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와 토끼의 주인 - 반려동물의 주인을 위한 지침서

namu | 2015-09-03 09:54

 

 

 

너무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애완동물 웹툰에 지치신 분들을 위한 아주 시크하고 쿨한 하지만 진지한 웹툰. 개와 토끼의 주인.

만화가는 모두 고양이를 기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 편견에 보란 듯이 도전하는 개와 토끼의 주인 이원진 작가. 아기자기함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시크한 성격으로 웹툰 안에서 그려진다. 하지만 만화체는 귀엽고 자신의 반려동물 얘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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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개의 이름은 ‘디 엔드’ 토끼의 이름은 ‘슈바’ 어렸을 적 아버지가 키우시던 도베르만이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똑똑한지에 대해 익히 들어왔던 그녀는 독립하면 도베르만을 키우기로 결심, 독립 후 도베르만 디 엔드를 입양하였고, 우연한 기회에 길을 지나가던 중 애견숍에 새로 들어온 토끼 슈바를 발견하고 왠지 성격이 잘 맞을 것 같아 입양. 1분 만에 가족이 되었다. 동물과 인간 사이에도 운명적 이끌림이 있다는 그녀. 어쩐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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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개 도베르만 ‘디 엔드'. 경비견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에서 낯선 인기척이 느껴지면 짖을 수밖에 없다. 집 앞 주차공간이 그녀는 필요 없었기에 이웃 간의 인정이라 생각하여 내주었는데 결국 돌아오는 것은 집 앞에 주차하던 사람이 구청에 민원을 넣은 것이었다. “이 앞에 주차할 때마다 그 개가 안에서 짖어서 무서우니까 개 좀 치워달래요" 후에 그녀는 집 앞 주차금지라는 종이를 써 붙였고 다음에는 경찰이 “크고 무서운 개를 키우신다면서요.”라며 찾아왔다. 진짜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다. 이래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나왔나 보다.


종을 잘못 타고 태어난 것 같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의 개 ‘디 엔드’는 평소 살갑게 굴지를 않고 오히려 그녀의 토끼 슈바가 더 강아지처럼 군다. 동물이랑 있으면 사람이 싫어질 수 있다는 그녀 어머니의 말씀처럼 그녀는 사람을 더 좋아하려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큰 개랑 산책을 다닌다는 이유로 욕을 지껄이는 사람들이나, 무턱대고 다가와 만지는 사람들, 호의를 권리로 받아들이고 구청에 민원을 넣은 사람들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적대시하고 그 애완동물을 키우는 그녀마저 이렇게 하등하게 대우한다면 아마 사람을 좋아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녀는 또 나름대로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들도 만나면서 그들에게 위로와 희망도 얻는다. 작가가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밸런스를 잘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을 엿보는 것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미덕이라는 생각이 들어 존경스럽다.
 

그녀는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형견의 견주로서 공공예절을 가르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훈련을 위해 책도 많이 보고 그대로 실행, 안되면 전문가에게 도움까지 구했다. 디 엔드가 6개월이 되던 시점 그녀는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해 공공예절을 가르친다. 사람만 보면 좋아서 달려들고, 네 발 짐승만 보면 좋아 달려들고, 주인이 아닌 자신이 리드하려는 습관을 고치려 한 달 이상 노력했단다. 멋대로 하려 하면 할수록 옥죄여 드는 초크 체인처럼 그녀의 마음도 슬펐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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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녀는 디 엔드를 대할 때 개는 사람의 눈치를 보고 사람의 말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보게 된 도그쇼에서 주인이 자신의 강아지와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을 본 작가는 여기서 몇 가지 힌트를 얻고 정작 이 훈련에서 가장 소통을 못하던 사람은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강아지의 보폭을 고려하지 않았고, 강아지는 마음대로 뛰지도 걷지도 못할 때 그녀는 뛰고 싶을 때 뛰고 걷고 싶을 때 걸었다.

 

도그쇼에 나온 핸들러는 자신의 강아지가 자신보다 앞서가려고 할 때 목줄을 위쪽으로 당겨 앞발이 들리는 식으로 영리하게 제지를 했다. 멈출 때는 멈춘다고 말을 해주고, 걸을 때는 걷는다고 말해주고, 뛸 때는 뛴다고 말을 해주는 것.. 그녀는 이전까지 한 번도 디 엔드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경고를 해준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연습 삼아 나온 산책에서 그녀의 명령에 따라 걷고 뛰었다. 마치 그렇게 해주기만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읽는 필자도 가슴이 뭉클한데 작가님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만감이 교차하는 그 기분.. 정말 자식을 위하는 길은 자식이 멋대로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끔 잘 지도해 주는 것일 것이다. 그녀의 개 디 엔드도 이 사회의 일부로 발을 들여놓은 이상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으므로.. 가슴 아프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감동적인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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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야기는 인간의 욕심으로 개량된 고양이나 강아지의 이야기처럼 다소 무거운 주제도 다루면서, 이것이 정답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냥 보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들고, 동물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극적으로 생각해보게 한다. 또 작가의 솔직한 점도 매력적이다.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항상 열린 사고를 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최고의 타협점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동물을 키우려는 사람으로서 참된 자세가 아닐까 싶다.

 

그녀 스스로가 밝힌 적 있듯이 이 웹툰은 동물을 위한 웹툰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무조건 적인 동물에 대한 애정을 요구하지도 않고, 동물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은 모두 틀렸다고 얘기하지도 않는다. 이 웹툰의 존재만으로도 일부 사람들의 극적인 동물 혐오나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 또 동물을 혐오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려동물 주인으로서의 혐오의 골이 조금은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결책은 될 수 없더라도, 일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고, 편견을 바꿀 수 있었다면 그 자체로서 그녀의 목표처럼 의미를 갖는 웹툰이라 생각한다. 11화 감동적인 에피소드에 명언 같은 그녀의 말을 끝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동물은 애정만 준다고 주인의 뜻을 다 알아주는 초능력자 같은 것이 아니었다.

각각 다른 성격과 생각을 가졌기에 같이 살아가기 위해선 배려와 소통이 필요한 평범한 인격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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