 좌천된다. 목사인데 신부복을 입은 사람이 나오는 걸 보면 고증이 좀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디테일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살짝 아쉽다. 성경을 보면 신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라고 되어있다 하는데 걸핏하면 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다니 어쩐지 사이비의 느낌이 확 나는 목사다. 이들은 생지옥이 돼버린 도시에서 마지막 희망인 타워 플레이스로 향할 수 있을지.. 근래 보았던 좀비물 중에 가장 좀비 자체에 충실하면서 탄탄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웹툰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독자들은 스토리가 산으로 가버렸다며 결말에 불만이 많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결말도 또 그 결말로 다가가는 과정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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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성경에서 인용한듯한 이름들.. 도마소는 1865년 선교 목적으로 조선 땅을 밟았다가 1866년 죽임을 당한 선교사 토마스인듯하고.. 요한나는 성인들 중 많은 요한나가 있지만 스토리상 도마소를 흠모하고 쫓아다니는 걸로 보아 예수의 제자로 그를 언제나 따라다녔던 성녀 요한나인 것이 유력해 보인다. 바다를 가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모세.. 모세가 자신의 출신을 나중에 알고 많은 기적을 행한 것처럼 웹툰의 모세 또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나중에 알게 될지..? 또 여호수는 여호수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요단 강을 건너가서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갔다던.. 성서에서 주로 가나안이 젖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 자주 묘사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웹툰에서는 가나안이 강남처럼 보인다. 발음도 비슷할뿐더러..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후반부 스토리 정황상 맞아떨어진다.

 

웹툰 전반적으로 그의 정치적인 풍자가 곳곳에 깔려있다. 성서와 정치적인 그의 견해를 적절히 섞어 잘 배치해 놓은 것은 이 웹툰의 묘미. 전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하겠다' 던 유명한 대사가 타워 플레이스 안에서 아수라장이 된 도시를 바라보며 건배하는 여인의 뒷모습으로 비친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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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만화에서까지 종교적인 것을 봐야 하느냐는 의견들이 많은 웹툰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도 유추 가능하듯이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출발이었고, 성경을 현대적으로 풀어서 종말을 성경처럼 자연재해에 의해 종말이 온다기보다는 좀비. 즉 사람들 그 자체로 표현한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또 맹목적인 믿음에 의한 광신도들의 광기와 종말에 가까워진 시대를 악용해 종교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취하려 하는 집단, 그 배후세력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려 하는 정치세력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종합 선물세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종교와 정치세력이 함께 간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얘기이다.

 

오랜 세월 동안 동성 결혼 반대를 외치던 가톨릭에서 최근 동성 결혼을 합법화 시켜야 된다는 주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의 연설의 시기와 비교적 맞아떨어져 들어간다는 것만 봐도 이 웹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정치색을 나타내지 말고 그림을 그리라는 의견도 많은데 자유국가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의 만화에서의 정치색은 일방적으로 특정 종파를 지지하려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풍자에 가깝게 그려지고 있다. 정치 얘기만 나오면 무조건 덮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정치를 풍자와 더불어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이야기를 녹여내는 것은 인터넷에서 직접적으로 특정 종파를 지지하며 잘못된 상식을 타당하게 주장하는 것보다는 훨씬 건전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국내에서 반응이 안 좋다면 해외로 진출하시는 게 반응이 훨씬 대우가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이 웹툰이 연재 당시 브라질 쪽에 한번 정식으로 수출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것 같은데 자세한 자료를 현재 찾을 수가 없어서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웹툰 작가들에게 공인이면 공인답게 정치적인 얘기 섞지 말고 그림 그리라는 사람들에게 이말년 작가의 명언을 잠시 인용하며 글을 끝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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